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현병 역주행사고' 참변 예비신부 친모 30년 만에 나타나.."보험금 권리"

조아현 기자 입력 2019.06.20. 15:43 수정 2019.06.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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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신부 유가족 "양육의무 못한 친모 친권 박탈해야"
조현병 운전자의 역주행 사고로 결혼을 앞두고 목숨을 잃은 예비신부의 유가족이 지난 19일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뉴스1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조현병 환자가 운전하는 역주행 화물차에 부딪혀 꽃다운 생을 마감한 예비신부의 유가족이 사망 보험금 문제로 또다른 가슴아픈 고통을 겪고 있다.

30년 동안 양육 의무를 다하지 못한 예비신부의 친모가 사고 이후 갑자기 나타나면서부터다.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예비신부 A씨(29)의 작은언니 B씨가 '조현병 역주행사고 예비신부의 언니입니다. 자격없는 친권은 박탈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 글을 올렸다.

B씨는 이 글에서 "엄마는 동생이 불쌍하다고 그냥 참자고 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면서 운을 뗐다. B씨에 따르면 예비신부 A씨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친부모가 이혼하면서 한 살 무렵 고모집에 맡겨졌다.

A씨는 5세 때 친아버지가 사망한 이후 고모과 고모부, 사촌 형제들과 함께 자랐고 한 집에서 유년기와 학창시절을 보냈다. A씨는 고모와 고모부를 엄마, 아빠라고 불렀고 사촌 언니, 오빠들과도 친남매와 다름없이 지냈다.

작은언니 B씨는 "친모라는 사람은 이미 이혼하자마자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동생 밑으로 씨다른 동생 3명을 낳고 일면식도 없이 여태까지 살아왔다"면서 "천원 한 장도 내 동생을 위해 내민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엄마, 아빠는 어려운 형편에도 동생이 어디가서 기죽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키웠다"며 "저희는 공장도 다니면서 직접 학비를 벌어 전문대를 다녔지만, 막냇동생만큼은 최대한 덜 고생시키려 애쓰면서 대학원까지 보냈다"고 밝혔다.

B씨는 "(막내동생이) 청소년기 방황할 때면 엄마가 학교로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대학 수능을 칠 때는 잠을 설쳐가면서 동생을 위해 기도하고, 대학에 다닐 때는 밑반찬을 해 날랐다"며 "집안 형편이 어려워 천원짜리 한 장도 아껴가면서 돈을 모았지만, 동생은 복덩이라고 생각하면서 동생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들어주고 부족하지 않게 해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축하하고 부부가 되는 모습을 기다리는 도중에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져 우리 가족은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그런데 친모가 나타나 자신에게 모든 권한이 있다고 한다"며 "외삼촌과 이혼하고 몇개월 만에 바로 결혼해서 다른 사람의 아이를 3명이나 낳고 살면서 막내동생이 어떻게 크는지, 학교는 잘 다니는지 아플 때마다 마음 아파한 적도 없는 사람이 친권을 내세워 우리 가족을 또다시 마음 아프게 한다"고 전했다.

예비신부의 친모 쪽에서는 사고 후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고, 예비신부를 키운 유가족들이 빈소 마련부터 발인까지 모든 장례절차를 치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예비신부를 떠나보내고 사고 이슈가 수그러들자 친모는 예비신부가 재직하던 회사를 방문하고 보험회사에 사망보험금을 신청하러 다녔다고 한다.

B씨는 "예비신랑의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해서 이제서라도 엄마 노릇을 하려나 했는데 가장 마음이 쓰릴 예비신랑을 찾아가 저희 엄마에게 준 적도 없는 양육비를 줬다고 하고, 우리 동생을 저희 엄마가 잘못 키웠다는 등의 욕을 했다고 한다"며 "또 이미 발급받았다고 한 사망진단서를 부산에서 (사고가 발생한)대전까지 가서 다시 발급받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년도 아니고 수십년이나 모르는 사람처럼 살아왔는데 무슨 친권 자격이 있다는 것인가"라고 분통해 하며 "10년, 20년 동안 양육 의무는커녕 연락조차 안한 친모의 친권은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생은 친모를 만나기를 거부했고 그림자조차 보지 않으려 했다"며 "친권 주장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닐뿐더러 인권침해에도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B씨는 "동생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어도 저렇게 엄마 행세를 했을까. 아마도 끝까지 피했을 것"이라며 "국민청원을 올려서라도 친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이렇게 가슴을 치면서 글을 올린다"고 청원 글을 끝맺었다.

현재 이 글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지 하루만에 1만8447명이 동참하는 등 빠른 속도로 참여인원이 늘고있다.

choah45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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