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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때리기→우익 결집→지지율 상승..다시 반복되는 '아베 공식'

안승진 입력 2019.07.05. 17:23 수정 2019.07.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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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세 인상에 불안한 아베.."한일 갈등으로 보수표 결집 의도"
일본은 한국으로의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조치에 대한 배경으로 지난해 10월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들고 있다.  지난 3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국은) 약속(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을 지키지 않는 국가”라며 “우대조치를 취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이 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경제보복 조치의 실질적 배경은 곧 있을 일본 참의원 선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소비세 인상 발표로 자국민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한일 갈등 이슈로 보수유권자를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 10월 소비세 인상 발표에 불안한 자민당
 
일본 정부는 지난달 21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오는 10월부터 소비세율을 현행 8%에서 10%까지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본 국민들은 △2014년 소비세가 5%에서 8%로 인상됐을 때 가계소비가 줄어들었던 경험 △ 지난 3월 경기일치지수도 전월대비 0.9%포인트 떨어진 점 △ 철도요금 등 생활물가 인상이 예고돼 있는 점 △ 최저임금을 전국평균 시급 1000엔(한화 1만800원) 수준으로 조기에 인상하겠다는 정부 발표 등을 볼 때 내수 감소가 예상된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세계은행(WB)도 내수 감소 전망 등을 이유로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하향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는 21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는 장기집권 여당인 자민당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NHK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2주 새 6%포인트 하락한 42%를 기록했다. 자민당 지지율도 5.1%포인트 떨어져 31.6%로 나타났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공적연금 보장성과 소비세 인상문제가 꼽히면서 자민당에게 위기가 찾아왔다는 분석이다.
 
◆ 보수표 결집 위해 “평화헌법 개헌”, “한국 수출 규제”
 
아베 총리는 자신의 숙원인 평화조항(일본헌법 제9조 1,2항) 개헌을 강조하며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평화조항에는 일본이 긴밀한 관계의 동맹국이 제3국의 무력공격을 받을 때 공동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집단적 자위권’의 권리를 갖지만 직접 행사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그동안 아베 총리는 개헌을 통해 자국 군대인 ‘자위대’의 존립근거를 마련하고 군대를 보유한 ‘정상국가’로서 변화를 꾀했었다.
 
보수표 결집 전략 일환으로 개헌과 함께 꺼낸 카드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을 근거로 한 ‘한국 반도체 부품 수출규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일본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니치 신문은 지난 4일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통상국가의 이익을 손상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베 정권이 한국에 강경 자세로 임해 보수층에 호소하려는 노림수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며 “눈앞의 인기를 얻고 장기적인 국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 신문도 다음날 “한국 정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를 계기로 반도체 소재를 비롯한 부품·장비 개발에 약 6조원을 투입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서두르고 있지만 기술력 등의 문제로 한국 기업이 이 3가지 품목을 당장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의 탈일본화를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본학)는 5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대법원 판결 이후 우리가 한 행동이 없는데 신뢰관계가 무너졌다고 하는 건 일본이 한국 길들이기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아베 총리의 외교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외부의 적을 설정해놓고 내부결집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한일관계에 대해 일본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고 불만도 크지 않다”며 “선거에 따른 행동이고 국내 기업에 큰 타격이 없다면 정부가 예고한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정도하고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우리 정부의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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