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인 여행 칼럼니스트, 필리핀서 총에 맞아 숨져

이동휘 기자 2019. 6. 2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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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조사차 홀로 떠난 주영욱씨, 숙소 10km 떨어진 길에서 발견
필리핀서 6년간 한국인 46명 사망.. 일반 여행객이 피살된 건 이례적

한국인 유명 여행·음식 칼럼니스트가 필리핀에서 총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20일 "한국인 주모(58)씨가 필리핀 안티폴로 지역에서 총상을 입고 사망한 상태로 발견돼 현지 경찰과 공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주씨는 지난 2013년부터 여행업체 베스트레블을 운영하는 주영욱씨로 확인됐다. 주씨는 여행업체 대표지만 언론에 음식·여행 관련 칼럼을 게재하는 칼럼니스트로 더 유명했다. 지난 2017년에는 신문에 연재한 글을 모아 '이야기가 있는 맛집'이라는 책도 냈다.

경찰에 따르면, 필리핀 현지 경찰이 주씨 시신을 발견한 것은 16일 오전 8시(현지 시각) 안티폴로시의 길가에서다. 손이 뒤로 묶인 채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상태였다. 필리핀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호텔 키를 통해 호텔 숙박 내역을 확인, 그가 주씨인 것을 확인했다. 당시 주씨는 발견 지점에서 서쪽으로 10여㎞ 떨어진 한국인 밀집 지역인 필리핀 북부 마카티시의 한 호텔에 숙박하고 있었다. 정확한 사망 시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필리핀 경찰은 18일 이 사건을 한국 경찰에 통보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누군가 주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옮겨뒀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 출국한 주씨는 당초 18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베스트레블 관계자는 "새 여행 상품 개발을 위해 현지 조사차 업무상 혼자 출국했었다"며 "평소에도 해외로 답사를 자주 나가고, 필리핀도 수차례 방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씨가 마지막으로 회사와 연락한 것은 필리핀 도착 후인 14일 오후였다. 주씨의 시신이 발견된 16일 오전까지 약 이틀간의 주씨 행적이 알려지지 않았다. 베스트레블 관계자는 "(주씨와의 연락 때) 위협을 당하고 있다거나 신변이 위험하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동안 현지 교민이나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뒤 필리핀으로 도주한 이들이 살해당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단순 사업차 필리핀을 찾은 한국인이 범행 대상이 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경찰청은 19일 국제범죄 담당 형사와 감식반 요원, 프로파일러로 꾸려진 공동조사팀을 필리핀에 급파했다. 공동조사팀은 필리핀 현지 경찰과 함께 주씨 사망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사망 전 주씨의 동선(動線)과 사망 원인, 현지 동행자 등을 우선적으로 파악 중이다.

필리핀은 한국인 대상 살인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나라다. 2013~2018년 6년간 46명이 숨졌다. 그중 13명이 주씨처럼 총기 살해당했다. 주씨는 올해 첫 피해자다. 지난 5년간 이 지역에서 실종됐던 한국인은 170명에 달하는데, 이 중 일부는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은 시내 한복판에서 밀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총기 규제가 허술하고, 소지도 자유로워 총기 사건이 빈번한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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