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홍률 전 목포시장 "손의원, 문서 주기전 이미 주택3채 매입"

이종행 기자 2019. 6. 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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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전략계획서' A4용지 4쪽, 공청회 자료 등 발췌"
"보안문서 아니다" 강조.."사업추진, 정치적 공방 없어야"
박홍률 목포시장. /뉴스1 © News1 박영래 기자

(목포=뉴스1) 이종행 기자 =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재판에 회부된 무소속 손혜원 의원으로 인해 관심을 받는 이가 있다. 손 의원에게 도시재생계획 문건을 전달한 박홍률(65) 전 목포시장이다.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그가 건넨 문건은 검찰 측의 주장처럼 ''보안자료'가 아닌 목포시의원과 전문가, 주민 등에게 이미 공개된 자료였다는 것이다.

20일 입장문을 낸 박 전시장은 자신이 건넨 문건이 '보안문서'라는 수많은 언론 보도를 보면서 마치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떠들어대는 것에 잠자코 있을 수 없었다고 피력했다.

그는 해당 문건이 기밀문서도, 비밀문서도, 보안자료도 아니다고 했다. 뉴스1은 20일 전남 목포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박 전 시장과 일문일답.

-손 의원을 만나게 된 경위는. ▶지난 2017년 5월18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광주 5·18 국립묘지에서 37주년 기념식이 열렸는데, 문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여당 의원들이 기념식 직후 목포신항 세월호 유가족 위로 차 방문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당시 손 의원에게 오찬을 제안했는데, 여당 의원들이 한 버스로 움직인다는 얘기를 듣고 목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손 의원과 단독 만남이었나. ▶우리 측에선 나와 시청 직원 2명 등 3명이 갔다. 손 의원 측은 보좌진 등이 나왔는데, 5~6명이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면담 시간은 대략 20~30분 정도 됐다.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눴는가. ▶목포시 현안사업에 대한 얘기를 주로 나눴다. 목포에서 각종 문화예술부문에 대한 사업을 추진하려는데, 국비확보 등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또 원도심 재생사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협조해 달라고 했다.

지역 단체장이 중앙 국회의원을 만나 일종의 업무협조를 구한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도 있지만 여당 의원도 많이 알면 알수록 좋지 않느냐. 특히 목포에 남은 일제강점기 문화유산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잘 관리, 후대에 역사적 교훈으로 남기면서 원도심도 활성화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서울남부지검이 보안자료로 지칭한 문서. 박홍률 전 목포시장은 손 의원에게 이 문서를 전달하기 직전 시민 등에게 이미 공개된 문서라고 주장하고 있다.(박홍률 전 목포시장 제공) 2019.6.20 /뉴스1 © News1

-손 의원에게 전달한 문건은 무엇인가. ▶목포시 도시재생 전략계획서다. A4용지 4쪽 분량인데, 선창권 활성화 방향과 해당지역 도면, 도시재생 개요, 비전 및 목포, 생활권역, 우선정비대상 지역 등이 담겨 있다.

이 문건은 지난해 3월 목포시청 상황실에서 용역보고회를 한 뒤 시의원과 전문가, 언론 등에 공개한 자료다. 같은 해 5월11일엔 시민과 이해당사자,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이 문건을 토대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이미 공개된 자료로, 이 자료 중 일부를 발췌해 같은 해 5월18일 손 의원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 문서는 왜 만든 것인가. ▶목포시는 낙후된 도시다. 1897년 개항 이후 원 도심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시는 지난 2017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원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국토부의 도시재생응모사업을 신청하려고 관련 문건을 만들었다.

시는 목포 구도심을 6개 구역(연동, 용당동, 대성동, 죽교동, 산정동, 만호동)으로 나눈 뒤 우선 창성장 등이 있는 선창권 구역(유달·만호동)을 먼저 리모델링한다는 목표였다. 같은 해 말 응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500억원을 확보했다.

-도시재생 응모사업은 무엇인가. ▶목포는 국토부에서 주관한 도시재생사업에 선정, 선창권 등 2개 구역에 대한 근대문화역사공간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국비 500억원을 받으면 예산의 70~80%는 폐가 철거비용으로 지출되는데, 시는 게스트 하우스, 사케 거리 등과 같은 아이템을 추가해 관광객들을 불러들일 계획이었다.

특히 목포지역에 적산가옥이 300채 가량 있는데, 활용 가능한 적산가옥은 30채 뿐이다. 이를 구입한 뒤 리모델링해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했다.

-손 의원이 전달받은 보안문서를 토대로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데. ▶내가 건넨 문서 중 선창권 활성화 도면이 있는데, 지번도 없다. 하지만 손 의원은 지난 2017년 5월18일 만남 이전인 같은 해 3월 또는 4월 쯤 이미 조카 명의로 3채를 매입한 상태였다.

이후 손 의원은 2017년 6월부터 올 1월까지 1년 8개월에 걸쳐 보안자료에 표시된 구역 안에 있는 건물 19채와 토지 23필지 등을 재단과 지인들이 매입한 걸로 알고 있다.

-주택 매입 경로는. ▶손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홍보위원장을 맡았는데, 이 과정에서 목포지역 시민단체와 유권자 등을 만나고 다니면서 해당지역(만호동 등)의 활성화에 대한 얘기를 자주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폐가나 다름없는 집들을 직접 둘러보면서 적산가옥을 3채를 구입한 것이다. 이후 보좌관과 지인 등도 원도심 활성화차원에서 노후된 집들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손 의원과 지인들이 매입한 부동산은 어떤 것들인가. ▶조카 명의의 창성장은 손 의원에게 문서를 전달하기 이전부터 리모델링 중이었다. 7000만원에 빈집을 산 뒤 1억원을 투자해 리모델링한 것이다.

투기를 하려고 했다면 해당 집을 구입한 뒤 잠자코 있다가 땅값이 오르면 프리미엄 받고 팔지 않았겠는가. 더구나 서울 강남에 투자하지 목포에 투자할 이유가 있는가.

-손 의원이 목포 구도심이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등록되도록 문화재청을 압박했다는 주장도 있다. ▶무혐의 처분 받지 않았느냐.

-손 의원과 자주 만났는가. ▶당시 한 달에 한 두 번 목포에 내려오는데, 원도심 주민들과 만나 길 굿을 하거나 문화재 행사를 한다. 예술인들과 어울리면서 집들이도 한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만난 것은 서울에서 모 의원 자녀 결혼식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마주치기도 했다.

-손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이유는. ▶그간 수많은 보도를 접하면서도 참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마치 내가 큰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비쳐졌다. 주변인들에게도 손 의원에게 건넨 문서는 보안문서가 아닌 공개 문서라고 말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나는 이번 일과 관련해 당시 목포시장으로서 결코 부당한 시정운영이 없었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목포시가 추진중인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의 지속과 성공을 위해 시민과 언론, 정치권의 협력이 절실하다. 정치적 공방은 자제했으면 한다. 지역 정치권도 마찬가지로 공방이 없어야 한다.

각 당은 물론 정지척 이해관계 때문에 서로 공격하고 입장에 따라 시각을 달리해선 안 된다. 모두가 결집, 낙후된 목포의 원도심을 살려내는 사업이 차질이 없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09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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