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건물붕괴' 현장서 '명함·인증사진' 남긴 한국당 당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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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을 '얼굴 알리기' 기회로 활용한 정치인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위에 올랐다.
4일 오후 5시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현장에 전옥현 자유한국당 서초갑 당협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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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고 현장을 '얼굴 알리기' 기회로 활용한 정치인의 부적절한 처신이 도마위에 올랐다.
4일 오후 5시께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현장에 전옥현 자유한국당 서초갑 당협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 위원장이 나타나자 현장에 있던 같은 당 소속 구의원이 자연스럽게 동행하며 상황 설명에 나섰다. 자신의 지역구에서 발생한 사건에 그가 관심을 갖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현장에서 보여준 행태는 그의 현장 방문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전 위원장은 현장에 모여든 주민들에게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며 명함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또 사고 현장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찍기도 했다. 당시엔 건물 외벽이 차량을 덮치며 발생한 매몰자 구조작업이 한창이었다. 사진을 대신 찍어주던 구의원은 "한 장 더 찍으시죠"라며 추가 촬영을 권하기도 했다. 전 위원장은 명함 돌리기와 인증샷 확보 외 사고와 관련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채 30여분 만에 현장을 떠났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사고 현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 간 것이고, 사고 당시 상황을 알고 싶어서 일부 주민에게 명함을 준 것 뿐"이라며 "사진은 현장을 둘러봤다는 것을 추후에라도 증명을 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시절 2008년부터 2009년까지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지냈다. 이후 주홍콩 총영사를 역임했으며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자유한국당 국가안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치인이나 고위공직자의 사고현장 기념촬영 논란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201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윤일병 폭행사망 사건'이 일어난 부대를 찾아 기념촬영을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들은 부대 지휘관ㆍ장병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는 포즈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편 잠원동 철거 건물 붕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건물 외벽이 무너지며 인근 도로를 덮쳤고, 차량 1대가 매몰되고 3대가 파손됐다. 매몰된 차량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이 숨지고, 30대 남성은 크게 다쳤다. 특히 이 둘은 내년 2월 결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지며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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