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황교안의 '공능제'

김승현 2019. 6. 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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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정치팀 차장
“대한민국 청년세대의 어려움은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점점 자신감을 잃어가는 것 같습니다. 만약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면,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합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바람이다. 이달 초 출간된 책 『밤이 깊어 먼 길을 나섰습니다』에서 청년들의 자신감 회복을 기원했다.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출간한 소책자는 ‘민생투어 대장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 “중년의 남성 정치인으로서 그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운 대학생, 취준생, 공시생, 청년, 학부모, 엄마들과의 만남에서도 항상 관심과 경청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관심과 경청은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다. 청년에게 다가가 분노만 키웠다. 스펙보다 자신감을 강조한 사례가 왜 하필 아들의 취업 성공기였을까. 청년들의 신조어 ‘공능제’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 ‘공감 능력 제로’의 줄임말이다.

그날의 특강은 황 대표가 작심하고 청년들을 만난 자리였다. 스스로 ‘꼰대’라는 말도 여러 차례 사용했다. “한국당을 ‘꼰대 정당’이라고 한다” “내가 꼰대처럼 생겼나”라고 화두를 던지고 “꼰대라고 하는 분들에게 찾아가 진면목을 보여주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진면목은 공능제로 기억될 공산이 커졌지만 말이다.

황 대표는 전국에 한국당 대학 지부를 만들고 강연을 다니며 청년과의 접촉면을 늘릴 계획이다. 이번 일로 청년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 않았으면 한다. 공감 능력이 DNA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현재의 점수가 ‘제로’인 것만 제대로 알면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정치인들도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김승현 정치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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