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물도 안 떠갔는데 '적합판정'..황당한 '수질검사'

이진연 2019. 6. 20. 21: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붉은수돗물' 사태로 인천 주민들이 3주 넘게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총체적 부실대처까지 드러나 불만이 큰데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인천의 한 가정에서 수돗물의 상태가 심각해 수질검사를 의뢰했더니, 물을 떠 가지도 않았는데 '적합 판정'이 내려진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진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강 모씨는 지난 4일, 필터 색이 변하고 물통에 까만가루가 내려앉자, 수질검사를 의뢰했습니다.

이틀 뒤 인천수질연구소로부터 물을 '채수'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약속한 시간에 오지 않았습니다.

엿새가 지나도록 소식이 없자 강씨는 수질연구소에 전화를 걸어 항의합니다.

그런데, 그날 오후 강씨는 황당한 문자를 받습니다.

검사 결과 '적합 판정'이 나왔고 관련 내용은 우편으로 보내겠다는 겁니다.

[강OO : "황당하고, 이 검사는 적합 부적합을 떠나서 검사도 안했는데..민감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이런식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을 하는구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담당 직원은 되레 큰소리를 치며 집을 방문해 물을 떠갔다고 주장합니다.

[수질검사소 담당 직원 통화 내역 : "(안왔다는거 확인하면 어떻게 하실건가요?) 고발을 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십시오."]

강씨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 등을 통해 재차 확인했지만 집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없었습니다.

인천수질연구소는 직원 잘못으로 돌리며 명확한 설명을 못하고 있습니다.

[인천수질관리소 : "황당하고 죄송스럽고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너무 황당합니다."]

강씨보다 먼저 수질검사를 맡긴 같은 아파트 주민은 아직 검사결과를 통보받지도 못했습니다.

유독 강씨가 항의한 날 급하게 문자와 결과서가 전달됐다는 점은 단순한 실수로 보기는 어려운 대목입니다.

인천시는 사태초기 정수장 탁도계가 고장난 것도 모른 채 수질기준 적합이라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이제 적합하다던 그 수질의 검사과정마저 허술하기 짝이 없었다는 비난까지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KBS 뉴스 이진연입니다.

이진연 기자 (jinle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