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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강진 잇따르는 일본.. 심상치 않은 '불의 고리' ['지진'에서 살아남기]

김청중 입력 2019.06.22. 18:01 수정 2019.06.2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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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기자가 경험한 지진의 공포 / 과로 착각할 정도로 몸과 머리가 휘청 / 日 잦은 지진에 "흔들거리는 배 위에 사는 느낌" 이라는 조언도 / 후쿠시마 원전폭발 이후 日 지진에 대한 韓 관심 높아져 / 최근 '불의 고리' 지역서 잇따라 지진 발생 / 日 정부 "'대지진 발생' 동일본 앞바다서 30년 내 대지진 확률 90%" / 난카이트로프 지진과 수도직하 지진도 관심 집중
2008년 5월12일 오후 2시를 넘었을 때인데요. 저는 그때 중국 베이징에서 특파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회전의자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몸과 머리가 휘청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요즘 너무 과로해서 몸에 무리가 갔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흔들 하는 겁니다. 날짜에 민감한 분은 첫 문장의 날짜와 시간을 보셨을 때 이미 눈치챘으리라 보는데요, 바로 쓰촨(四川)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베이징에서 느껴졌던 지진을 쓰촨 대지진의 영향으로 생각했는데(사실 그렇게 보도한 매체도 많습니다) 별도의 지진이었다고 하네요.
 
중국 쓰촨 대지진 발생 당시 2008년 5월 13일자 세계일보 보도.
어쨌든 제게 있어서 사망자 약 6만9000명, 행방불명 약 1만8000명, 부상자 약 37만4000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규모 8.0의 쓰촨 대지진은 이렇게 시작됐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통신의 1보(報)는 대수롭지 않은 지진으로 보도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2006년 쓰촨 현장에서 허름한 가옥들을 본 적이 있어서 상당히 큰 피해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국무원 총리가 비행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날아갔다는 중국 보도가 나왔을 때는 대형 사건임이 분명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의 안타까운 이야기는 여러분도 잘 아실 겁니다.
 
사실 한국에서 살다 보면 지진의 공포를 느낄 기회는 거의 없죠. 제게는 서울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2017년 11월15일 포항지진(규모 5.4) 정도가 유일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2018년) 7월 일본 도쿄 특파원으로 부임해서 곧 있으면 1년이 됩니다.
 
일본에서 체험한 것 중의 하나가 일본이 자연재해의 나라라는 겁니다. 기억에 남은 것만 해도 부임 직전인 6월 오사카(大阪)지진, 7월 서일본 폭우, 8월 태풍, 9월 홋카이도(北海道) 지진이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지진은 정말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도 야마가타(山形)현 인근 해상에서 규모 6.7의 강진이 있었습니다.
 
2000년대 초 일본에 출장을 왔을 때 당시 특파원으로 있던 언론계 선배가 “그냥 흔들거리는 배 위에서 사는 느낌”이라고 말했던 것이 새삼 떠오르더라고요. 한국인 지인은 우스갯소리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왜 조선·중국 침략을 기도했는지 이해가 된다”라고 말을 할 정도입니다. 
 
특히 2011년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규모 9.0) 여파로 후쿠시마(福島) 원전폭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로 인해 일본인은 물론 한국인도 큰 충격을 받았죠. 그 어두운 영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에 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본 밖에 있는 분들에게도 일본의 지진이 남의 일 같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이유일 것입니다.
 
지난 18일 일본 야마가타(山形)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6.7 강진 소식을 전하는 일본 방송. NNN 캡처
범위를 넓혀서 세계적으로 보면 현재 소위 불의 고리(Ring of Fire)라는 지역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불의 고리는 지진 활동이 활발한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대만, 일본, 미국·멕시코 서부, 페루, 칠레로 이어지는 환태평양 조산대(造山帶)를 말합니다. 불의 고리에서 올해 6월 발생한 지진만 정리해도 다음과 같습니다.
 
△3일=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 니아스섬 남쪽 해상. 규모 5.8 및 규모 5.5 
 
△4일= 대만 동부 타이둥(臺東)현 해역.  규모 5.8
 
△13일=칠레 북부 코킴보 앞바다. 규모 6.5
 
△16일=뉴질랜드 북동쪽 케르마덱 제도 인근 해상·규모 7.4 
 
△17일=일본 이바라키(茨城)현. 규모 5.2
 
△18일=일본 야마가타(山形)현 인근 해상. 규모 6.8
 
일본인 지인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서 강진이 발생하면 일본에서도 강진이 발생한다. 뉴질랜드에서 강진 발생하는지 잘 보고 마음의 준비를 해라”. 정말 16일 뉴질랜드에서 강진이 발생한 뒤 17, 18일 일본에서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놀라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보면 대수롭지 않을 상황일까요?
 
그런데 지난 2월에는 2011년 3·11 대지진이 발생했던 동일본 앞바다에서 30년 내 규모 7급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90%에 달한다는 일본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지진조사위원회가 북부 아오모리(靑森)현 앞바다에서 수도권인 지바(千葉)현 남부의 보소(房總)반도 앞바다까지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 향후 30년 사이 지진이 발생할 확률을 분석한 것이죠.  이에 따르면 3·11 대지진 당시 규모 9의 지진 진원(震源)이었던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규모 7.0~7.5의 지진이 일어날 확률이 90%에 달합니다. 규모 7.9의 지진 발생 확률도 20%였고요. 또 아오모리현·이와테(岩手)현 앞바다 북부에서 지진 발생 확률을 보면 규모 7.0~7.5는 90% 이상, 규모 7.9는 5~30%였습니다. 이밖에 규모 7.0∼7.5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이와테현 앞바다 남부 30% △후쿠시마현 앞바다 50% △이바라키현 앞바다 80%였죠.
 
지진조사위원회 히라타 나오시(平田直) 위원장(도쿄대 교수)은 “동일본대지진 이후 도호쿠(東北)지방에 큰 지진이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분석결과는 이 지역에서 여전히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도호쿠의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7,8급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는 대지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거두는 게 좋다”며 “지진해일이나 격렬한 진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죠(아사히신문).
 
일본에서 최근 이야기가 많이 되는 것이 난카이(南海)트로프 지진과 수도직하(首都直下) 지진입니다.  시즈오카(靜岡)현 쓰루가(敦賀)만에서 규슈(九州) 동쪽 태평양 사이 깊이 4000m 해저 협곡인 난카이트로프에서의 대지진은 초대규모 지진해일을 일으킬 수 있어 두려워하죠. 수도직하 지진은 진원이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아래에서 있어서 일본의 심장인 수도권을 직격타 할 가능성이 있는 지진입니다. 
 
지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2월에는 난카이트로프에서 30년 내 규모 8의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70∼80%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30년 안에 도쿄를 강타해 국가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는 규모 7급의 수도직하 지진이 발생할 확률도 70∼80%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은 일본에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상기시키려는 것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지진과 함께 생활하면서 일본인이 터득한 지혜와 대책을 조금이나마 배우려는 의도입니다. 시간이 되는 대로 ‘지진에서 살아남기’를 주제로 3회 정도 일본의 지진 대책이나 대응, 긴급피난물자 등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너무 어려운 것 말고 일반 시민도 준비할 수 있을 정도로 하려고 합니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지진에서 살아남기’라는 주제로 ‘최선의 지진 대책은 이사(移徙)’를 주제로 다뤄보겠습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ck @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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