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응급실서 '맥주' 먹던 전공의..인슐린 '1백 배' 투여

박진주 2019. 6. 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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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전공의 일부가 당직 근무 중에 상습적으로 술을 마시고 진료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이 중 한 명은 생후 일주일 된 미숙아에게 적정량의 백 배에 달하는 인슐린을 투입해서 쇼크를 일으켰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박진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한양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병동.

이곳에서 일하는 전공의들이 재작년 당직 근무 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모두 의사 가운이나 진료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상 위에는 음식들과 함께 보통 배달할 때 맥주를 담는 플라스틱 병 2개가 놓여있습니다.

[한양대병원 전직 직원] "당직자들이 같이 마시게 되는 거죠. 야식을 먹는다는 걸로 해서 술을 같이 마셨다고.."

사진속 전공의들이 SNS에서 나눈 대화들을 살펴봤습니다.

응급실 당직이다, 곱맥, 즉 곱창과 맥주를 시켜먹어 얼굴이 너무 빨갛다는 내용들입니다.

몇달 뒤에도 비슷한 대화가 오갑니다.

당직 때마다 술을 마시냐는 질책에 동료들과 함께 마시고 있다고 해 음주 당직이 한 두 번이 아님을 시사했습니다.

[한양대병원 전직 직원] "보호자나 환자가 간호사한테 저 사람한테 술 냄새 난다고.. 얼굴 빨간데 술 먹은 것 아니냐고."

한 전공의는 음주 사실이 청소 직원에게 발각되는 바람에 경위서를 써 짜증이 났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전공의는 지난해 2월 생후 일주일된 몸무게 0.75kg 미숙아를 75kg인줄 착각해 혈당 조절약 인슐린을 100배치나 투여하는 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한양대병원 전직 직원] "인슐린 과다 투여로 인한 저혈당 쇼크가 온거죠. 아기 혈압이 안 잡혔다고 그랬었고 계속 저혈당 되니까 아기 바이탈, 혈압이나 맥박 이런 게 현저하게 떨어지고.."

그런데도 해당 전공의는 당직 중 음주에 대해서도, 의료 사고에 대해서도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았습니다.

아이 엄마에게 과다 투여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고 물어보니, "전혀 모르고 있었다. 4개월 동안 인큐베이터에 있었는데, 처지가 제대로 된 건지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한양대병원 전직 직원] "그동안 노출된 아기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적절한 조치를 빨리 취해야 한다고 보고. 병원도 심각성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병원측은 전공의들의 당직 음주 의혹이나 신생아 100배 투약 의혹도 최근 내부 신고가 접수되고 나서야 알게됐다며 의료 사고 당시 음주 여부 등에 대해서도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양대병원 관계자] "단지 술을 먹었다는건데.. 업무를 하던 중이었는지 퇴근 이후에 있던 일이었는지 저희도 확인을 해봐야.."

의료법엔 음주 진료을 처벌하는 명시적 조항은 없고,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품위를 손상하면 1년 이내 범위에서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강태언/의료소비자연대 사무총장] "전혀 경각심을 갖고 있지 않거든요. (음주운전처럼) 의사가 상습적으로 술 먹고 진료한다면 3진 아웃제를 적용한다거나.."

지난 2014년에도 의사 음주 수술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음주 진료를 처벌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발의됐었지만 의사들의 반발로 무산됐습니다.

MBC뉴스 박진주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전승현 VJ, 영상편집: 이화영)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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