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록적 폭염..40도 안팎 가마솥더위로 산불·인명피해 속출(종합)

2019. 6. 27.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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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속도제한에 휴교령까지..가축 이동 일시 금지명령도
찜통더위 계속되자 각국, 대책 마련 고심..비상 태세 유지
일사병 사망, 익사 사고 속출..주말엔 최고 45도 폭염 예보
스페인 산불 [AFP·UME 제공=연합뉴스]

(베를린·파리·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김용래 특파원 전성훈 기자 = 유럽 대륙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엄습하면서 일사병으로 쓰러져 숨지는 사람들이 나오고 대형 산불이 발생하는 등 각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 대부분 지역이 섭씨 40도 안팎의 찜통더위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북동부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최고 45도에 육박할 수 있다는 예보도 있다. 심지어 알프스산맥의 고지대도 30도를 웃도는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독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폴란드 국경에 면한 독일의 코셴 지역은 이날 기온이 38.6도를 찍어 독일의 6월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일 이어진 불볕더위로 도로 사정이 나빠지자 독일 당국은 작센안할트주(州)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아우토반'의 최고 속도를 시속 120㎞로 제한했다. 발트해에 인접한 독일 북동부 로스토크 지역에선 폭염으로 철도의 선로가 휘는 일도 있었다.

수도 베를린도 전날 최고 기온이 37도에 달했다.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오전 법무장관 퇴임식에서 또다시 온몸을 떠는 증세를 보였다. 앞서 메르켈은 지난 18일에도 우크라이나 대통령 영접 행사 중에도 뙤약볕 아래 온몸을 떠는 증세를 보여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다.

브란덴부르크에선 한 남성이 나체로 소형 오토바이를 몰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되는 한편, 뮌헨에서는 비키니 상의를 벗은 상태로 수영을 하는 여성들로 인해 시의회가 상반신 노출 상태의 수영을 금지하는 조례를 개정할지를 놓고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베를린 동물원 코끼리의 여름나기 [EPA=연합뉴스]

2003년 폭염으로 1만5천명이 사망한 전례가 있는 프랑스도 심각한 폭염을 겪고 있다.

프랑스의 26일 낮 최고 기온 평균은 34.9도로 6월 최고 기온으로는 역대 가장 높았으며, 오는 28일에는 남부 지방의 최고 기온이 42∼44도에 이를 것으로 예보됐다.

프랑스는 2003년 남부 가르드 지방에서 최고 기온이 44.1도까지 오른 적이 있는데 조만간 이 기록이 경신될 수도 있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수도 파리는 토요일인 오는 29일 최고 기온이 38∼40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당국은 거의 전역에 폭염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황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의 학교는 휴교 조치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수도 파리와 리옹, 스트라스부르, 마르세유 등의 대도시들은 무더위 속 대기 오염에 대응하고자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낡은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했다.

프랑스는 지난 2003년 최악의 폭염으로 2주 동안 노인 등 무려 1만5천여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본 전례가 있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녜스 뷔쟁 보건부 장관은 공영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시민들에게 각별한 경각심을 촉구했다.

그는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 밖에서 조깅을 하거나 급하게 쇼핑을 한다면서 어린아이를 차 안에 잠시 두는 사람들이 있고, 땡볕에 모자 없이 아이를 세워놓는 부모들도 있다"면서 주의를 촉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응급구조 전화가 늘고 있다면서 입원 환자들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스 정부는 가축의 이동을 당분간 금지했다.

디디에 기욤 농무장관은 BFM 방송에 출연해 가축 이동 금지조치는 수출용 가축에도 적용된다면서 다음 주 초 상황을 보고 금지령 해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호텔 체인 '아코르'는 29일까지 에어컨이 구비된 호텔 로비들을 노인들에게 무료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도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인 36.7도를 기록하면서 당국이 관광용 마차의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기존 최고 기온은 2012년 티롤 지방에서 기록한 36.6도였다.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72세의 노숙인 남성이 중앙역 입구에서 일사병으로 쓰러져 숨졌고, 폴란드에선 이번 달에만 90명이 호수와 강 등에서 더위를 피하려다 익사했다.

리투아니아에서도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27명이 수영하다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남부에서도 70대 노인 2명을 포함해 3명이 수영을 하던 중 심장마비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무더위에 강한 바람이 겹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은 전날 산불이 발생해 4천㏊ 규모의 산림이 불탔다.

농민 30여명이 불길을 피해 긴급 대피했으며, 현재도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번 산불은 카탈루냐에서 20년 간 발생한 산불 중 최악의 수준으로, 당국은 폭염의 기세를 고려하면 산불 피해 규모가 최대 2만㏊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또다시 유럽에 들이닥친 이른 무더위는 표면적으로는 북아프리카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지구온난화 현상에 따라 향후 수십년간 이러한 극단적인 형태의 기상 이변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 분수에서 사람들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 [EPA=연합뉴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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