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낭인' 대신 '변시낭인' 양산?.. '오탈자' 공론화 나선다

김태훈 2019. 6. 2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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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 A씨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로스쿨 입학시험에 합격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선 그를 'A판사님' 또는 'A검사님'이라고 부르며 법조인이 다 된 것처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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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졸업생 441명, 법조인 되지 못해 '변시낭인'化 / "오탈자, 더 이상 로스쿨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 /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바람직한 법조인 양성제도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졸업생 A씨는 앞날이 막막하기만 하다. 로스쿨 입학시험에 합격했을 때만 해도 주변에선 그를 ‘A판사님’ 또는 ‘A검사님’이라고 부르며 법조인이 다 된 것처럼 치켜세웠다. A씨 역시 법원, 검찰청, 그리고 변호사 사무실이 밀집한 서울 서초동 일대를 누비고 다닐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꿈꾸며 해맑게 웃었다.
 
하지만 변호사시험(변시)에 연거푸 5회 탈락하면서 A씨의 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다시는 변시에 응시할 수 없는 이른바 ‘오탈자’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향후 진로만 생각하면 A씨는 짙은 선글라스를 쓴 것처럼 눈앞이 캄캄해진다.
◆"오탈자, 더 이상 로스쿨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
 
노무현정부는 기존 법조인 양성제도의 문제점을 들어 사법시험을 폐지했다. 그리고 4년제 대학 졸업 후 로스쿨에 들어가 3년간 공부한 뒤 변시에 합격하면 법조인이 되는 제도를 새로 도입했다.
 
이후 한동안 로스쿨과 병존하던 사시가 2017년을 끝으로 완전히 폐지됨에 따라 현재는 법조인 양성제도가 로스쿨 및 변시 체제로 일원화된 상태다.
 
당시 정부는 사시에 여러 차례 불합격한 뒤에도 서울 신림동 등 고시촌 일대를 맴돌며 사시 준비에 매진하는 이른바 ‘고시낭인’의 존재를 사시의 대표적 폐해로 지목했다. 사시만 없애면 고시낭인 문제는 저절로 해소될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런데 새로 도입한 로스쿨 및 변시 제도 또한 심각한 부작용과 맞닥뜨렸다. 변시 응시 횟수를 5회로 제한해 5차례 탈락하면 그 다음부터는 아예 변시에 응시할 수 없도록 한 현행 법률이 근본 원인이다. 로스쿨을 졸업하고도 법조인이 되지 못한 오탈자가 늘면서 요즘 법조계에는 ‘변시낭인’이란 신조어가 생겨났다.
 
22일 법조계 추산에 따르면 변시 시행 후 올해까지 오탈자는 총 441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변시에 더 이상 응시할 수 없고 따라서 현행법 아래에선 법조인이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로스쿨 재학생 및 졸업생 변호사는 물론 옛 사시에 합격한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매년 누적되는 오탈자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을 진정으로 위하는 바람직한 법조인 양성제도는?
 
기존 법률을 고치든지 아니면 새 법률을 만들든지 해서 이들 오탈자와 옛 사시 준비생 등이 법조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일정한 ‘출구’를 확보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다.
 
대한법조인협회(회장 최건)가 바로 이 오탈자, 변시낭인의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 대책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연다.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변호사시험 오탈자 해결 방법을 위한 심포지엄’이 그것이다.
 
심포지엄은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고봉주 변호사의 사회로 시작해 개회사(김 의원), 주제발표(이주하 변호사), 지정토론 등 순서로 진행된다.
 
토론자는 숭실대 국제법무학과 이상현 교수(미국 뉴욕주 변호사), 법률저널 이성진 기자, 유튜브 ‘오탈누나’ 운영자 탁지혜씨, 대한법조인협회 공보위원장 김수현 변호사 등이다.
 
행사 전체의 좌장은 대한법학교수회 부회장이기도 한 세명대 법학과 남선모 교수가 맡는다.
 
심포지엄을 주최하는 대한법조인협회 관계자는 “로스쿨 도입 취지 중 하나였던 이른바 고시낭인 문제가 이름만 변경된 채 변시낭인 문제로 새롭게 대두하고 있다”며 “오탈자 문제를 공론화하고 현 로스쿨 제도의 문제점과 그 해결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국민을 진정 위하는 바람직한 법조인 양성제도를 논의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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