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식탁·커피메이커..김명수 공관에 5911만원어치 구입

현일훈 2019. 6. 24.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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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4개 880만원, TV 297만원, 커피메이커 195만원….’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대법원장 공관 가구 및 가전 구입내역’의 일부다. 주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는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한남동 공관(公館)’에 새로 들인 집기 리스트다. 김 대법원장 취임(2017년 9월) 이후 대법원은 총 5911만 원어치 물품을 구입했다.

대화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명수 대법원장 [연합뉴스]

구입 내역에 적힌 품목은 식탁, 의자, 에어컨, 냉장고, TV 등으로 기존 공관에 있던 물품을 조달청에 반납하고 새로 구입한 경우가 많았다. 구입 시기는 주로 김 대법원장의 공관 입주(2017년 12월 21일) 직전에 집중됐다.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 입주 이틀 전(12월 19일) 220만 원 상당의 식탁 4개(총 880만 원)를 비롯해 231만 원짜리 에어컨 2대를 샀다. 같은 달 14일에는 149만 원대 소파 등도 구입했다. 비슷한 시기 TV(297만원)와 커피메이커(195만원) 등도 새로 들여놨다. 2017년 12월 13일~2018년 12월 26일까지 1년여간 총 53개 물품을 구입했다.

소파는 2017년 12월 14일에 149만원 짜리와 97만원 짜리 각각 1개를, 또 106만 원짜리와 99만 원짜리를 각각 2개씩 구입했다. 김치냉장고(165만원)와 세탁기(176만원)도 구입 목록에 있었다. 구입 물품 중엔 저출력 심장 충격기(215만원)도 있다.

서울 한남동 대법원장 공관(왼쪽)과 부산 남천동 부산시장 관사. [SBS 비디오머그]

한국당에선 이를 두고 “국민 세금으로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공관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을 싹 바꾼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주광덕 의원은 “대법원은 이들 물품을 새로 사면서 공관에 있던 같은 물품을 조달청에 반납했는데 비교적 최근(2013년)에 산 것도 있었다”며 “더 쓸 수 있는 데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쓰던 것이라는 이유로 새로 샀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기존 물품 중 내용 연수가 경과했거나 낡고 노후화돼 더 이상 사용이 곤란한 물품을 교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후화된 물품 중 수선, 리폼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은 최대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특히 세탁기 등 일부 가전제품의 경우 잦은 고장으로 수리가 불가하여 교체했고, 커피메이커 등의 제품도 공관 만찬 등 행사용으로 구입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장 부부 해외 순방도 도마에

야당은 김 대법원장의 공관 사용 방식에 날을 세워왔다. 2층 단독 주택인 대법원장 공관(1300㎡)에 지난해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김 대법원장의 아들 부부가 함께 살았다는 점도 야당이 문제를 제기해 온 부분이다. 김 대법원장의 아들은 현직 판사고, 며느리는 대기업 소속 변호사다. 그러다 보니 공관에 손자용 ‘놀이 공간’(미니 축구 골대와 목조 그네, 모래사장)도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 아들은 부인과 함께 2019년 4월 22일 처가 주소지로 전입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손주용 ‘놀이 공간’은 대부분 김 대법원장 부부의 자비를 들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이 해외 순방길에 배우자를 동반한 사실도 야당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대법원이 국회에 낸 ‘대법원장 해외 순방’ 자료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4~5월 공식 일정으로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칠레를 방문(약 1억3000만 원 지출)했다. 올해는 독일(7000만원 상당 지출)에 다녀왔는데 지난해와 올해 모두 배우자와 함께했다.

주광덕 의원은 “해외 순방에 왜 부부가 함께 가느냐.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법원은 “사법 교류를 위한 순방으로 과거에도 비슷한 경우(부부 동반 순방)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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