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안 하는 남자를 찾아서[2030 세상/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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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엄마는 결혼정보업체를 알아보신다.
부모의 소원은 딸이 하루빨리 결혼하는 것.
세상에서 나를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그들이란 걸 잘 알지만, 결혼에 아무런 관심 없는 서른 살 딸을 하루빨리 시집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사안이 결혼 제도에 진입하려는 여성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결혼이란 여전히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1 대 1 관계의 로맨스 및 섹스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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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들을 땐 속수무책으로 마음이 약해진다. 본인이 경험한 가장 행복한 경험을 나에게 주려는데 차마 거절할 수 없는 거다. 임신과 출산으로 몸이 상하고, 열 달 품었지만 내 성씨는 물려줄 수 없고, 커리어가 끊길 위험까지 감수하며 나 닮은 아이를 가지려면 사랑은 당연이요, 서로 존중하고 함께 짐을 나눠질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그런 사람을 결혼정보회사에서 찾아 준다고 하니, 일단 알겠다고 했다.
며칠 후 결혼정보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상형이 어떻게 되시냐고. 솔직하게 말했다. “저보다 어린 남자요.” 결혼정보회사 특성상 늘 남성이 여성보다 나이가 많았기에 부담스러웠다. 매니저님은 약간 당황하더니 알겠다고 했다. 며칠 뒤, 후보 남성의 사진을 제외한 여러 정보들이 도착했다. 나이, 학교, 직업, 키, 부모 직업…. 다양한 사람들의 ‘스펙’을 보며 어떤 기준으로 만날지 생각했다. 가입비가 얼마인지 물어보진 않았지만 엄마의 노후 자금을 깨서 만든 돈일 테다. 그래서 나는 한 번 더 솔직해지기로 했다.
“매니저님, 저, 외람된 말씀이지만, 남자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성매매 하는 남자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성매매 안 하는 사람 만나고 싶은데 그런 남자는 없나요?” “아이고, 여기 계신 분들이 얼마나 반듯한데요. 세상 착해요 순수하고!” “아하, 그렇군요….”
하지만 여성가족부의 2016년 성매매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반 남성 1050명 중 50.7%가 성(性)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아직 결혼정보업체 시스템이 여기까지 발전하지 못했다면 내가 직접 찾아보는 수밖에. 나는 지인들을 동원해 ‘이성애 연애시장에서 성매매 안 하는 배우자 찾는 법’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답한 한 남성은 본인 주위엔 그런 친구들이 없다고 했다. 이유인즉, 술도 안 마시고 모이면 보드게임만 하기 때문이라고. 그렇다고 술 먹는 사람을 일반화할 순 없는 노릇이다. 다양한 대답을 받았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이 사안이 결혼 제도에 진입하려는 여성들에게 중요한 이유는, 현대사회에서 결혼이란 여전히 배타적이고 독점적인 1 대 1 관계의 로맨스 및 섹스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모두에게 적합한 관계 맺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결혼제도 자체의 개선도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긴 여정을 함께할 이가 여성을 비인격화해 사고파는 사람이라면 파트너십을 맺을 이유가 없다. 가끔 이런 이슈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나는 무기력해진다. 내가 직접 남성문화를 체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도 없다. 남성들이 더 솔직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냈으면 좋겠다. 이제부터라도 성매매 안 하는 남성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더 나와야 할 때다.
정성은 콘텐츠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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