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방부는 '북한은 적' 삭제했지만..따르지 않은 일선 부대

2019. 7. 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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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내부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 주한미군의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 북한의 노선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내부의 적 , 종북세력이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됩니다 ."

군인권센터가 제공한 해당 부대의 정훈교육 자료를 보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현존하는 위협의 실체이자 우리의 명백한 적(敵)이다" "북한 정권의 대남적화전략과 3대 세습독재체제, 가중되는 경제난과 최악의 인권유린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실상과, 종북세력의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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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국방부 군 정신전력교육 기본교재서
'북한=적' '종북세력은 내부의 적' 뺐지만
일선부대에 최근 배포된 '모범답안'에 그대로 담겨
군인권센터 "변화된 안보상황 반영 못해"

“우리 사회 내부에는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고 , 주한미군의 철수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 북한의 노선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내부의 적 , 종북세력이 있어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됩니다 .”

“북한은 불리할 때는 위장 평화공세로 힘을 비축하고 유리할 때는 기습도발을 하는 화전양면전술을 구사하고 있는데, 이는 상황의 유불리에 따른 전술적 변화일 뿐, 북한의 ‘한반도 공산화’라는 대남적화야욕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육군 일부 부대의 정훈교육 자료. 육군본부가 2017년 1월께 배포한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군인권센터 제공.

국방부는 지난 3월 ‘북한군·북한정권은 적’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세력’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새 정신전력 교육 기본교재를 발간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부대 정훈교육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선 부대에서는 여전히 군 간부를 대상으로 ‘종북세력은 내부의 적’이라는 내용이 담긴 시대착오적인 안보관을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일부 부대에서 지난달 초 군 간부 대상 정신전력평가 전 사전 배포한 모범답안. 군인권센터 제공.

군인권센터는 7일 “지난달 초 일부 육군 부대에서 군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전력평가에서 ‘내부의 적인 종북세력에 각별한 경각심이 요구된다’와 같은 내용이 모범답안으로 사전 배포됐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로 들어온 복수의 제보 내용을 종합하면, 이들 부대에서는 ‘군인정신 향상’을 위해 매주 부대 정훈교육을 실시하고, 1년에 2번가량 정신전력평가를 치른다. 정신전력평가 결과는 인사고과나 부대평가 등에 반영되는데 정훈과 쪽에서 사전 배포한 모범답안 대로만 적어내면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군 간부들은 종북세력이 적으로 명시된 모범답안을 통으로 암기한 뒤 답안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들 부대에서는 매주 이뤄지는 부대 정훈교육 때도 북한이나 종북세력을 적으로 규정한 문구가 적힌 2017년 육군본부 배포 자료를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가 제공한 해당 부대의 정훈교육 자료를 보면,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현존하는 위협의 실체이자 우리의 명백한 적(敵)이다” “북한 정권의 대남적화전략과 3대 세습독재체제, 가중되는 경제난과 최악의 인권유린으로 고통받는 북한 주민의 실상과, 종북세력의 위험성을 직시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 정신전력평가 모범답안에 등장한 ‘종북세력은 내부의 적’이라는 문구 또한 교재에 포함되어 있었다.

군인권센터 쪽은 이러한 정훈교육 및 정신전력평가 내용과 관련해 “일선 부대에서 이뤄지고 있는 정훈교육이 변화된 안보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혜린 군인권센터 간사(예비역 해병대 대위)는 “정훈교육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교육이다. 매주 이런 내용을 가르치는 데다 정신전력평가까지 비슷한 내용을 암기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입에서 ‘종북은 적’이라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방 간사는 또 “내용 자체도 문제지만, 군 간부는 정책 분야로 나가거나 국군의 작전계획을 수립할 사람들이다. 그들이 달라진 안보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 안보관을 인식의 저변에 깔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정훈교육과 정신전력평가는 더욱 문제적”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런 지적에 대해 “국방부에서 새 교재가 발간된 이후 ‘북한은 적’이라거나 ‘종북세력은 내부의 적’이라는 내용이 나온 교육자료를 배포한 적은 없다”며 “다만 정신전력평가에 대해서는 평가 항목을 최신화하지 못한 점이 있어서 일부 부대에서 ‘종북세력’이 포함된 내용을 활용했다. 개편된 기본교재에 근거한 개선된 평가 항목을 조기에 하달해 활용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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