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보복의 역설?..삼성·SK 국산화로 脫일본 가속화

최석환 기자 2019. 7. 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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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3대 핵심소재 수출 규제 발표..단기 피해 불가피, 장기적으로는 수입대체·국산화 촉진
【오사카(일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06.28. pak7130@newsis.com


일본 정부가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를 정조준한 경제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쓰이는 핵심 재료에 대해 수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것.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단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추진 등을 통해 반복적인 일본 위협에서 탈피할 수 있는 근원적인 방안도 적극 모색키로 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1일 "오는 4일부터 포토리지스트(Photoresist), 에칭가스(Etching gas),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luorine polyimide) 등 3대 소재를 관련 제조 설비와 기술을 포함해 한국으로 수출할 때 '포괄수출허가' 대상에서 제외하고 개별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日수입 절대 의존 반도체업계 타격…포토리지스트는 대체 불가= 한국이 이번에 수출 허가 취득 절차를 면제받는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되면서 일본에서 반도체 소재를 들여올 때마다 매번 건별로 평균 90일 정도 걸리는 허가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일본 산케이신문 등은 이번 조치가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일본의 보복 조치"라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과 LG전자의 고화질 TV 등의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포토리지스트는 빛에 노출되면 화학적 성질이 변하는 물질로 반도체 제조과정 중 웨이퍼 위에 회로를 인쇄하는 노광(Photo) 공정에 쓰는 감광재다. 에칭가스는 독성이 강한데다 부식성이 있는 기체인 고순도 불화수소(Hydrogen fluoride·HF)로 반도체 제조공정 가운데 회로의 패턴대로 깎아내는 식각(Etching)과 세정(Cleaning) 작업에 사용된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불소(fluorine)처리한 기판용 폴리이미드(PI)필름으로 불소처리를 통해 필름 자체의 물성(열 안정성·기계적 강도·전열성)을 강화하는 소재다.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용 디스플레이 패널의 핵심 재료로 쓰인다.

당장 반도체업계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토리지스트는 금호석유화학과 동진세미켐, 동우화인켐 등이, 고순도 불화수소도 솔브레인과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일부 국내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실제로 포토리지스트는 일본의 신에츠·JSR·스미토모·호체스트 등이, 고순도 불화수소는 모리타·스텔라 등이 글로벌 시상 점유율의 70~90%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부분의 물량을 일본 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국내 업체로 공급처를 다변화할 수 있지만 포토리지스트는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국산화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면 반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日보복의 역설?…삼성·SK 수입선 다변화·국산화 탄력= 하지만 일본의 이번 조치가 ‘한국의 탈(脫)일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미 지난해부터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비해 2~3개월의 재고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 세계 1·2위의 압도적인 위상을 내세워 국내·외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국산화 추진에도 속도를 내는 등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도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재료 등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탈일본 움직임을 야기할 수 있다"며 "삼성 등은 중장기적으로 거래처 확보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90일 이상 일본 수입이 중단될 경우 반도체 생산에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더 장기적으로 보면 소싱처 다변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양재 KTB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제조사와 소재 업계도 일본 수입 심사 기간을 견딜 재고를 보유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이번 조치로) 우리나라 반도체 제조사가 자국산 소재 비중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디스플레이업계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정에 따라 다양한 PI를 사용하고 있어 현재로선 구체적인 영향을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LG디스플레이는 아예 일본산 제품을 쓰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규제로 직·간접적인 타격이 예상되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프로세스가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추후 일본 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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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기자 neokis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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