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들 "일본 기업까지 부메랑" 아베 비판.. 미국도 우려 표명

도쿄/이하원 특파원 2019. 7. 3.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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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제보복]
마이니치 등 경제보복 역풍 언급
아베 "세계무역기구 규칙에 맞다"

일본의 주요 언론은 2일 일본 정부의 대한(對韓) 경제 제재 조치가 자유무역에 역행하는 것으로 결국 역풍(逆風)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이날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경제 제재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맞는 것이다. 자유무역과 관계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비판한 셈이다. 미국과 영국 등의 서방 언론들도 일본의 제재에 우려를 제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일 양국(兩國) 경제에 타격'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도 피해를 본다고 보도했다. 오사카의 스텔라케미화사(社)는 반도체 세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를 한국에 수출해 연간 약 120억엔의 매출을 올려 왔지만 올해는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정부) 결정으로 당혹스럽다. (정책이 바뀐 후) 수출 심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 신조 정권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주도하고 유럽연합(EU)과 경제동반자협정(EPA)을 맺으며 자유무역을 지키는 일정한 역할을 해 왔다"며 "(그러나) 이번 대한(對韓) 수출 규제는 일본의 기존 노력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조치로 전 세계에) 일본발(發) 공급 쇼크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세계경제 악화를 가속화하는 주범으로 일본이 지목되는 상황을 맞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미국과 동맹을 맺는 나라끼리 계속 각(角)을 세우는 것은 안보 협력에도 불안감을 남긴다"고 했다.

아사히신문도 "일본 기업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는 기사를 게재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 회사의 한 관계자는 이 신문에 "한국에서 반도체 생산이 줄어 (한국 기업이) 설비 투자를 보류하면 (일본 경제에) 영향이 나타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일본 정·관계 안팎에서는 아베 내각이 참의원 선거 공시일인 4일에 맞춰서 경제 제재를 발동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이번 제재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영·미권 언론들 역시 우려스러운 반응을 내놓았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전문가를 인용해 일본의 조치가 '제 발등을 찍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일본과 한국의 제조 부문이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일본 기업들에 좋지 않다"며 "유일한 승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반도체 재료 수급 불안은 반도체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도 일본의 경제 보복에 우려를 표명했다. 국무부는 1일(현지 시각)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초래된 한·일 갈등에 관한 미국 정부의 입장이 있느냐는 언론 질의에 "미국은 한국·일본과의 3자 협력을 더욱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미국은) 한국과 일본 모두의 친구이자 동맹으로서 (북핵 문제 등) 지역적 도전에 직면해 우리 3국의 양자·3자 간 강력하고 긴밀한 관계를 보장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며 "미국은 늘 공개적으로, 그리고 막후에서 우리 3국의 양자·3자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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