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당 지도부,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교체 시도

박순봉 기자 2019. 7. 9.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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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연합뉴스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47·사진)에게 사실상 원장직 사퇴를 통보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김 원장이 임명된 지 4개월 만이다. 당 정책 개발을 담당하는 여의도연구원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여론조사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도부는 지난 7일 김 원장에게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일로 많이 바쁠텐데 여의도연구원장에서 물러나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주변에서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사실상 원장직 교체 의사를 통보한 것이다.

박맹우 당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가벼운 건(자리) 괜찮지만, ‘복지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장처럼 과중한 건 (동시에) 할 수 있겠느냐’는 말들이 좀 있다”며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뭐 그걸 놓고 구체적으로 얘기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5일 한국당 몫인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에 선출됐다. 지도부는 복지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장을 동시에 맡는 것이 업무 과중이라는 이유로 김 의원의 원장직 사퇴를 종용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직인 상임위원장과 당직인 여의도연구원장은 별개라는 반론이 강하다. 직전 복지위원장이었던 한국당 이명수 의원은 당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병행했다.

김 원장은 황교안 대표가 주요 당직에 임명한 유일한 비박계이자 당내 거의 유일한 ‘소장파’이다. 김 원장은 지난 3월초 당 최고위원회와 여의도연구원 이사회 의결을 거쳐 원장에 임명됐다. 당 중도층 확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로 김 원장은 취임 이후 20·30세대, 중도층, 수도권 공략을 위해 연구원을 개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임질병코드, 동물보호, 주거 등 밀레니얼 세대에 특화된 정책들을 준비하며 당의 기존 정책과는 차별화된 중도 확장 노선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교체 시도는 계파 갈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황 대표 체제에서 당내 주류를 형성한 친박계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박계 축출에 나선 신호탄이란 시각이 나온다. 최근 친박계인 한선교 의원 사임으로 공석이 된 사무총장 자리에 복당파인 이진복 의원이 거론됐지만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로 보류됐다. 결국 친박계로 평가되는 박맹우 의원이 임명됐다. 또한 복당파인 황영철 의원 몫이었던 국회 예산결산위원장 자리는 친박계인 김재원 의원의 경선 요구를 원내지도부가 수용하면서 결국 김 의원이 차지했다.

박 사무총장은 이날 경향신문 보도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 교체 시도설에 관해 “그런 이야기가 나왔으나 (김 원장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어서 그대로 하기로 황 대표와도 정리했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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