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일본이 금융 보복해도 문제 없다"
[경향신문]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이 일본의 보복조치가 금융 분야로 확대되더라도 국내 경제의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학동의 한 식당에서 금융위원회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를 열고 “일본계의 자금 동향을 보고 있고 일본이 향후 어떤 조치를 할 지 모르겠지만 최악의 경우 롤오버(만기 연장)나 신규대출을 하지 않더라도 대처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는 돈을 빌리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우리 거시경제가 안정돼 있고 금융기관의 신인도도 매우 높아서 (일본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얼마든지 빌릴 수 있다”면서 “일본의 국내 직접투자 자금 회수는 어렵다고 보고 주식·채권 시장 투자자금을 회수하더라도 큰 영향이 없고 송금 제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미쓰비시파이낸셜그룹 등 일본계 은행의 국내 총여신은 지난해 9월말 기준 약 21조원이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총여신인 77조9000억원의 27.1%로 중국계 은행(34.3%)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일본인의 국내 상장주식 보유 규모는 지난 5월말 기준 12조471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의 2.3% 수준이다.
최 위원장은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국은행의 금리인하를 우회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부총리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얘기인데 (한은을 압박했다는 비판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 여부) 결정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독립적으로 한다”면서 “다만 이미 금리가 충분히 낮은데다 대출규제가 있어 투자나 소비 측면에서 금리를 인하해도 파급효과는 한계가 있고 이에 재정정책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채무비율 40%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쌀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먹지 말고 굶어 죽자는 얘기”라면서 “쌀을 먹고 힘을 내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인가심사를 다시 하기로 한 인터넷전문은행은 “당초 올 3분기에 신청을 받아서 4분기에 심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는데 10월까지 신청받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이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서는 “(원매수자 중) 몇 가지 면에서는 괜찮은데 한두가지가 부족하다면 보완해주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에어부산 등의 분리매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최 위원장이 조만간 총선 출마를 위해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개각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모르고 언제까지일지 모르지만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평소 국회의원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회의원을 한다면 고향(강원 강릉)에서 (출마)해야지 비례대표를 원한다는 보도는 나를 비겁한 사람으로 몰아서 깎아내리는 악의적인 보도”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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