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 강세" 익산시장 발언에 뿔난 이주여성들, "정 시장 사퇴하라"

홍인택 2019. 6. 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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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에서 건너와 한국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이주 여성은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정 시장은 지난달 다문화자녀에 대한 혐오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직후 자숙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한국에 정착한 이주 여성들의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13개 단체는 이날 인권위에 정 시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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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경기다문화가족협회, 차별금지법 제정연대 등 13개 단체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저동 인권위 건물 앞에서 정헌율 익산시장의 '잡종 강세ㆍ튀기' 발언에 대해 반발하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하기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헌율 전북 익산시장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에겐 자녀가 없습니까. 누가 당신 자녀에게 모욕감을 주면 어떻게 할 겁니까”

몽골에서 건너와 한국인과 결혼해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이주 여성은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정헌율(61) 전북 익산시장의 “잡종 강세·튀기” 발언 후폭풍이 거세다. 정 시장은 지난달 다문화자녀에 대한 혐오성 발언으로 논란이 된 직후 자숙하겠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한국에 정착한 이주 여성들의 분노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급기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13개 단체는 이날 인권위에 정 시장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엔 주최 측 추산으로 이주여성, 다문화 가정 어린이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진정서 접수에 앞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은 ‘잡종’이나 ‘튀기’라는 혐오표현을 사용한 것만으로도 대단히 문제적이나, 무엇보다 정헌율 시장이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낙인 찍고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 하는 특수한 존재로 대상화한 것에 대해 우리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절망을 느낀다”며 “책무를 위반한 익산시장은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선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차별를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베트남에서 온 이주 여성 이유리씨는 “우리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다. 차별해선 안 된다”며 “아이들이 보호받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이주 여성 이유진씨는 “잡종 발언을 듣고 사전을 찾아봤더니 ‘이종의 교배에 의해 생긴, 유전적으로 여러 종의 유전자가 섞인 생물’이라는 뜻이었다”며 “지구상에 과연 100% 순혈인 한국인이 있는가”라며 항의했다.

정헌율 익산시장의 "잡종 강세" 발언에 항의하는 이주여성 500여명이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 도로에서 집회를 열었다. 홍인택 기자

국회 앞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정 시장이 소속된 민주평화당 중앙당사를 항의 방문했다. 이주여성들은 이날 광주 시청, 익산 시청 등에서도 정 시장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편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는 이후 언론과의 해명 인터뷰에서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을 더욱 부채질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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