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몰 추천' 지그재그, 어떻게 女心 사로잡았나

민지혜 입력 2019. 7. 8. 17:41 수정 2019. 7. 9.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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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누적 거래액 1.3兆
3500개 여성 패션 쇼핑몰 중
나이·패션 스타일 맞춰 알려줘
이용자 절반 이상이 10~20대
연내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

[ 민지혜 기자 ]의류 쇼핑 앱(애플리케이션) 지그재그를 켜면 ‘올해 나이를 알려주세요. 나이에 맞는 편리한 쇼핑을 도와드릴게요’라는 문구가 뜬다. 나이를 입력하면 첫 화면에 또래 여성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몰이 한눈에 들어온다. 30대 후반으로 선택하자 1, 2위는 신발 쇼핑몰인 사뿐, 분홍코끼리, 3위는 레깅스 전문 브랜드 젝시믹스, 4위 착한구두 등이 나온다.

여성 의류쇼핑몰 지그재그가 서비스 시행 4년 만에 누적 거래액 1조3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첫 화면과 순위표에 급성장의 비결이 담겨 있다.


딱 맞는 쇼핑몰 찾아주기

지그재그는 2015년 6월 시작됐다. 아이디어는 단순했다. ‘동대문에서 옷을 떼어다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 수천 개 있는데 소비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쇼핑몰을 찾아갈까.’

지그재그를 운영하는 크로키닷컴의 서정훈 대표(사진)는 “소비자가 옷을 사는 데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쇼핑몰을 안내해주는 게 첫 번째 목표였다. 서 대표는 “의류 쇼핑몰 창업자들이 자신의 연령대, 취향에 맞는 옷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쇼핑몰마다 고유의 스타일이 있다는 데 착안했다”고 말했다. 10대·20대·30대 등 쇼핑몰 창업자의 나이에 따라, 또 즐겨 입는 옷 스타일에 따라 다른 옷을 판매하는데, 이런 옷을 찾는 소비자와 1 대 1로 매칭해주는 서비스가 지그재그의 핵심 경쟁력이다. 지금은 유행이 된 ‘큐레이션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이 편리성 때문에 앱을 이용하는 사람이 1700만 명이 넘었다. 지그재그에 들어와 물건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3500개에 이른다.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가 핵심

나이를 입력한 뒤 쇼핑몰 필터를 통해 의류 가방 슈즈 란제리 액세서리 비치웨어 패션소품 등 카테고리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스타일을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페미닌, 모던시크, 심플베이직, 러블리, 로맨틱, 오피스룩, 럭셔리, 할리우드 스타일 등 15가지로 세분화했다. 이 중 페미닌, 모던시크, 심플베이직, 유니크, 오피스룩을 선택하자 첫 화면에 보이는 쇼핑몰 순위가 바뀐다. 원하는 스타일의 쇼핑몰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서 대표는 “기존에는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찾으려면 포털 사이트를 지칠 때까지 검색하는 것밖엔 없었다”며 “큐레이션 서비스를 원하는 쇼핑몰이 3500여 개나 입점한 것이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은 정책도 지그재그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일단 다양한 쇼핑몰을 확보하고 판매자의 이익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무료로 입점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 아시아 진출”

지그재그는 소비자 맞춤형 광고를 보여주는 유료 서비스를 통해 매출을 올린다. 이 비용은 자리를 잡은 쇼핑몰이 부담한다.

딱 맞는 스타일의 쇼핑몰 광고를 소비자에게 틀어주자 쇼핑몰을 즐겨찾기한 뒤 재구매하는 소비자도 늘었다. 광고 서비스 만족도가 올라가면서 1000곳 넘는 쇼핑몰이 유료 광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 대표는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단기 수익을 올리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며 “오랜 역사를 지닌 동대문 기반의 쇼핑몰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올 하반기엔 아시아 지역에 서비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그재그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주요 소비자가 10~20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앞으로 더 큰 구매력을 갖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그재그의 주요 소비자는 20대로 이용자의 54%를 차지한다. 이어 10대 23%, 30대가 11%다. 서 대표는 “새로운 걸 끊임없이 찾는 20대의 소비 특성이 지그재그와 잘 맞았던 것 같다”며 “이미 자신의 스타일이 확고해진 30대 비중을 더 늘려나갈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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