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전화 없었다면..병원 '꿀꺽'하려던 125만 원

정시내 2019. 6. 2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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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병원 진료비 영수증.

항목도 워낙 많고 용어도 어렵다 보니까 병원에서 달라는 대로 주긴 하지만 이게 맞나 의심스러운 분들 많을 겁니다.

그래서 지금부터 전해드릴 뉴스는 내 얘기일 수도 있으니 유심히 보시길 바랍니다.

먼저, 한 대형 병원이 진료비의 절반 정도를 부풀려서 받다 적발됐는데 그 환급 통보마저 병원은 입을 닫고 경찰한테서 받았다는 어느 환자의 사례부터 보도합니다.

정시내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4년 가천대 길병원에서 어머니의 심장혈관 확장 시술비로 320만 원을 냈던 권 모 씨.

경황도 없었지만, 애시당초 병원비를 묻거나 따질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습니다.

[권 모 씨/환자 가족] "(진료비가) 더 나와도 알 방법이 없는 거야. 일반인이 병원비 따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런데 지난주, 경찰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길병원이 5년 전 병원비 중 17만 원을 돌려줬다 그러는데 받았냐는 겁니다.

[권 모 씨/환자 가족] "(경찰이)환급금을 돌려받은 적 있느냐? 전화를 받은 적 있느냐? (물었고) 그런 적 없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거고…"

권 씨는 곧바로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병원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전체 진료비의 절반에 가까운 125만 원이나 돌려줬습니다.

[권 모 씨/환자 가족] "경찰에 조사 뭐가 있구나라고 하면서 모니터에다 찍으니까 액수가 떠버린 거지. 어떤 명분으로 이 환급금을 돌려주는지 조차도 모르고…"

병원 측은 원무과 일부 직원들이 환급해야 할 돈을 빼돌린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습니다.

또 환급해야 할 돈은 거의 다 돌려줬다고 해명했습니다.

[유규상/가천대 길병원 원무팀장] "저희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확인을 해봤는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99.9%는 다 환급을 받아가신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권 씨는 지난 5년 동안 병원으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습니다.

[권 모 씨] "전화번호를 안 바꿨는데 연락이 한 번도 안 왔다는 게 잘못된 거고, 환급을 받아가시라고 통보를 받거나 이런 게 없으면 모르는 거죠."

경찰은 권 씨와 같은 경우가 더 있을 걸로 보고 환자 8천여 명을 대상으로 환급금을 실제 받았는지 일일이 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1년 이상 오래도록 안 찾아간 돈을 대상으로 환자한테 돌려준 것처럼 전산 조작을 해서 (원무과 직원이) 현금으로 찾아서 가져간 거죠."

지금까지 원무과 직원이 인정한 횡령액만 2,600여만 원.

그러나 전체 환급금의 규모와 대상자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정시내입니다.

(영상취재: 현기택, 남현택 / 영상편집: 한효정)

정시내 기자 (strea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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