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차림 존재감 제로' 왕따논란 아베를 찾아라

김상기 기자 2019. 7. 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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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 정상 DMZ 회동에 함께 못해" 일본내 비난 빗발.. 합성까지 봇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네티즌들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됐다. 2019 오사카 세계 주요국(G20) 회의의 의장국 수장이라는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남‧북‧미 정상의 역사적인 비무장지대(DMZ) 만남을 TV로 지켜보는 딱한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트위터 캡처. 일부 사진 처리


인터넷에서는 특히 G20 기간 일본에서 홀대 논란에 휩싸였던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G20 폐막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함께 전 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서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무능함을 성토하는 의견이 쏟아졌다.

1일 일본의 트위터 등에는 남·북·미 정상의 DMZ 회동을 지켜만 봐야했던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글이 이어졌다.

‘HON5437’ 네티즌은 “이 얼마나 비참한 아베 외교인가”라면서 “역사적인 회담이 있어도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하고 집 TV로 회담을 지켜봤다니, 아무리 봐도 모기장 밖 모기 신세”라고 한탄했다.

이 네티즌은 남‧북‧미 정상이 지난 30일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을 나서는 사진을 함께 올렸다.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이 뭔가 설명하는 문 대통령을 보며 활짝 웃고 있다. 두 정상의 뒤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엄숙한 표정으로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사진 왼쪽 상단에는 아베 총리의 사진이 합성돼 있다. 반바지와 무릎까지 오는 흰양말 차림이다. 어른스럽지 못한 아베 총리를 비판할 때 합성 재료로 곧잘 사용되는 사진이다.

트위터 캡처


이 글은 1일 오후 10시 현재 2300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1600여회 리트윗됐다. 댓글이 쏟아졌다. 대부분 아베의 빈곤한 외교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의 표정에 모든 게 담겨있다.”
“이런 격동의 시대에 (아베는) 따돌림 받는 군요. #전쟁하고싶어아베신조모기장밖”
“이런 아베 때문에 일본이 무시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을 지지하는 자민당은 이상한 것입니다. 자민당에 투표하는 일본인도 이상한 것입니다.”

“아베 ‘나도 끼워줘~’”
“일본 만이 동아시아에서 고립되는 미래는 보고 싶지 않다. 더 이상 일본의 외교를 아베에게 맡겨둘 수 없다.”
“아베의 무능을 확신하게 해준 장면이다. 일본 국내에서 좋은 교재를 요구하는 게 아니다. 글로벌 따뜻한 친구 교제를 해주길 바란다.”

“과연 아베 존재감이 없다.”
“월리를 찾아라네요. ㅎㅎ”
“그래그래~ 한심 ㅠㅠ”

“G20이 가려져 버렸다. 더구나 한국이 전면에 나섰다. 아베 정말 외교는 운이 없다.”
“잘 보면 왼쪽에 ㅎㅎㅎㅎ”
“졸업앨범 단체 사진에 결석자 취급이네”

“정말 세계에서는 이런 느낌으로 보겠지. 일본인으로서 분하다.”
“모기장 밖 모기. 올해의 유행어 대상 예감”

또다른 일본 네티즌 ‘toubennbenn’은 아베 총리의 동정을 분석하고 남‧북‧미 정상들이 DMZ에서 역사적인 회동을 할 때 아베 총리는 사저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30일 오후 3시29분 사저로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경기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자유의 집에서 회담을 마친 뒤 대화를 나누며 나오고 있다. 뉴시스


15분 뒤인 오후 3시44분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남측에 있는 자유의 집 문을 열고 나와 군사분계선(MDL)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오후 3시45분에 북측에서 걸어온 김 위원장과 MDL을 사이에 두고 악수를 나눴다. 두 정상은 북쪽으로 건너갔다 다시 남측 자유의 집 쪽으로 걸어왔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문 대통령은 오후 3시51분쯤 자유의 집 앞으로 나와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연출됐다.

아베 총리가 사저에 들어간 것은 사전에 역사적인 회동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 외무성 간부는 “미국측으로부터 남‧북‧미 정상 DMZ 회동에 대해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면서 “영상을 보는 것 외에 자세한 정보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베 패싱’ 논란은 일본의 안방, G20 행사장에서도 불거졌다.

28일 오전 G20 오사카 공식환영식 기념촬영을 앞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른손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왼팔을 툭툭 치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아베 총리가 가리키는 자리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에게 눈길을 주거나 악수를 하지 않았다. THE PAGE 영상 캡처


지난 28일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공식환영식에 다 같이 모인 각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에서 그 누구도 아베 총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도 영상을 보면 아베 총리는 멀뚱멀뚱 다른 정상들을 쳐다만 볼 뿐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살갑게 이야기를 주고받아 대조를 이뤘다.

THE PAGE 영상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손으로 문 대통령의 왼팔을 툭툭 치거나 문 대통령의 앞쪽으로 오른손을 내밀며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를 주고받는 사이 아베 총리는 어정쩡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지켜본 뒤 트럼프 대통령의 자리를 알려주는 제스처를 취했다. 트럼프는 아베 총리를 지나쳐가면서 그와 악수를 나누지도, 눈인사를 주고받지도 않았다.

일본은 G20 폐막 직후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분풀이로 반도체 제조 과정에 필요한 핵심 재료에 대한 수출 규제를 공식화했다. 아베 총리는 G20 공동성명에서 자유롭고 공평하며 차별없고 투명한 무역환경의 기본 원칙을 확인했다고 자찬했지만 ‘한국 때리기’로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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