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GB D램 소매가 3만원 무너져.. 메모리 가격 '끝없는 추락'

윤민혁 기자 2019. 6. 25.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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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가격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3달러대 초반까지 떨어졌고, 일반 소비자용 ‘표준 D램’인 삼성전자 8GB(기가바이트) D램은 처음으로 3만원대가 무너졌다. 500G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도 7만원대에 최초로 진입했다. 어두운 가격 전망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다나와의 삼성전자 DDR4 8GB PC4-21300 D램 가격. 3만원선이 무너져 2만9550원에 거래됐다. /다나와 캡처

25일 전자제품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삼성전자 DDR4 8GB(기가바이트) PC4-21300(2666mhz) D램은 지난 24일 개당 2만9550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초 6만원선이던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최고점이던 지난해 4월 9만9270원에 비해선 70% 하락한 수치다.

기업간 거래(B2B) 표준 가격인 고정거래가격 또한 끝없이 내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이날 DDR4 8Gb(기가비트) D램 고정거래가격은 평균 3.26달러를 기록했다. 3.75달러였던 5월 31일보다도 0.5달러가량 떨어진 수치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9월 8.19달러와 비교하면 60.1%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를 사용하는 저장장치인 SSD 가격 또한 8만원선이 무너졌다. 표준 SSD로 불리는 삼성전자 860 evo 500GB는 25일 현재 현금가 7만99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해 7월 15만3400원에서 47.9% 떨어진 가격이다. 이 제품 가격이 7만원대로 내려온 건 출시 이후 처음이다.

이날 D램익스체인지에서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인 128Gb MLC(Multi Level Cell) 가격은 평균 3.9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말의 3.93달러에선 소폭 상승했지만, 최고치였던 지난해 8월 5.78달러보다는 31.1%가량 하락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 추락하고 있다. 연초 반도체 업계는 "하반기 메모리 가격이 반등한다"는 ‘상저하고’론을 내세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저하고 전망은 힘을 잃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 7일, 3분기 D램 가격 하락 예상치를 기존 10%에서 최대 10~15%로 조정하고, 4분기 하락 예상치 또한 기존 2~5%에서 최대 10%로 수정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추가적인 가격 하락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을 지목했다. 제재가 이어지며 화웨이 스마트폰·서버 출하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 또한 지난 18일 보고서에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로 반도체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며 D램 가격의 바닥 시점을 올해 4분기에서 내년 2분기로 미뤘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1y) DDR5 D램. /SK하이닉스 제공

계속된 메모리 가격 하락에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의 실적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 52조1886억원, 영업이익 6조331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각각 7.3%, 59.4% 줄어든 수치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4분기에도 지난해보다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올해 총 매출 224조6588억원, 영업이익 27조9704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각각 7.8%, 52.5% 줄어든 결과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20조8437억원에 달했던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적자전환 우려마저 나온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6468억원, 254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겠지만 4분기엔 2776억원 적자를 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도 SK하이닉스가 올해 4분기 1730억원의 적자를 본다고 전망했다. 예측대로라면 7년 만의 적자 전환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에서 본 적자를 D램에서 메꾸고 있었지만, 올해 4분기부터는 D램에서 본 이익이 낸드플래시 손해를 감당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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