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치마 입은 남자·바지 입은 여자, 내달부터 고궁 무료입장

이기환 선임기자 2019. 6. 2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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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문화재청, 인권위 권고 수용
ㆍ성별표현에 따른 차별 시정

민변과 시민 활동가들이 2017년 성별에 따른 한복제한 무료입장은 차별이라며 퍼포먼스하는 모습. 경향신문 자료사진

다음달 1일부터 치마저고리를 입은 남성이나 바지를 입은 여성도 고궁과 조선왕릉에 무료입장할 수 있게 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개선통지를 받아들여 자신의 성별이 아닌 상대 성별의 한복을 착용한 경우에도 무료입장할 수 있도록 궁·능 한복 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정비했다고 26일 밝혔다.

변경된 가이드라인은 궁·능의 무료입장자 성별 구분을 없애고 ‘상의=저고리, 하의=바지·치마’로만 규정했다. 남성이 치마를, 여성이 바지를 입어도 무료입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반드시 상·하의는 모두 갖춰 입어야 한다. 두루마기만 걸친 경우에는 한복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문화재청은 한복의 대중화·생활화·세계화·활성화를 위해 2013년 10월부터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을 시행해왔다. 처음에는 한복착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이 없었다.

다만 전통·개량·퓨전 한복의 구분과 한계를 두고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러나 2015년 4월부터 남성과 여성 한복을 구분했고, 2년 뒤인 2017년 1월부터는 ‘두루마기만 입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등 세부규정이 생겼다. 이때 ‘Q&A’에서 남성이 치마를 입거나 여성이 바지를 입는 경우는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뜻의 ‘×’로 표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당시 “남성이 한복치마, 여성이 한복바지를 입고 고궁과 왕릉을 출입하는 것이 보기 싫다”는 보수적인 의견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2017년 12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수자인권위 및 공익인권변론센터와 시민 등 96명이 국가인권위에 “복장을 갖고 성차별하는 것이며,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진정했다. 결국 국가인권위는 지난 5월9일 문화재청에 ‘개선하라’는 권고를 냈다.

이광섭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주무관은 “인권위 권고에 따라 시대변화에 맞춰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 가운데 성별 고정관념에 따른 남성적, 여성적 한복규정을 삭제해 성별표현에 따른 차별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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