문화

[단독] '2백 년 비밀정원'의 배신.."연못 빼곤 다 최근 것"

김미희 2019. 6.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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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조선의 3대 정원으로 꼽히는 성락원.

지난 4월 일반에 개방이 되면서 크게 화제가 됐었죠.

서울시와 문화재청이 복원에 들인 세금만 수 십억 원이고, 임시 개방 기간 동안 다녀간 방문객도 2천 명에 이릅니다.

그런데 성락원의 일부 역사적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의혹이 제기가 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오늘 뉴스데스크에서는 MBC가 단독으로 입수한 문화재 지정 당시 보고서를 바탕으로,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김미희 기자가 쟁점부터 짚어봤습니다.

◀ 리포트 ▶

도심 속 수려한 자연 경관을 지닌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관계자(4월30일)] "(조선 철종 때) 이조판서 심상응 대감의 별서 정원이었고요. 그 이후에는 의친왕께서 일제강점기에 별궁으로…"

조선 말기 왕실과 귀족이 머물렀다는 역사적 의미가 더해져 '명승'으로 지정됐습니다.

그런데 조사해보니 성락원에 있는 건물들은 조선 시대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의친왕이 살았다는 본재는 1950년대 성락원을 사 들인 故 심상준 씨가 지은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의친왕 별저는 존재했다는 기록은 있지만, 1927년 화재로 소실돼 원형을 알 수 없습니다.

의친왕이 이곳에 35년을 실제로 살았는지 제대로 고증이 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뒷뜰에 있는 송석정도 1953년에 심 씨가 만든 것으로 기록돼있습니다.

1961년 기사를 보면 심 씨는 이 일대를 관광시설을 갖춘 현대식 공원으로 조성하고자 했고, 그때 송석정과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성락원이라는 이름도 심 씨가 붙인 겁니다.

[한국가구박물관 관계자(4월30일)] "저 집도 87년도에 지은 집입니다. 그래서 문화재는 아닙니다. 여기(성락원)가 문화재라고 하는 의미는 이 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결국 성락원에서 조선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건 인공 연못 영벽지와 약수터, 바위에 새겨진 글들입니다.

그러나 추사 김정희의 글씨라고 알려진 각자도 논란이 일어 문화재청이 재조사 중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추사 김정희체'인지 그것도 저희가 지금 보고 있는 거죠. 솔직히 지금 상황에서 뭐가 맞고 옳고 그르다라는게…"

더 황당한 건 역사적 유래입니다.

순조 때 이 곳을 지었다는 황지사, 철종 때 이 곳을 소유했다는 심상응.

두 사람 모두 역사에서 찾을 수 없는 인물들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현재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걸로…물론 찾고는 있습니다. 심상훈도 있는지 내려오면서 혹시 이름이 잘못 전달이 되지 않았나 싶어서…"

문화재청은 고종의 내관이었던 황윤명이 이곳을 사용했다는 자료를 추가로 확인하는 등 전면적인 재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며, 결과를 종합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미희입니다.

(영상취재: 최호진 / 영상편집: 신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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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희 기자 (bravemh@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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