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 "'시진핑 방북, 미중 무역협상 돌파구 모색 차원"

이재우 2019. 6. 2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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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에 조만간 식량 등 경제적 지원 나설 것"
"북미 중재자 자처한 중국에 한국 입지 줄어들 수도"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5.1경기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고 21일 보도했다. 2019.06.2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중국 최고지도자가 2005년 이후 14년만에 북한을 방문한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을 교착 상태에 빠진 미중 무역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시 주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개발에 부정적이었고 유엔(UN)과 미국의 대북 제재에 동의할 정도로 북한과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다시금 북중간 전통적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의 새로운 중재자를 자처하면서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중 무역협상의 유용한 지렛대를 거머쥐었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시 주석의 개입으로 그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던 한국의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이 조만간 북한에 식량을 제공하는 등 경제적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은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과 무역협상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타협 의사를 밝힌 것은 시 주석에게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유용한 지렛대(useful leverage)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8~29일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WSJ는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 주석을 잇따라 만난 것을 언급하면서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을 중시하는 전통적인 외교관계로 회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분석했다. 이같은 외교적 전환으로 지난해 북미간 중재자로 부상한 한국이 추진한 4차 남북정상회담이 좌절했다고도 했다.

AP통신은 지난 2011년 김 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중국의 반대에도 미국 본토를 겨냥 할 수 있는 핵무기를 개발하고, 친중파인 고모부 장성택 등을 반역 혐의로 숙청하면서 북중 관계는 험악해졌다면서 중국은 지난 2016~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도 지지표를 던졌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방북과 북중 정상회담으로 전통적인 양국 관계가 정상화됐다면서 중국이 유엔 제재에 직접 도전할 가능성은 낮지만 식량과 비료, 의료지원 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과 비핵화 문제로 각각 갈등하고 있다면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비핵화 관련 진전을 이룬 뒤 향후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하려 할 수 있다고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 시 주석이 '중국이 한반도의 영원한 평화 실현을 위한 대계획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는 기고를 게재하면서 이같은 기대가 커졌다고 했다.

NYT는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를 인용해 시 주석이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란코프 교수는 시 주석이 유엔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킬 준비는 돼 있지 않지만 자국 기업들에게 북한과 무역을 늘리도록 장려할 수는 있다면서 북한에 식량 등 인도적인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양국 우호관계를 과시하는 것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도 활용할 것이라면서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무역 협상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중국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특히 북한의 열렬한 환영은 양국 관계가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통신은 시 주석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면서도 김 위원장의 입장과 유사한 단계적 접근법을 옹호하고 있다면서 이번 북중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한국 보다 중국을 중재자로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을 전했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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