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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백브리핑이 뭐기에..정치 시험대에 오른 황교안

최형규 입력 2019.06.2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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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발언 논란에 '백브리핑 줄인다' 했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이승환기자]
외국인 노동자 임금, 아들 취업 관련 발언 등으로 논란을 겪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백브리핑(백그라운드 브리핑·background briefing)을 줄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4일 인천에서 특강을 마치고 나오면서 황 대표는 현안과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하자 "대변인에게 들으세요"라고 짧게 말한 뒤 떠났다. 현장에 함께 있던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대표의 백브리핑이 많이 줄어들 것 같다"고 했다.

배경·취지 설명하는 자리

정부 부처와 여야 정당에서는 여러 형태의 언론 브리핑을 한다. '공식' 브리핑에서는 대개 현안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밝히거나 보도자료 관련 내용의 질의응답을 한다. 공식 브리핑이 끝난 뒤 '약식'으로 진행되는 게 백그라운드 브리핑, 줄여서 백브리핑이다. 공식 브리핑 현장이나 인근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통해 현안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한다. 주로 배경이나 취지 등이 설명된다. 현장에서는 '백블'이란 표현이 더 많이 쓰인다.

정부 관계자의 백브리핑은 익명으로 보도되기도 한다. 자세한 내막과 배경을 설명해주는 대신 취재원을 인용하지 않고 보도하는 '딥 백브리핑', 보도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전제로 한 '비보도 브리핑'도 있다.


잇단 발언 논란에 노출 줄이기?

국회에서의 백브리핑은 회의나 공개 일정이 끝난 뒤 현장에서 바로 이뤄진다. 기자들이 회의장이나 현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현안에 대해 질문하고, 답변한다. 당대표나 원내대표 등 주요 당직자가 대상이다. 현안에 대한 자세한 입장을 확인하고, 이 내용이 기사화되지만 질문에 답변하지 않거나 모호한 답변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민감한 현안이나 논란 등 '불편한 질문'도 백브리핑에서 많이 다뤄지는데, 그래서 백브리핑을 부담스러워 하는 정치인도 있다.

황 대표가 백브리핑을 줄이겠다고 한 것도 최근 연이은 발언 논란 때문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민 대변인은 24일 "기자들이 있으면 아무 데서나 (백브리핑을) 했는데, 내부적으로 그런 시스템이 맞는지에 대한 회의가 있었다"며 "내부에서는 '위험하고 힘들다' '부담이 많이 간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 역시 "내부적으로 (황 대표의 발언에 대해) 논의가 있었고,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단 노출 빈도를 조금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찬·홍준표도 백브리핑에 부정적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 역시 백브리핑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이 대표는 "걸어가면서 인터뷰 안 한다"며 백브리핑을 거절하고 있다. 홍 전 대표도 대표 시절 "나는 길거리 인터뷰 안 해"라고 하면서 백브리핑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공식 기자회견 외에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거의 갖지 않지만 현안이 있을 때 짤막하게 답변하고 이동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선 '공당 대표들의 소통'을 문제 삼는 시각도 있었다.


시험대에 오른 '정치인 황교안'

백브리핑을 줄이는 것에 대해 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한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 체제가 들어선 이후 당이 안정되긴 했지만, 아직 황 대표 본인의 정치력을 시험할 기회는 없었는데, 이제 그 시험대에 오르기 시작한 것"이라며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검증이 계속될 텐데, 메시지 관리는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발언을 아예 거부하는 모양새가 돼선 안 된다"고 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당 관계자는 "백브리핑 자체를 아예 거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백브리핑도 소통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효율적이고 정확하게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면서 잠시 줄이겠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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