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유소년에 직접 약물 주사놓은 건 이여상 전 프로선수"

CBS노컷뉴스 민경남 PD, 김정훈·오수정 기자, 오민주·이상학 인턴기자 입력 2019.07.03. 09:24 수정 2019.07.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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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프로야구 선수 이여상, 약사법 위반 혐의 구속
유소년에 금지약물 투약..샤워실서 직접 주사도
학생 2명 양성..일반적 검출량 10배 검출되기도
학부모 "이여상, 약물 권하며 몸에 좋다 속였다"
식약처 압수수색 후 '야구 하고 싶냐' 학생 협박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민경남 PD (CBS 심층취재팀)

◇ 김현정> 뉴스 속으로 훅 파고드는 시간, 훅!뉴스. CBS 심층취재팀 민경남 프로듀서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 훅! 들어갈 내용은 프로야구 선수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의 약물사건이요.

◆ 민경남> 지난주 저희 훅뉴스에서 단독보도 했던 내용, 청취자 여러분도 기억하시죠? 전직 프로야구선수가 운영하는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선수들에게 스테로이드 등 금지약물을 투약했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일단 어제 오후 이 전직 프로선수이자, 야구교실 대표가 결국 구속됐습니다.

◇ 김현정> 사실 저희가 지난번 단독보도를 하면서 이 야구교실 대표는 끝까지 부인하는 음성을 들었잖아요. 결국 어제 구속이 됐습니다. 오늘 훅뉴스에서는 보다 훅 들어가는 내용 준비하신 거죠?

◆ 민경남> 그렇습니다. 오늘 훅뉴스는 이 인물의 실명과 함께 혐의점들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취재 결과까지 전해드리려 합니다. 심층취재팀에서는 다각도로 검토한 끝에 이 전직 프로야구 선수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고요.

◇ 김현정> 어젯밤 언론에서는 구속사실까지는 보도가 됐는데 실명 공개는 어느 곳에서도 없었습니다. 저희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직 프로야구선수의 실명을 공개하는 게 맞겠다고 결정을 했습니다. 누굽니까?

◆ 민경남> 2006년에 삼성라이온스에 입단해서, 한화이글스를 거쳐서, 롯데자이언츠에서 2017년에 은퇴했던 인물입니다. 야구팬들은 벌써 떠올리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바로 이여상 전 선수입니다.

◇ 김현정> 이여상 전 선수. 포지션은 내야수였구요. 야구팬들이면 아실만도 한데.

전직 프로선수 이여상이 운영하는 서울 송파구의 야구교실
◆ 민경남> 저희들이 실명까지 공개하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여상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확인해보니 그 내용이 상당히 무겁고 추가 피해가 나올까 우려됐기 때문입니다.

◇ 김현정> 식약처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면서요.

◆ 민경남> 그렇습니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이라는 곳인데요. 식약처도 야구교실 안에서 이뤄지는 일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전언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동안 스테로이드가 종종 문제가 되긴 했습니다만 프로선수 출신이 구속되는 건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수사기관조차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도대체 어느정도길래 그랬을까 짚어볼 텐데요. 우선, 야구교실에서 투약이 이뤄졌다고 했잖아요. 약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판매했다? 아니면 직접 투약까지 했다? 어디까집니까?

◆ 민경남> 모두 맞습니다. 약을 권유했고, 판매했고, 투약을 지도했고요, 가장 충격적인 건 심지어 이여상 본인이 유소년 선수들에게 직접 주사까지 놓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유소년이라면서요 10대. 지도자가 직접 주사를 놨다고요? 병원에서 하는 것처럼요?

◆ 민경남> 네. 이여상은 유소년 선수들의 투약 스케쥴을 짜서 투약을 했고요. 마치 병원에서 하는 것처럼 주사제를 주사기에 넣어서 선수들의 엉덩이에 직접 주사했다고 하네요.

◇ 김현정> 직접 주사면, 단순히 약 소개하고 판매하는 문제를 넘어서는 것 아닙니까? 주사 놓은 장소는 어디에요? 야구교실 안입니까?

◆ 민경남> 야구교실이 지하인데 학생들이 훈련을 하는 공간 바로 옆에 샤워실이 있습니다. 샤워실은 문이 없이 커튼으로 가리게 되어 있는 구조이고요, 커튼 한 장 뒤에서 투약이 이뤄진 겁니다. 이여상에게 스테로이드 주사를 직접 맞은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 부모님의 이야기, 음성변조로 들어보시죠.

[녹취 : 학생 부모]
"이여상씨가 직접 놨죠 당연히. 애들한테 직접 맞혔으니까. 아파서 도무지 맞기 싫어해도 엄살이라고 강제로 맞힌 거예요."

◇ 김현정> 맞기 싫다고 해도 엄살이라고 강제로 맞췄다? 이거 아직은 주장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충격적이네요.

◆ 민경남> 네. 이여상이 주사를 놓던 약물은 테스토스테론 계열의 약물 두 종류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주사를 맞아본 학생들은 '한 종류는 유독 아프고, 한 종류는 거의 아프지 않더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이게 야구교실인가 병원인가, 약국인가 싶은데. 당황스러운데 관련 면허도 없잖아요?

◆ 민경남> 당연히 면허는 없고요. 이여상은 무슨 전문가인양 스케줄까지 짜서 투약을 했지만, 실제 투약은 막무가내로 이뤄졌습니다. 한 유소년 선수의 경우는 도핑테스트에서 문제가 되는 성인들의 검출치, 그 10배에 가까운 약물성분이 확인되기도 했다는 전언입니다. 검사 담당자 이야기입니다.

[녹취 : 도핑검사 담당자]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높게 나왔다는 건 팩트인 것 같다. 일반적인 시료들에서 만약 다른 선수들한테서 그 물질이 나왔다고 한다면 그 시료들과 비교해봤을 때 높게 나온 것 같다."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의 내용과 관련 없음.
◇ 김현정> 한창 성장하는 유소년 학생들인데 건강에 특히 해로운 것 아니에요?

◆ 민경남> 물론입니다. 대표적인 부작용으로 심혈관질환이나 성기능장애를 들 수 있는데요.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유소년 선수들의 경우 성장판이 빨리 닫힐 우려도 있습니다.

◇ 김현정> 참 간도 크네요. 이런 약들을 샤워실에서 커튼 하나 쳐놓고 직접 놔줬다?

◆ 민경남> 투약뿐 아니라 각종 금지약물도 대놓고 보관해왔습니다. 야구교실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약품들은 야구교실 안 선반에 누구나 볼 수 있는 위치에 버젓이 놓인 채로 보관됐었다고 합니다. 여기엔 앞서 말씀드린 주사제 외에도, 스타노조롤 등 알약 형태로 먹는 스테로이드 약물 두 종류가 있었고. 또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에페드린과 태반주사 같은 약품도 있었습니다.

◇ 김현정> 주사제 말고도 다양한 종류의 약들이 있었군요. 여기 무슨 불법 약국입니까?

◆ 민경남> 알약 형태의 먹는 스테로이드를 투약할 때 이여상은 '프로틴 먹자, 단백질 먹자' 이런 식의 표현을 쓰곤 했다고 합니다. 정상적인 보충제인양 이야기한 거죠. 그 외에 에페드린과 같은 약물은 복부에, 배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약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유소년 선수들이나 그 학부모들은 이 약의 위험성, 불법성을 알았던 겁니까?

◆ 민경남> 학생들의 부모의 주장은 이여상이 처음에 학부모들에게 금지약물을 권유하면서 피로회복제나 프로틴, 그러니까 단백질 보충제인 것처럼 소개했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죠.

[녹취 : 학생 부모]
"저희가 안 한다고 했어요. 처음부터 안 한다고 했더니 '이건 트레이너를 통해서 미국에 있는 교수님이 가져오는 거라 전혀 건강에 해롭지 않고 건강에 좋은 거다. 프로 선수들도 그렇고 아는 애들은 자기들끼리 너무 좋아서 자기들끼리 맞는 것이다. 먹는 그런 약이다' 이렇게 얘기를 한 거예요."

◇ 김현정> 피해학생 아버지 말씀. 프로선수 출신이 문제가 없는 거라고 권유하니, 학부모들 입장에서도 '그런가 보다'하고 허락을 했을 수 있겠네요.

◆ 민경남> 물론 일부 학생은 당장의 기량을 높이려 알고서도 투약했던 사례도 없진 않을 것 같은데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부분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야구교실 측이 이 약물들과 관련해서 폭리를 취한 정황도 포착했습니다. 학생들에게 터무니없이 비싼 약값을 받아 챙긴 것으로 의심이 되는데요.

◇ 김현정> 금지약물을 투약한 것도 모자라서 폭리를 챙겼다?

◆ 민경남> 스테로이드 같은 금지약물을 투약할 때는 보통 1~2개월 정도의 시간을 한 사이클로 보고 계획을 세워 투약하는데요. 학부모들은 한 사이클 당 200~300만원의 고액을 지불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취재해보니, 이 약물들은 마음만 먹으면 10~20만원대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물건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일반인으로서는 정확한 가격을 알기도 어려우니 몇백만원을 내라고 하면 낼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 민경남> 그러니까 이 야구교실의 금지약물 투약이 '학생들을 위해서'였다기 보다는 순전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의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 김현정> 학생들의 기량을 위해 투약했다고 해도 문제고 심지어 폭리까지 취했다면 더욱 말이 안 되는 상황.

◆ 민경남> 네. 또 취재 과정에서 이여상이 유소년 학생들에게 각종 식품류, 단백질 보충제나 닭가슴살 만두 상당히 많은 양을 강매한 정황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전해집니다.

◇ 김현정> 금지약물에 폭리에 물건 강매까지. 또 한 가지 핵심적인 부분이 금지된 스테로이드 약물들은 어떤 경로로 사들인 건지도 파악되나요?

◆ 민경남> 이 약품들은 주로 택배를 통해서 야구교실로 배달됐습니다. 택배상자에 '보내는 사람'이 적혀 있잖아요. 이걸 보면 부산에서 활동하는 보디빌더이자 피트니스클럽 대표인 A씨 이름이 적혀있었다고 합니다. 금지 약물의 유통에 대해서는 더 수사가 필요해 보이네요.

◇ 김현정> 어딘가 약품 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는 거네요. 식약처 수사가 필요한 부분. 이여상은 모르쇠 전략을 취해왔잖아요?

식품의약품안전처(사진=연합뉴스 제공)
◆ 민경남> 네. 이여상은 식약처 조사 때는 물론 저희 팀의 취재과정에서도 일관되게 금지약물 투약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이른바 '잡아떼기 전략'. 이여상 본인의 말로 들어보시죠.

[녹취 : 이여상]
"그런 사실이 전혀 없는데. 식약처에서 맞다고 얘기했을 때, 제가 반론할 수는 없는 거예요? 저는 진짜로 안했는데. 그럼 이거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예요 기자님? 여쭤보고 싶네요."

◇ 김현정> 그러니까 원래는 수사결과가 나와도 끝까지 혐의를 부인을 하겠다는 계획이 있었던 걸로 추측되네요? 잡아떼기 전략이 확실하네요. 또 궁금한 거 하나. 이 야구교실 문 닫았습니까?

◆ 민경남> 아뇨, 의혹이 제기되고 수사가 진행되는데도, 야구교실은 정상운영 중이었습니다.

◇ 김현정> 물론 유죄판결이 난 건 아니에요. 하지만 구속까지 된 상황, 의혹이 가득하고 유소년까지 상대하는 상황에서 야구교실이 정상운영이 되기 때문에 저희가 여러분 판단하십시오라는 근거로 실명을 공개하는 겁니다.

◆ 민경남> 불과 지난 주말까지도 이여상은 자신이 운영하는 어린이 야구단 회원들을 상대로 직접 수업을 했고, 한달치 회비를 받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이여상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한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정확한 실태를 몰라서 추가적인 피해를 입는 경우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거죠. 게다가 관련된 증언을 막으려 시도까지 했다는데요.

◇ 김현정> 심지어 회유를 시도한 정황. 어떻게요?

◆ 민경남> 네. 수사기관에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는 학생의 학부모를 회유하려고도 했고 심지어 협박을 하는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합니다. 학부모 이야기입니다.

[녹취 : 학생 부모]
"저희가 식약처에 진술을 다 한다고 하니까 무슨 뒷배가 있는 것처럼 야구를 계속 하려면 자기 말을 들어야 하니 어쩌니 하면서, 00한테 전화해서 느닷없이 '너 중학교 때부터 부모가 계속 한약을 20가지 이상 먹였잖아.' 그러더라고요. 그러고나서 2~3일 후에 자기가 000 총재를 만나는데 '야구하고 싶지? 그럼 부모님 설득해서 얘기하지 말라고 해'. 애한테 뭐하는 짓이에요."

◇ 김현정> 한약 이야기는 뭐예요? 한약을 20가지 먹였잖아?

◆ 민경남> '한약을 먹어서 스테로이드 성분이 검출됐다'는 취지의 거짓 증언을 학생에게 종용을 한 겁니다. 이래놓고서 아이들을 위해 스테로이드를 투약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 김현정> 이런 이유로 더 큰 피해를 막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실명공개를 결정하게 됐다는 점 다시 한 번 강조해 드리고요. 금지약물 양성 확정된 선수가 식약처 발표 보니 지금까지 2명이라던데. 이 선수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 민경남> 도핑방지위원회에서 투약의 자발성 등을 검토해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당장 올해 고교리그 공식경기에서 활동하는 것은 일단 불가능해보입니다.

◇ 김현정> 중요한 시기에 야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선 거예요. 어린 선수들이 이런 일을 겪는 게 참 안타깝고, 이여상의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 할 텐데요. 우려가 되는 건 다른 곳들 더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거예요.

◆ 민경남> 식약처는 금지약물을 투약해온 유소년 선수들이 더 있지는 않은지, 다른 야구교실들은 어떤 상황인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금지약물의 유통 경로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김현정> 훅뉴스팀도 계속 이 내용 추적해보면 좋겠네요. 여러분도 적극적인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상황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보기로 하고. 민경남 피디 수고하셨습니다!

[CBS노컷뉴스 민경남 PD, 김정훈·오수정 기자, 오민주·이상학 인턴기자] newsshow98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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