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분 反中 열풍 대만으로 확산..위기의 일국양제
대만. 총통선거 앞두고 친중파도 "일국앙제 실패" 비난
특히 일국양제를 둘러싼 논란은 홍콩을 넘어 대만으로도 번지고 있다. 내년 초 총통선거를 앞두고 친중파인 국민당의 후보들까지 ‘일국양제’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제기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나섰다.
◇끝나지 않은 홍콩시위…26일 도심 대규모 집회 예고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1일 밤부터 22일 새벽 2시까지 시위대가 완차이에 위치한 경찰청을 포위하고 범죄인 인도법안을 연기가 아닌 ‘완전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법안의 무기한 연기를 선언하고 사과를 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분노는 식지 않고 있다. 밤새 열린 이번 집회에도 시위대의 규모는 수천 명에 달했다.
이들은 법안의 완전철회와 함께 과잉진압 책임자 처벌, 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의 전원 석방을 요구했다.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6일 오후 8시 다시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것이라 발표했다.
홍콩 시민단체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고지도자가 된 2013년부터 중국의 일국양제가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2014년 ‘홍콩특별행정구의 일국양제 실천’이라는 이름의 백서를 내놓으며 “일국양제의 ‘양제’와 ‘일국’을 동등한 가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양제’는 ‘일국’에서 비롯된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두 체제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하나의 국가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대만에서도 일국양제에 대한 반대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대만은 내년 1월 열리는 총통선거를 두고 ‘독립파’인 민진당은 물론 ‘친중파’인 국민당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국민당 내 총통 후보를 가리기 위한 경선을 앞두고 국민당 총통 후보들도 일국양제를 비판하고 나섰다.
지난 16일 국민당의 경선 후보인 궈타이밍(郭台銘) 전 훙하이(鴻海)정밀공업 회장은 “홍콩의 일국양제는 실패했다”고 잘라 말했다. 오랜 기간 중국기업들의 부품을 생산하며 중국 정·재계와 가까운 게 그의 장점이지만 이제는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당의 총통 유력 후보중 한명인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은 “내 주검을 밟고 넘어가지 않는 한 (대만에서의 일국양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직 공식 출마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국민당 총통 경선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커원저(柯文哲) 타이베이 시장도 “일국양제는 대만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당의 경선은 궈타이밍, 한궈위, 커원저 3파전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다음달께 여론조사로 총통선거 최종 후보를 가린다.
애초에 대만 ‘독립’ 문제를 전면으로 내세우는 민진당은 일찌감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후보로 확정했다. 차이 총통은 집권 이후부터 지지율 하락에 시달린데다 지방선거도 패배했지만 최근 대만 내 반중 여론이 확산하면서 지지율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은 차이 총통 집권 내내 마찰을 빚어온 만큼, 친중파인 국민당이 내년 총통선거에 이기기를 희망한다. 중국에서 대만 정책을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담당자는 지난해 11월 지방선거에서 22곳 중 15곳에서 국민당이 승리하자 “양안 관계의 평화적 이익을 나누려는 대만 민중의 열망을 환영한다”며 노골적으로 국민당 지지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홍콩사태를 시작으로 ‘일국양제’에 대한 친중파의 목소리도 비판 일색으로 변화한 만큼 중국의 대만 정책 역시 향후 재점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확실한 것은 홍콩문제로 선거에 혼전이 왔다는 것”이라며 “중국의 시나리오에도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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