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중증외상센터 현실 처참, 내가 의료계에서도 정치 못해 이런데.."

2019. 6. 2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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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8:10~20:00)
■ 방송일 : 2019년 6월 21일 (금요일)
■ 대담 : 이국종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이국종 "중증외상센터 현실 처참, 내가 의료계에서도 정치 못해 이런데... “

- 닥터헬기 민원, 직접 현장 출동 소방대원에 전화해 항의한 경우도
- 중증 외상환자들 피가 몸에서 뿜어져 나와, 골든아워 아니고 Platinum Minutes... 생존율에 항공 굉장히 중요
- 런던서 나도 다치면 이렇게 치료 받을 수 있다는 확신, 환자 구조해 나가는 의료진에 사람들 박수쳐준다
- 경기도 결정, 선출직 정치인으로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패러다임 제시한 것
- 이재명 과감한 결단, 굉장히 다행
- 중증 외상센터 현실 굉장히 안 좋아, 주 52시간 하면 사람 더 투입해야
- 북한 병사 이후 3명 관두고 나가
- 의료진, 우리나라 다 털어도 한두 개 센터 채울 만큼 안 되는데 권역외상센터 17개
- 의료계 내에서도 정치 못해서 이런데... 현장에서 떠나면 밀려서 잘려 나가는 것
- 적자 안 난다, 크게 수익 안 난다고 외상센터 유치한 대학병원들이 함부로 그러는 건 나쁜 짓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패러다임 제시한 것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서산 앞바다까지 응급출동을 가야 하는데 '아파트에서 계속 민원이 들어오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소방 상황실에서 보내더라." 과거 한 인터뷰에서 이국종 교수가 한 말이었습니다. 응급환자를 신속하게 이송하기 위해 도입된 닥터헬기가 소음 민원 때문에 이착륙을 못하는 상황, 여러분은 납득이 가십니까? 지난 18일이었죠.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아주대병원이 경기도 내 학교와 공공청사 등 1800여 곳을 닥터헬기 이착륙장으로 사용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다시 말해, 앞으로 경기도 내 모든 학교 운동장과 공공청사에서는 닥터헬기 이착륙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이재명 지사, "향후 생길 법률상 분쟁이든 배상 문제든 모든 것은 다 도에서 책임지고, 과감하게 착륙장을 확보하겠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온 분,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를 연결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 이국종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이하 이국종)>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닥터헬기 착륙. 잠깐의 소음만 견디면 되는 건데 결국, 이것도 환자의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거잖습니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참으면 될 것 같기도 한데 이것을 못 참고 민원이 지금까지 많이 들어왔던 모양이죠?

◆ 이국종> 네, 아무래도 그 지역 주민들이라든가, 아니면 산학 같은 곳에서는 등산객 같은 분들이 휴일을 즐기러 온 분들이 있으니까요. 헬기가 기동하게 되면 분진이 발생하게 되고, 소음 같은 경우도, 제가 야간출동을 워낙 많으니까 야간 같은 경우에는 기동하게 되면 소음이 발생하게 되니까요. 그런 것에 대해서 원래는 없었던 일들인데, 그런 일이 있으니까 약간 예민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 이동형> 그런데 응급환자가 야간에는 안 생기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 이국종> 저희가 작년 같은 경우도 보면 전체 300여 차례 이상 기동을 하게 되는데요. 42%가 야간기동입니다. 야간에 비행을 하게 되고, 그거는 전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입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요. 제가 듣기로는 헬기를 내릴 때 잔디가 죽는다, 이런 이유로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고, 등산객들이 헬기 프로펠러 바람 때문에 김밥에 모래가 들어간다, 이렇게 해서 민원이 들어왔다, 이런 이야기도 들었는데 사실입니까?

◆ 이국종> 네, 그렇죠. 그리고 그 민원은 소방방제청으로 직접적으로 민원 전화를 통해서 하는 것뿐만 아니고 어떤 경우에는 사무실 전화번호 같은 게 공개되어 있는 것을 어떻게 찾아가지고 직접적으로 파일럿들이나 아니면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분들한테 직접 전화를 해서 항의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것은 실제 목숨을 걸고 항공기를 출동시키는, 비행을 하고 있는 파일럿들한테 직접적으로 굉장히 큰 부담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 이동형> 닥터헬기로 이송한다. 그만큼 응급환자일 때 닥터헬기로 이송하겠죠. 응급차량으로 이동할 수도 있는데 시간상 촉박하기 때문에 응급환자를 닥터헬기로 이송하는 것 아니겠어요?

◆ 이국종> 네, 그렇죠. 저희가 빠른 이송을 위해서만 헬리콥터를 이용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런던에서 뭐라고 하냐면, Emergency Room을 Roadside로 가지고 나간다고 합니다. 길로 병원을 가지고 나간다고까지 얘기를 하고요. 옆 나라 일본에서는 ER with wing이라고 합니다. 응급실에 날개를 달아서 현장으로 뿌린다고까지 이야기를 하는데, 현장에 갈 때 헬리콥터만 달랑 날아가는 게 아니고 그 안에는 최고로 숙련되어 있는 저 같은 외과의사들이 타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이 다들 저희가 장비를 들고 나가는데, 그게 100파운드가 넘거든요. 환자분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응급치료장비를 저희가 다 들고 나갑니다. 사고 현장에서부터 실질적으로 치료가 곧장 시작되기 때문에 병원까지 완전히 환자를 모시고 와서 치료를 시작하는 게 아니고 사고 현장에서부터 환자가 치료를 시작 받게 되는 거죠. 그리고 병원 간 이동에 있어서도 의사 손에서 의사 손으로 직접 전달되기 때문에 진료 공백이 없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응급 차량을 타고 오는 경우를 생각해보면 선생님께서 생각을 해보세요. 구급차를 타고 온다고 하면 구급차에는 의사들이 타지 않지 않습니까? 고속으로 보통 달리게 되는데, 일반 분들이 타게 되시면, 일반 분들뿐만 아니라 저 같은 의사가 타도 일반적인 구급차량을 타고는 그 안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사실 자기 몸 가누기도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동안은 사실 환자분이 거의 방치되는 것과 마찬가지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인 간단한 응급환자나 정상환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빨리 병원에 오시고 오면 큰 문제는 없으니까 대부분 넘어가는데 중증 외상환자분들은 피가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내부 장기 파열로 인해서. 그런 환자분들한테 1분, 1분이 중요하다고요. 그리고 만약에 기관이 막히거나 기도가 막히거나 그렇게 되면 5분 내 사망하게 돼요, 사람이.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그것을 골든아워라고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외상외과 의사들은 그것을 Platinum Minutes이라고 해요. 1분 1초가 백금 같이 중요하다고요. 그래서 중증 외상환자 생존율을 올리는 데 그런 항공이 굉장히 중요한 거죠.

◇ 이동형> 닥터헬기라고 하는 게 신속히 환자를 이동하는 것에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고 이동 중 치료도 가능하다, 이 말씀이네요?

◆ 이국종> 그렇죠. 그리고 이송 순간에 의료진하고 의료장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선장에서부터 진료가 시작되는 거죠. 선생님 생각해보시면 보통 환자가 병원 응급실이라도, 큰 대학병원 응급실이라도 들어가서 진료를 시작 받으려면 얼마나 많이 걸립니까? 접수해야 하고, 그다음에 간호사분들이 보고, 전공의 선생님이 보고, 보고 하다가 실제 몇 시간이 걸리냐면 중증 외상환자분들이, 이것은 보건복지부 통계인데요. 우리나라 큰 대학병원, 최고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도 응급실에서 빠져나오는 데만 7시간이 걸려요. 7시간이 걸린다고요. 응급실에서 빠져나오는 데만. 거기 계속 머무르고 있다가. 그런데 헬리콥터를 저와 같은 외상 의사들이 가서 현장에서부터 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보통 첫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시점이 1시간을 넘지 않아요. 저희가 골든아워 내에 치료를 시작하고 그리고 헬기 타고 오면서도 계속 치료를 하면서 오고 필요한 경우에 수술도 하고요. 헬리콥터 안에서. 그렇게 들어가니까 진료 공백이 없죠.

◇ 이동형> 닥터헬기가 얼마나 소중한 장비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아까 저희가 여러 가지 민원 사항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혹시 의료 선진국, 혹은 문화 선진국에서도 이런 일이 있습니까? 민원이 들어온다거나 하는.

◆ 이국종> 그런 것은 없습니다. 저는 런던에서 직장생활을 했었는데요. 제가 봐도 기가 막혀서 주민들이 뭐라고 하지 않느냐, 아니면 보행자분들이 뭐라고 하지 않느냐, 이렇게 물어보면 없다는 표정을 지어요. 그리고 교과서적인 대답을 하더라고요. 이거는 저 사람들도 만약에 다치게 되면 나도 이렇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정부에 대해서 신뢰가 올라가는데, 왜 그러냐고. 사람들이 막 박수치고 그래요. 의료진들이 환자 구조해 가지고 나가면요. 주민들이나 길 가던 시민들이 모여 있다가 박수치고 그래요. 경기장 같은 곳에서 럭비 경기 같은 게 굉장히 유행이거든요. 럭비나 테니스장 같은 데서도 바로 옆에서 만약에 환자가 발생하면 거기가 착륙하기 좋으니까 경기 중간에 스톱 시키고 착륙해서 환자분들 모시고 나오는데, 관중들이 환호하시고 그래요.

◇ 이동형> 그래서 이번에 경기도와 업무협약 맺은 거요. 언론 보도 보니까 교수님께서 경기도의 결정, 그리고 이재명 지사의 결정에 대해서 굉장히 고맙고, 환영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던 것 같은데. 이번 결정이 어떤 의미인지 설명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이국종> 지사님 같은 경우도 선출직이지 않습니까? 그렇죠? 아무래도 도민 여론 같은 것도 생각하고, 한 마디로 표 같은 것을 생각하면 민원이 들어오거나 이런 소지가 많은 것에 대해서 이런 과감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오랫동안 설명드려도 이게 썩 쉽지가 않았었는데, 그런 것에 대해서 한국 사회가 앞으로, 물론 이렇게 하면 환자 한 명, 한 명의 생존율도 좋아지는 것도 있지만 제가 더 크게 생각하는 건 이거는 어쨌든 정치인으로서 한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 같아요. 분명한 방향성을. 약간 정치권에서 어렵고 그런 게 있지만 이런 식으로 때로는 국민을 설득도 하고, 지역 주민을 만나서 직접 설득을 하는 과정을 거쳐서라도 한국 사회가 선진화되어서 나가는 이런 방향성을 제시한 것 같아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어려웠던 이유는 역시 정치인이다 보니까 표를 신경 써서 어려웠다, 이런 말씀이네요?

◆ 이국종> 제가 그렇게까지 말씀드리기가 쉽지는 않은데요. 사실은 여러 곳에서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서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정치하시는 분들은. 제가 이게 필요하다고 의료적인 측면에서 말씀을 드리더라도 사실 경기도민이 1000만인데, 그중에서 중증 외상환자가 몇 명 발생하겠어요. 그 나머지 모든 대다수의 경기도민을 다 생각하면 이게 결정 내리기가 쉽지 않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도민에 대한 분명한 방향성을 경기도가 선진화되는 과정에 있어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가겠다, 그래서 이게 장기적으로는 단순히 의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가 전반적으로 글로벌 스탠다드의 선진화된 방향으로 나가는 쪽으로, 어떻게 보면 뚫고 나가는 거죠. 이런 과감한 결단이 내려진 것을 굉장히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닥터헬기 얘기를 해봤고요. 중증 외상센터의 열악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이런 말씀도 교수님이 많이 하셨는데, 요즘에 긍정적으로 변화가 있습니까?

◆ 이국종> 사실 굉장히 안 좋습니다. 이게 옛날에도 석해균 선장님 때 처음으로 이슈화가 간신히 되기 시작했고, 그것도 가라앉으니까 또 유야무야 됐다가, 그다음에 다 꺼져 간 것을 어떻게 보면 북한군 청년이 살려놓은 거거든요. 다시 한 번 주목이 되면서. 그때 당시 정부, 청와대에서도 지원 여러 개가 약속이 있었는데. 저희는 사실 그때보다 교수님들도 더 빠져나갔어요. 현장에서도 사람이 더 줄었다고요. 그리고 주 52시간 같은 정책을 하면서 주 52시간 했는데, 그러면 사람을 더 투입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까? 의사들끼리는 쥐어 짜지면서 저희는 간신히 굴리고 있는데, 간호사분들은 그렇지 않잖아요. 거기는 노조하고의 관계도 있고 하니까 저희가 회진도 제대로 못 돌고 그래요. 회진 돌 사람도 없고.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요, 굉장히. 그것은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그때만 확 달아올랐다가 싸늘하게 식어버리거든요. 그렇다고 매 해마다 북한 병사가 내려올 수는 없잖아요.

◇ 이동형> 선장님, 그리고 북한 군 병사, 이런 일이 있을 때만 지자체나 정부가 지원하겠다, 약속해놓고 시간이 지나면 그 약속이 안 지켜진다는 말씀이네요?

◆ 이국종> 그게 약속이 진행되려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게 있는데 바뀔 부분은 전혀 바뀌거나 그렇게 되지는 않고, 저희와 같이 말단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일단 경영적인 측면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게 결국은 수입을 내야 하는데요. 수익성이 떨어지는 분야다 보니까 저희가 자생적으로 버틸 힘이 없다고요. 그러니까 조금만 떨어져 나가면 지원 같은 것은 거의 없는 거고, 그러면 여기 있는 사람들만 힘들어지니까요. 저희는 지속 가능성이 없어요, 사실은.

◇ 이동형> 후배 의료진들이 그러면 이쪽으로 지원하고 이런 것도 많이 없겠네요?

◆ 이국종> 그 정도가 아니라 계시던 분들도, 그때 북한 병사 이후에 3명이 관두고 나갔어요. 교수님들이 나가 버린다고요. 전공의들 없는 거야 외과 같은 곳은 원래 지원이 없으니까 없다고 치는데, 교수님들도 관둬버리고. 일단 개별 병원에서 지원을 해줄 이유가 없잖아요. 저희들한테 너희만 일해? 외상센터 교수들만 일하는 줄 알아? 이렇게 하니까 견디기가 어렵죠.

◇ 이동형> 그래서 이런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교수님처럼 이 분야를 잘 아는 분이 국회에 들어가서 실질적으로 법률도 만들고, 예산도 따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지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정치권에서 교수님한테 러브콜도 가는 것 같아요?

◆ 이국종>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제가 의료계 내에서도 정치를 못해서 이렇게 그런데. 저보다는 조금 더 정치적으로 뛰어나신 분께서 이쪽을 잘 들여다봐주시고, 우리 도지사님 같은 분들이 잘 도와주시면 그게 오히려 낫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동형> 그러면 교수님은 계속 현장에 있기를 원하십니까?

◆ 이국종> 현장에서 떠나게 되면 굉장히 불행한 일일 겁니다. 현장에서 떠나면 제가 떠나는 게 아니라 밀려 나가는 거니까요. 잘려서 나가는 거니까.

◇ 이동형> 지금 아주대학교 병원에 계신 겁니까?

◆ 이국종> 네, 그렇습니다.

◇ 이동형> 아주대학교 병원에서도 사실은 계속해서 제가 듣기로는 적자가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운영하고 있다?

◆ 이국종> 적자 안 나요. 적자 난다고 하도 그래가지고 그거는 정부에서 인건비 보조 같은 것을 해주는 게 있거든요. 그런데 크게 수익을 못 내니까 그거 가지고 뭐라고 하는 거지, 적자라고 하면서 각 외상센터를 유치한 대학병원들이 함부로 하고 그러는 거는 나쁜 짓이에요. 그러면 안 된다고요. 그러면 외상센터 사업을 대학병원들이 로비까지 하면서 받지 말았어야 하잖아요.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사업 같은 거 일단 당장 정부에서 사업이 뜨고, 현금을 지원해준다고 하면 닥치는 대로 사업 받아간 다음에 FM대로 운영을 안 하잖아요. 대한민국 사회가 여기만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사회 굴러가면 안 될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엔. 그러면 외상센터 사업을 하지 말아야죠. 그렇게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안 하면 되잖아요. 안 하면 되는데 한다고 받아놓고 거기 있는 사람들한테 지원을 안 해주니까 거기에 있는 사람들만 녹아나는 거잖아요. 의료진만. 의료진들도 사람인데 견디겠습니까? 그러니까 자꾸 관두죠. 뭐 또 하면 너희만 일하냐, 이런 식으로 막 나오니까요.

◇ 이동형> 그러면 지금은 어떻습니까? 권역 외상센터가 전국에 충분하게 있다고 보십니까? 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국종> 지금 한국 사회 외과계 의사의 리소스로는 너무 터무니없이 많이 지정된 거예요. 우리나라 다 털어 봐도 한두 개 센터 채울 만큼도 의료진이 안 돼요. 그것을 17개를. 원래 보건복지부도 잘못한 게 전에 굉장히 이쪽에 정통한 교수님들이 계세요. 예방의학 하시는 분들이요. 정책을 만드는 교수님들이 계셨는데, 그 교수님들하고 2009년도, 2010년도 보건복지부하고 내부적으로 데이터하고 용역을 해서 다 가지고 있어요. 그때 원래 전국에 6개만 맥시멈으로 한다고 했다고요. 이런 큰 대형센터들. 그리고 크게 만들어서 대형 센터를 전국 6개 권역으로 나누고 나머지는 항공망으로 다 물 샐 틈 없이 짜가지고 이렇게 움직였을 때 전국에 있는 중증 외상환자를 92% 다 커버하는 것으로 나오는 그런 데이터들이 있었어요. 보건복지부에서도 그렇게 한다고 했거든요. 그런데 석해균 선장님 이후에 그 일이 있으면서 실제로 돈이 막 뜨니까 예산을 갖다가 17개로 쪼개더라고요. 아주 중소규모로 다 뿌려버렸죠. 그렇게 하니까 17개는 고사하고 6개도 채우기 힘들고, 지금 봐도 한두 개 정도도 제대로 운영하기가 힘든 정도의 리소스 인력 풀인데, 17개나 지정해놓고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하는 자잘한 센터들을 여기저기에 막 만든 거예요. 그러니까 계속 문제가 터지죠.

◇ 이동형> 알겠습니다. 숫자가 많은 것은 필요 없다는 말씀 같네요. 지금 댓글로 교수님 응원하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제가 일일이 소개해드릴 수는 없고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국종>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경기 남부권역 외상센터장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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