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그리스 총선서 중도우파 신민당 완승..치프라스, 패배 인정(종합2보)

2019. 7. 8.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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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 약 40% 득표..과반 의석 확보해 단독정부 구성할 듯
새 총리 유력 미초타키스 "그리스, 고통스러운 시대 벗어나 재도약"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실시된 그리스 총선에서 중도우파 신민주당(이하 신민당)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완승을 거두고 5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가 60%가량 진행된 상황에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대표가 이끄는 신민당은 39.7%를 득표, 31.5%의 표를 얻는 데 그친 시리자를 압도했다.

그리스 총선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은 뒤 손을 번쩍 치켜 든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신민당 대표 [AFP=연합뉴스]

신민당은 이로써 전체 의석의 절반을 훌쩍 넘는 약 158석의 의석을 얻어 다른 정당과의 연합 없이 자력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현재 144석의 의석을 가진 집권 시리자는 86석의 의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제2당으로 전락하게 됐다.

미초타키스 신민당 대표는 승리가 사실상 결정되자 TV 연설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그리스는 고통스러운 시대를 벗어나 자랑스럽게 재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미초타키스 대표에게 축하 전화를 했다고 말하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국민의 결정을 존중한다. 우리는 책임있고, 역동적인 야당의 역할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7일 저녁 아테네에서 총선 패배를 인정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선거 출구조사에서는 중도좌파 정당인 변화를 위한 운동(KINAL)이 득표율 6∼8%, 공산당(KKE)이 5∼7%로 신민당, 시리자의 뒤를 이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기성정당에 대한 심판 분위기에 편승해 원내 제3의 정당으로 약진했던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은 의석 확보의 하한선인 득표율 3%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나치를 추종하는 황금새벽당은 최근 살인과 폭력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는 등 구설에 휘말린 끝에 몰락 수순을 밟게 됐다.

긴축을 강요하는 국제채권단에 반발해 치프라스 내각의 첫 재무장관직을 내던진 경제학자 야니스 바루파키스가 긴축 반대와 경제 정의를 기치로 내걸고 창설한 범유럽 정당 'MeRA25'은 9석의 의석을 얻어 원내에 진입에 성공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전직 언론인이 설립한 극우·친러시아 성향의 신생정당 '그리스 해법'은 10석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당초 10월께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치프라스 총리는 지난 5월 유럽의회 선거와 이어진 지방선거에서 시리자가 참패하자 총선을 3개월가량 앞당겼다.

이번 총선 전 발표된 일련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신민당은 시리자를 지지율에서 약 10%포인트 차로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나 일찌감치 정권 교체가 점쳐진 바 있다.

7일 아테네의 투표소에서 총선 투표를 하고 있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AFP=연합뉴스]

그리스 채무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5년 1월, 변방에 머물던 시리자의 총선 승리를 이끌고 그리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킨 치프라스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가 확정될 경우 4년 반 만에 권좌에서 내려오게 된다.

치프라스 총리는 재임 기간 그리스의 구제금융 체제 종식을 이끌고, 27년 간 나라 이름을 둘러싸고 분쟁을 겪던 이웃나라 북마케도니아와의 갈등을 해소하면서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서는 인정을 받았으나, 정작 본국에서는 오랜 긴축에 지친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받는 데 실패했다.

그리스는 작년 8월에 8년에 걸친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를 졸업한 뒤 최근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서고, 실업률이 하락하는 등 경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구제금융의 그늘이 워낙 짙어 국민들이 경제 호전을 좀처럼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당초 국제채권단이 요구하는 긴축을 거부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총선에서 승리한 치프라스 총리는 총리직에 오른 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등 그리스 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해 공약을 뒤집고 채권단의 더 강화된 긴축안을 수용해 국민적 반발을 샀다.

이날 선거 결과는 이런 그의 공약 파기에 대한 대중의 심판 정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세금 인상과 연금 삭감 등 재임 기간 그가 밀어붙인 일련의 긴축 정책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쌓이고, 국명을 둘러싸고 오랫동안 분쟁을 이어온 이웃나라 북마케도니아와 합의안을 도출한 것도 대다수 국민의 반감을 사며 지지율 하락의 요인이 됐다.

출구조사 결과처럼 신민당의 승리가 확정될 경우 정치 명문가 출신의 미초타키스 대표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그리스 보수파의 거두로 1990∼19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 전 총리의 아들인 그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한 뒤 국제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의 컨설턴트 등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부친의 뒤를 이어 정치에 뛰어들었다.

국제채권단의 구제금융 체제 아래에 놓였던 2013∼2015년 안토니스 사마라스 내각에서 개혁행정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공공 부문 일자리를 대폭 삭감한 전력을 지닌 그는 경제성장과 외국인 투자, 세금 인하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해 지지세를 불려왔다.

그동안 그리스 정계를 주물러 온 기성정당 신민당이 그리스의 재정위기와 구제금융 사태를 부른 데 책임이 있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감을 등에 업고 신민당 대표를 맡은 지 3년 반 만에 정권 교체를 눈앞에 두게 됐다.

시장 친화적 성향의 미초타키스의 집권이 유력해졌다는 전망에 이번 선거를 앞두고 그리스 채권 금리는 하락하고, 주식은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기도 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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