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100원 기꺼이 부담" 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 선물

2019. 7. 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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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경비실에 들어가 보셨나요? 찜통이 따로 없습니다. 경비원 아저씨들도 우리 가족입니다."

올해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매년 찜통더위로 고생하는 경비원들을 위해 에어컨을 선물하기로 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 부담 등을 이유로 경비실 에어컨 설치 안건을 부결했으나 전체 주민이 참여한 주민투표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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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녹원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서 부결된 안건 주민투표로 가결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위한 서명운동 [대전 녹원아파트 주민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한여름에 경비실에 들어가 보셨나요? 찜통이 따로 없습니다. 경비원 아저씨들도 우리 가족입니다."

올해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전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매년 찜통더위로 고생하는 경비원들을 위해 에어컨을 선물하기로 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 부담 등을 이유로 경비실 에어컨 설치 안건을 부결했으나 전체 주민이 참여한 주민투표로 입주자대표회의 결정을 뒤집었다.

1일 대전 서구 둔산동 녹원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이 아파트 입주자 대표들은 지난달 초 회의를 열어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하자는 안건을 부결했다.

에어컨 설치비와 함께 매달 나오는 전기요금이 주민들에게 부담된다는 이유였다.

안건 부결 사실을 알게 된 주민 이종민(39) 씨는 에어컨 설치에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궁금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확인한 결과 에어컨 설치로 주민들이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가구당 매달 100원 미만이었다.

그는 "경비실 11곳의 에어컨 설치비는 한 대당 45만원씩 500만원가량으로 예비비로 충당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고, 전기요금도 공용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구당 월 100원이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전체 주민 10%의 서명을 받으면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몇몇 이웃에게 서명운동을 제안했다.

경비실 에어컨 설치 확정 플래카드 [대전 녹원아파트 주민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이웃들은 '한여름 경비실 실내 온도가 45도가 넘는다'라거나 '돈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정'이라며 적극 찬성했다.

이 씨 등은 하루 만에 157명에 달하는 주민의 서명을 받았고, 경비실 에어컨 설치 안건은 입주자대표회의 재심의를 거쳐 전체 주민투표에 부쳐졌다.

투표 독려를 위해 자비로 '행복한 아파트를 위해 투표에 참여해 달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제작하기도 했다.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이 아파트 주민투표에서 보여준 주민들의 의견은 압도적이었다.

전체 주민 1천200명 중 61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유효표 461표 가운데 456표가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찬성했다. 반대는 5표에 그쳤다.

유효표 대비 98%가 에어컨 설치에 찬성한 셈이다.

이 아파트는 조만간 동마다 설치된 경비실 11곳에 에어컨을 설치할 방침이다.

이종민 씨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경비 아저씨도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버지"라며 "아저씨들이 좋은 환경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주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압도적인 찬성에 주민들 모두 놀라고 스스로 자축했다"며 "주민들의 현명한 결정으로 평소 고생하는 경비원 아저씨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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