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관광객 어디 가고..스님들 '템플스테이' 체험 중?

이유경 입력 2019. 7. 8. 20:04 수정 2019. 7. 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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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바로간다' 인권사회팀 이유경 기자입니다.

조계사가 국민의 혈세를 받아 템플스테이 체험관을 지어놓고 사적인 용도로 쓰고 있다는 보도해드린 바 있는데요.

강남의 봉은사도 비슷한 경우였습니다.

매년 수백억 원씩 세금을 지원해주고도 제대로 감사를 안 하다 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건데요.

지금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유서깊은 조계종 사찰인 서울 강남의 봉은사.

지난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43억 원을 지원받아 전통문화체험관 건물 두 동을 지었습니다.

당시 봉은사는 템플스테이 시설을 지어 관광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며 예산을 지원받았습니다.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찾아가봤습니다.

건물 두 동 중 한 개는 템플스테이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 동은 스님들의 수행 공간이라고 써 있습니다.

일반인은 출입금지입니다.

곳곳에 스님들의 이름이 붙은 신발장이 놓여있고 승복 빨래도 널려 있습니다.

[스님] "스님들 숙소. (스님 숙소예요? 전통문화체험관 아니에요?) 그건 옆에 (건물이에요.)" "(이 건물은 아니에요?) 예 숙소."

더 둘러보려 하자 스님이 막아섭니다.

[스님] "사람들 사는 곳이잖아요. 스님들 사는 곳인데 왜 들어와요. 나가세요. (거주공간이에요?) 거주공간이에요. 나가세요. 빨리."

관광객 대신 스님들이 머무는 템플스테이.

봉은사가 전통문화를 알린다며 국고보조금을 받아 지은 체험관이 실제로는 스님들 숙소로 쓰이고 있는 겁니다.

취재진이 해명과 반론을 요구하자 봉은사 측은 "답변을 하지 않겠다"며 거부했습니다.

서울 조계사에 있는 안심당.

지상 3층 지하 2층짜리 이 건물은 지난 2008년 조계사가 문체부로부터 특별교부세 20억 원을 받아 지었습니다.

지원금을 받아낼 당시 명분은 역시 템플스테이.

소년 소녀 가장을 위한 공부방도 짓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1층 출입구에 묵언이라는 큰 글씨와 함께, 스님들의 방사, 숙소로 쓰이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스님들의 방이 여러 개 있고, 스님 이름이 적힌 신발장도 있습니다.

지상 1, 2층은 스님들의 거주 공간, 지하 1, 2층은 조계사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계사 관계자] "조계사 스님들 숙소로 쓰이고 있고요. (원래는)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템플스테이 시설로 국고 지원 받아서 그렇게 지어진 거죠."

조계사 역시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며 반론을 거부했습니다.

국민의 세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관리 감독해야 할 문체부는 전국사찰을 돌아다니면서 일일이 감사할 인력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문제가 된 템플스테이와 최근 지어진 템플스테이의 경우 감사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바로간다 이유경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한효정)

이유경 기자 (260@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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