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생소한 알래스카에 31도 폭염..주민들 공포에 떤다

이민정 입력 2019. 7. 6. 01:53 수정 2019. 7. 6.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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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주 알래스카 빙하(왼쪽)와 주요 도시 앵커리지 시민들. [프리큐레이션, AP=연합뉴스]
지구촌 곳곳이 극한 고온 날씨에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스페인 등 유럽은 지난 6월 40도를 넘는 '이른 폭염'으로 평균 기온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냉대기후 지역인 미국 알래스카주도 30도가 넘는 기록적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평균 기온 50도가 넘은 인도에서는 100여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북아메리카 최북단 북서쪽 끝에 위치한 미국 알래스카주가 최근 31도가 넘는 최고 기온을 경신한 데 이번 주말 30도가 넘는 이례적 고온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래스카의 최고 기온 기록은 약 50년 만이다. 지난 1969년 6월 14일 앵커리지 국제공항 기준 29.4도로 최고 기록을 세운 바 있다. NWS는 지난 3일(현지시간)부터 오는 8일까지 5일간 매일 기온이 오르며 최고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알래스카가 여름이 아닌 겨울 주(州)여서 주민들의 여름 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페어뱅크스대학의 기후 연구원인 브라이언 브렛슈나이더는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알래스카 주택들은 겨울 날씨를 위해 설계돼 있다"며 "에어컨이 없기 때문에 낮 동안 뜨거워진 열기를 밤에 식히는 과정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5일 미국 알래스캐주 앵커리지의 한 호수에서 시민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알래스카는 이례적으로 높은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는 이른 폭염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델리는 최고기온이 48도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라자스탄의 사막 도시추루는 최고 50.6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마하라슈트라·마디아프라데시 등 주요 도시 역시 평균 기온이 45도 이상을 기록했다. CNN에 따르면 인도 북부와 중부·서부에서는 지난달 폭염으로 100여명 이상이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유럽도 '찜통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독일·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의 기온은 최근 40도를 육박했다. 프랑스 남동부 갈라르그 그 몽퇴의 경우 지난달 28일 관측 사상 최고인 45.9도를 기록했다.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대륙 6월 기준 평균 기온은 1999년 이후 20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는 폭염 현상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지목했다. 유럽의 경우 일차적으로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지만, 지구온난화가 근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알래스카주의 고온 현상 역시 주 상공을 덮고 있는 고기압에 의한 '열돔'(뜨거운 공기가 지면에 갇히는 현상) 때문이지만 역시 기후변화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기후학자인 릭 토먼은 "기후변화가 원인은 아니지만, 영향을 주는 요인은 된다"며 "고기압, 해수면 온도 상승 등 다른 요인들과 합쳐져서 이러한 극단적이고 전례 없는 날씨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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