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쿠팡만 때린다"..어쩌다 '사면초가'에?

황의준 2019. 6. 2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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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쿠팡이 노사간 갈등을 겪고 있는 것과는 별도로, 대외적으로는 경쟁사와 납품 회사들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업계 선두라는 지위를 이용해서, 이른바 '갑질'을 하고 있다는 건데요.

스타트 업으로 시작해서 미국의 아마존 같은 거인이 된 쿠팡이 어쩌다가 이렇게 '공공의 적'이 됐는지 이어서 황의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생활용품 업체 직원이 온라인쇼핑몰 위메프의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위메프 할인행사에 내놨던 자사 상품을 거둬들이겠다는 내용인데, "물건이 많이 팔리면 쿠팡에 수백만원을 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물건은 위메프에서 팔았는데 왜 쿠팡에 돈을 물어줄까?

가령 위메프가 1만원에 팔던 물건을 7천원에 내놨다고 가정하면, 쿠팡도 즉시 7천원으로 값을 내리는데, 이럴 경우 위메프는 차액 3천원을 스스로 부담하지만 쿠팡은 납품업체한테 떠넘긴다는게 업체의 주장입니다.

[납품업체 직원] "(쿠팡이)손실되는 비용을 (납품) 업체한테 받아내는 명목은 광고비, 성장장려금 이런 게 있고요."

업계 1위라는 쿠팡의 영향력 때문에 항의할 엄두는 못 낸다고 합니다.

[납품업체 직원] "응하지 않으면 나가라고 하니까, 나가서 팔 수 있으면 나가는 게 맞는데… 대형유통사들도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는 판인데…"

결국 위메프는 쿠팡이 이렇게 납품업체를 압박해 시장질서를 교란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쿠팡 측은 "불법은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위메프 뿐이 아닙니다.

대기업이자 국내 최대 생활용품 제조사인 LG생활건강은 납품가격을 깎으라는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고, 또, 배달앱 1위인 배달의 민족은 영업기밀을 유출당했다고 쿠팡을 신고했습니다.

최근엔 쿠팡이 가짜 시계를 판다며 시계업계의 반발을 사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매출 4조원, 60퍼센트대의 기록적인 성장률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쿠팡에 대해, 경쟁사는 물론 물건을 대는 제조업체들까지 연합해 대립구도가 만들어진 겁니다.

업계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서 3조원 넘는 자금을 유치하는 등 실탄을 키운 쿠팡이 손해를 감수하고도 가격경쟁을 벌이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막대한 자금으로 경쟁자들을 모두 고사시키는, 이른바 한국판 아마존 전략이라는 얘깁니다.

[김범석/쿠팡 대표 (지난해 2월)] "소비자가 쿠팡없이 사는 걸 상상하기 어려운 세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디지털시장에선 승자독식의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에 쿠팡으로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쿠팡이 모든 독식을 한다라는 우려가…"

유통질서의 혁신이냐 시장교란이냐는 논란 속에, 공정위는 접수된 고발 내용에 대해 집중조사에 들어가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MBC뉴스 황의준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황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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