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광화문광장 보호 요청..우리공화당 천막 원천봉쇄"
자진철거 계고장이 '최후통첩'이면
시설물 보호 요청은 '방어막'인 셈
박원순 "변상금 2억원 받아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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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재설치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
서울시는 경찰에 광장 내 이순신 장군 동상부터 중앙광장까지 광화문광장 일부 구역에 대해 시설물 보호를 요청했다고 27일 밝혔다.
한창옥 서울시 광장관리팀장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불법 천막 때문에 분수대를 가동하지 못하고 시민 통행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천막 재설치로 광장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26일 오전 (시설물 보호 요청을) 접수했다. 보호 요청 기간은 이번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불법 집회가 있을 때 몇 차례 시설물 보호 요청을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광화문광장에 대한 시설물 보호 요청은 현재 종로경찰서에 접수된 상태다. 종로서 측은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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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와 동시에 보호 조치 이뤄질 듯
이번 조치는 서울시가 26일 오후 우리공화당 측에 천막 철거를 요청하는 계고장을 보낸 데 이어 재설치에 대비한 포석이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4시10분 우리공화당과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등에게 자진 철거를 촉구하는 계고장을 전달했다. 지난달 10일 공화당 측이 기습적으로 천막을 설치한 후 네 번째 보낸 계고장이다. ‘27일 오후 6시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철거)을 하고 점유 부분에 대한 변상금을 물리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7일 오후 철거와 동시에 시설물 보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서울시는 27일 오후에라도 우리공화당이 새로 설치한 천막을 강제 철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계고장은) 지난번과 같은 내용이라 당사자에게 전달만 되면 즉시 철거가 가능하다는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25일 오전 공무원과 용역·경찰·소방 인력 2270명을 투입해 지난달 10일 공화당이 기습 설치한 천막을 철거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이 5시간 만에 6개 동을, 26일 오전엔 텐트를 포함해 10개 동을 재설치했다. 규모 면에서도 전보다 커진 것이다. 일반인의 통행이 자유로워 서울시로선 속수무책이었다. 따라서 계고장이 ‘최후통첩’이라면, 시설물 보호 요청은 ‘방어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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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우리가 박원순 월급 가압류”
철거 중 발생한 폭행사고에 대해 고소·고발장도 접수했다. 광장을 무단 점유하고,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공무원과 용역 인력을 주먹과 발로 때려 특수공무집행방해·특수상해·폭행·국유재산법 위반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무엇보다 박 시장의 의지가 강경하다. 그는 조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 26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2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 조 대표의 월급을 가압류해 변상금을 끝까지 받아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공화당 측에 2억원 안팎의 변상금을 청구할 방침이다. 장영석 서울시 법률지원담당관은 “행정대집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하고, 이후 법원에 월급 가압류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전면전을 선포했다. 조 대표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행정대집행 중) 천막 안에 있던 38명이 구급차에 실려 갔다”며 “서울시장과 담당 실장, 용역 등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다. (치료비 등을 위해) 오히려 우리가 박 시장의 월급을 가압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재·김태호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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