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하 "웨스트엔드서 쌓은 경험, 한국 관객과 나누고파"

장병호 2019. 6. 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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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로 국내 첫 무대
2015년 '미스 사이공' 웨스트엔드 데뷔 화제
한복 입고 시조·랩 등 색다른 모습 "기대커"
"무대서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할 때 즐거워"
뮤지컬배우 김수하(사진=PL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여자 주인공 킴 역으로 데뷔해 화제가 됐던 뮤지컬배우 김수하(25)가 한국 창작뮤지컬로 국내 관객과 첫 만남에 나선다. 김수하는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개막한 창작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에서 양반의 딸 진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해외 뮤지컬 무대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해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나게 돼 기대와 두려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카페에서 만난 김수하는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지금은 킴은 잊고 진으로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단국대 공연영화학부에서 뮤지컬을 전공 중이던 김수하는 ‘미스 사이공’의 일본 공연 오디션에 지원했다 현장에 있던 영국 현지 프로덕션의 제안을 받아 2015년 웨스트엔드 ‘미스 사이공’의 앙상블 겸 킴 커버 역으로 데뷔했다. 이후 아일랜드와 스위스, 독일 투어까지 마친 뒤 지난 3월 한국으로 돌아와 ‘스웨그에이지’를 준비해왔다.

‘스웨그에이지’ 출연도 거슬러 올라가면 ‘미스 사이공’이 계기가 됐다. 김수하 이전에 ‘미스 사이공’에 출연했던 홍광호의 소속사 PL엔터테인먼트로부터 먼저 출연 제안을 받았다. 김수하는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님께 ‘저는 실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고 말했더니 대표님이 ‘뮤지컬배우로서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고 믿어줘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뮤지컬배우 김수하가 출연한 웨스트엔드 뮤지컬 ‘미스 사이공’의 한 장면(사진=PL엔터테인먼트).

‘스웨그에이지’는 시조를 국가의 이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상 속 조선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권력에 맞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고 하는 비밀시조단 ‘골빈당’의 이야기를 그린다. 김수하가 맡은 진은 양반의 딸이라는 신분을 감추고 골빈당에서 활약하는 당찬 여성이다.

진은 강인하다는 점에서 킴과도 닮아 있지만 자신의 신념을 따른다는 점에서는 다른 부분도 많다. 김수하는 “평소 다른 사람들 눈치를 보며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순간이 많은 편인데 진은 그런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캐릭터라 연기를 하면서 스스로에게도 위로가 많이 됐다”며 “관객도 진을 통해 위로를 받고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수하는 작품에 등장하는 넘버 23곡 중 14곡을 소화한다. 힙합과 랩, 시조가 가미된 이색적인 넘버부터 가창력을 보여주는 넘버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뽐낸다.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김수하는 “여러 모로 새로운 도전이라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웨스트엔드에서 쌓아온 경험이 큰 힘이 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김수하는 “외국 생활이 마냥 재미있고 즐겁기만 한 건 아니었다”면서 “힘든 순간을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을 비롯해 10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하면서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엄청 성장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수하가 뮤지컬배우의 꿈을 꾼 건 초등학교 5학년. 부모님과 함께 대학로에서 본 뮤지컬 ‘플레이’를 통해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배우의 모습에 매료됐다. 앞으로도 기회만 된다면 해외 무대로 나아갈 생각이다. 김수하는 “해외에선 인종의 벽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최근 흑인과 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의 캐스팅을 하는 등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며 “저나 제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김수하는 PL엔터테인먼트와도 전속계약을 맺었다. 고등학교 시절 어렵게 티켓을 구해봤던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주역 홍광호·조정은·김선영과 같은 소속사로 활동하는 영광을 안았다. 김수하는 “‘미스 사이공’ 출연 전에 영국에서 만난 적 있는 홍광호 선배님이 그때를 기억하고 있어서 좋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춤추고 노래하고 연기하며 무대에 서 있는 순간이 제일 행복해요. 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오랜 시간 많은 사람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고생할 때도 있지만 무대에 올라갔을 때 만큼은 너무너무 즐겁거든요. 관객들도 우리 뮤지컬을 통해 가벼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즐기고 갔으면 합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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