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시마SC 3상 결과 유럽서 첫 공개.. "바이오시밀러 블록버스터 될 것"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19. 6. 2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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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복제 정맥 대신 인슐린처럼 피하지방 주사 기존 램시마에 비해 안정성 차이 없어 병원 찾지 않고 환자 스스로 주사 가능

지난 13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9 유럽류머티즘학회(EULAR)'에서 셀트리온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램시마SC'의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처음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관절염 환자 362명을 대상으로 30주간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램시마SC가 기존 램시마에 비해 안정성에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효능은 램시마에 비해 근소하게 앞섰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흔들 블록버스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9 유럽류머티즘학회의 셀트리온 부스 모습. 셀트리온은 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의 임상 시험 결과를 처음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환자 스스로 주사할 수 있어 매번 병원을 찾아 투여받는 불편을 크게 줄여줄 전망이다. /셀트리온 제공

인슐린처럼 스스로 주사 가능

램시마SC는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약이다. 램시마SC는 피부 아래 지방층에 약물을 주입하는 피하주사형이다. 덕분에 당뇨병 환자가 스스로 인슐린을 투여하듯 혼자 주사할 수 있다. 기존 램시마는 혈관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정맥주사용이라 병원에 가서 2~4시간 투여받아야 한다. 관절염 환자는 대부분 거동이 불편하고 고령인 경우가 많아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는 일이 힘들다. 램시마SC는 이런 환자들의 불편을 없애줄 것으으로 기대된다.

약효도 램시마SC가 기존 램시마보다 근소하나마 좋게 나왔다. 전문가들은 8주마다 병원에서 투여하는 램시마는 다음 투여까지 갈수록 효과가 떨어지지만, 램시마SC는 그보다 짧은 2주 간격으로 자가 접종하므로 혈중 농도를 더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30주가 넘어서면 램시마SC 효능이 더 좋게 나온다고 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통해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로는 처음으로 정맥주사형과 피하주사형을 모두 갖춘 회사가 됐다. 제약업계는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는 피하주사형 제품이 없기 때문에 램시마SC가 출시되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테면 빠른 약효를 요구하는 환자에게는 약물 흡수가 빠른 정맥주사형 기존 램시마를 처방하고, 이후 환자가 집에서 간편하게 약효를 유지하도록 램시마SC를 처방하는 방식의 이중 치료 전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회 참가자들도 램시마SC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났다. 독일 베를린 의약대학의 리케 알텐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에게 같은 약을 주사 방식에 따라 바꿔가며 처방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료계의 혁신이라고 할 만하다"고 밝혔다. 벨기에 루벤 대학의 르네 웨스토븐 교수는 "셀트리온의 램시마SC 제형은 바이오시밀러의 진화된 버전"이라며 "환자가 병원을 자주 찾지 않아도 되므로 환자의 편의성과 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 기대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같은 관절염 치료제로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중 연매출 1~2위를 차지하는 휴미라(20조원)와 엔브렐(12조원)의 시장도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본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8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다. 휴미라와 엔브렐이 레미케이드의 단점을 보완해 처음부터 피하주사형으로 개발됐기 때문이다. 램시마SC는 이런 레미케이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1월 유럽의약품청(EMA)에 램시마SC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올해 안으로 EMA 품목 허가 승인을 받으면 기존 램시마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회사는 기대한다. 지난 4월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램시마SC 임상 3상 시험 신청을 마쳤다. 오는 2022년까지 품목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시밀러가 가격 경쟁력과 함께 램시마SC와 같이 복용 편의성까지 높이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간격을 좁혀 시장이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전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2018년 160억달러(한화 18조6000억원)에서 2025년 663억달러(77조9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해외 유통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유럽 주요 국가에 법인과 지점을 설립하는 등 램시마SC 유통을 위한 직판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램시마SC의 유럽 허가에 맞춰 직판 조직이 구축될 경우 수익성이 더욱 좋아질 수 있다. 기우성 셀트리온 부회장은 “램시마SC의 글로벌 시장 진입을 위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램시마SC를 오리지널 의약품인 레미케이드뿐 아니라 휴미라, 엔브렐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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