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가리킨 의문의 '흰옷 남성', 통화해봤더니..

송락규 2019. 7. 5.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달 24일 아침부터 삼척 해경파출소에 방문해 CCTV를 꼼꼼히 살펴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지난달 15일 북한 선박의 삼척항 접안 당시 인근 방파제에 서성이던 흰옷 입은 사람의 행동이 수상하다며 해경에 조사를 당부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흰옷 입은 사람 조사해야겠네요. 흰옷 입은 사람의 행동은 상식적이지 않잖아요?"

지난달 24일 아침부터 삼척 해경파출소에 방문해 CCTV를 꼼꼼히 살펴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말입니다. 지난달 15일 북한 선박의 삼척항 접안 당시 인근 방파제에 서성이던 흰옷 입은 사람의 행동이 수상하다며 해경에 조사를 당부했습니다.

해군 참모총장 출신인 김성찬 의원도 같은 인물을 가리키며 "뭔가를 상당히 확인하는 것을 보면 일반인이 아닌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해경에서 가만히 둘 게 아니라 민간인인지 경찰인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해경은 야당 원내대표의 말을 흘려듣지 않았습니다. KBS 취재 결과 발언 이틀 만에 해경은 '흰옷 입은 남성'의 신원을 확인, 당시 현장에 왜 있었는지 등을 조사했습니다. 해경 조사 결과, 해당 남성은 삼척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J씨로 밝혀졌습니다.

'흰옷 입은 남성'으로 지목된 J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J씨는 "새벽 6시에 집 앞 봉황산으로 운동을 갔다가, 경찰이 왔길래 궁금해서 방파제로 넘어갔는데 그걸 보고 수상하다고 하니 황당하고 불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면 진상이 뭔지 확실히 알고 이야기를 해야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한 마디 뱉으니까 사람을 며칠씩 고생시키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J씨와의 일문일답입니다.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의 삼척항 접안 당시 인근 방파제에 갔던 이유는?
"아침에 새벽 6시마다 집 근처 봉황산으로 운동 다닌다. 바다 쪽을 보니까 어선이 와서 경찰이 조사하고 있길래 궁금해서 방파제로 넘어갔다. 그런데 지난주에 나경원 원내대표랑 의원 여럿이 와서 CCTV에 찍힌 내 모습을 보고 수상하다고 했다고 전해 들었다."

-이후에 해경 조사까지 받았다고?
"이틀 만에 해경에서 조사를 나왔다. 솔직히 국회의원이 확인하라고 하니까 조사 나선 해경도 이해는 되지만 현장 나가서 일해야 하는 처지에서 번거로웠다. 내가 집도 여기고, 직장도 여기인데 못 해줄 건 없지만, 해경에서도 자꾸 위에서 말이 나오니까 어쩔 수 없다고 확인한 것 같다."

-한국당 의원들이 '흰옷 입은 남성' 수상하다고 했는데?
"어이가 없는 거지. 솔직히 국회의원이 여기(삼척항)에 대해 얼마나 잘 안다고. 해경이나 해군이 다 아는 거지. 주민이 산책 나온 거를 가지고 수상하다고 하니 그게 더 황당하고 불쾌했다. 집 앞에 살짝 나갔는데 카메라 찍혔다고 수상하다고 하면 내가 뭐라고 해야 하나?"

-주민으로서 의심받았는데, 현재 심경은?
"정치인이면 진상이 뭔지 확실히 알고 이야기를 해야지,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서 한 마디 뱉으니까 사람을 며칠씩 고생시키는 건지 모르겠다. 나도 그렇지만 해경도, 기자들도 그렇고. 정치인이면 진상이 뭔지 정확히 알고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