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으로 역전된 '윤석열 검증'..한국·바른미래 공조 카드는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입력 2019. 7. 10. 04:27 수정 2019. 7. 10.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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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위증' 논란, 野 적폐수사 주체가 '적폐' 총공세
변호사법 위반 진실공방 양상도, 직권남용 카드 만지작
소문난 '칼잡이' 윤석열에 변호사법 위반 고발 신중 모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위증' 논란과 관련 야권은 '거짓말은 용납될 수 없다'며 총공세를 펼치는 양상이다. 자진사퇴를 압박하며, 내부에서는 변호사법 위반 고발, 직권남용 의혹 부각 등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다만 윤 후보자가 검찰에서 소문난 '실력자'인만큼 한국당 율사 출신 의원들은 고발에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자칫하면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며 법률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 윤석열 '위증' 논란…野 적폐수사 주체가 '적폐' 자진사퇴 해야

윤석열 후보자의 '위증' 논란과 관련, 야권은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맹공을 펼치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온종일 국민이 우롱당한 거짓말 잔치였다"며 "즉각 검찰총장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정책회의에서 "인사청문회 장에서 하루종일 거짓말을 한 사실은 도덕성 차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최측근인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의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변호사 선임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청문회 막판 뉴스타파에서 이를 뒤집는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위증' 논란이 일었다.

윤 후보자는 2012년 12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이남석이 보고 윤우진 서장 한번 만나봐라" 등의 언급을 했다. 녹음파일이 공개되자 윤 후보자는 "소개는 했지만 선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한국당은 윤 후보자 낙마가 곧 문재인 정부의 '적폐 수사' 몰락으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적폐 수사를 이끌었던 윤 후보자가 결국 거짓말을 일삼는 '적폐'였다는 프레임을 부각시키는 이유다.

한국당 지도부인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이날 의총에서 "국민들에게 저렇게 거짓말을 뻔뻔스럽게 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이 했던 적폐수사는 하나도 믿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년 넘게 해왔던 (적폐 수사 관련) 진실성이 부정되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 한국-바른미래 '변호사법 위반' 카드…진실공방 양상도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윤 후보자의 발언이 명백한 위증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현행 인사청문회법상 공직 후보자가 위증으로 처벌을 받는 조항은 없다. 이에 '변호사법 위반'과 '직권남용 부분' 등에 공세 카드를 꺼내드는 모습이다.

변호사법 위반 여부는 이번 청문회에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변호사법 36조에는 "재판 기관이나 수사 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 사건이나 법률 사무의 수임에 관해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알선 또는 유인해서는 안 된다"고 나와있다.

윤우진 전 서장은 지난 2012년 수입냉동육류업체 대표로부터 뇌물수수를 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윤 후보자가 기자와 전화통화를 했던 2012년 12월은 수사가 한창 진행되던 시기다. 당시 윤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있었다.

검찰에 재직 중인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야권의 시각이다. 하지만 논란이 불거지자 검찰 측은 일제히 방어에 나서며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윤대진 국장은 이날 지검 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이남석 변호사 소개는 내가 한 것이고 윤석열 후보자는 관여한 바가 없다. 인터뷰는 나를 드러내지 않고 보호하기 위해 그런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밝혔다. 현행 변호사법에선 '사건 당사자나 사무 당사자가 민법에 따른 친족인 경우에는 변호사를 소개·알선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윤 국장이 검찰에 있더라도, 법망을 피해갈 수 있는 셈이다.

이남석 변호사 역시 입장문을 통해 "2012년 윤대진 과장이 윤 서장을 소개해줬다"며 "윤 서장에 대한 말 상대를 해주고 경찰에 대한 형사 변론은 하지 않았고 그래서 경찰에 선임계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야권은 전형적인 '말 맞추기', '거짓말'이라고 반격하고 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이날 정론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거짓말 잔치 시즌2가 됐다"며 "대윤(윤석열), 소윤(윤대진) 그러더니 대를 위해 소를 희생시키려나보다"라고 꼬집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티타임에서 "청문회 내내 (변호사 소개를) 부인한 상태에서 전혀 다른 녹음파일이 나왔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변호사 선임 부분은 진실공방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2015년 윤 전 서장 파면처분취소 소송 판결문에 따르면 '이남석은 원고(윤 전 서장)의 형사사건에 관해 선임된 변호인'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형사사건 선임계를 내지 않았다는 이 변호사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윤 전 서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던 2012년 8월 태국으로 돌연 출국했다. 이후 2013년 4월19일 태국에서 검거된 후 같은 달 25일 국내로 송환됐다. 당시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는 용산세무서장 신분으로 무단결근(국가공무원법 위반)을 했다며 윤 전 서장에 대해 2013년 2월 파면을 의결했고, 다음달 행정법원에서 최종 처분이 내려졌다.

윤 전 서장은 태국에서 검거되기 전인 2013년 4월5일 해고가 무효라며 국세청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이후 국내로 송환돼 2015년 2월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뒤 다시 파면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해 결국 승소 판결을 얻어냈다.

이남석 변호사가 파면처분 취소소송을 맡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변호사는 2012년 9월12일 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했다. 법원은 같은해 9월11일과 18일, 10월8일 세차례에 걸쳐 '근무지에 출근하라'(근무명령)를 통보를 부재 중인 윤 전 서장 대신 이 변호사에게 보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사건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한 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러한 정황이 변호사 선임의 증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선임을 안 했다는 것으로 항변하고 있지만, 실제 형사사건을 선임해서 국세청에 제출했을 뿐만 아니라 3회에 걸쳐서 근무명령 복귀 통보서를 받았다"며 "이런 행위를 다 했던 사람이 사건을 선임하지 않았라고 하는 것은 충격적이고 분노"라고 강조했다.

결국 남은 쟁점은 이 변호사가 경찰에 선임계를 제출했느냐 여부다. 판결문에선 '형사사건 선임 변호사'라고 나오기 때문에, 만약 이 변호사가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밝혀지면 파문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경찰에 사실을 확인해보려 했으나, 확인해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 소문난 '칼잡이' 윤석열…한국당 고발 '신중에 신중'

다만 한국당은 고발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행동에 나서는 것은 숙고하는 모양새다. 상대가 대표적인 '칼잡이' 윤석열 후보자인만큼, 고발에 나섰다가 '뒤집기'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당 법사위 검사 출신 의원 내부에서는 고발 혐의가 '딱' 떨어지는지 고민하고 있다. 현행법은 '수사 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근무하는 기관에서 취급 중인 법률 사건이나 법률 사무의 수임에 관해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에게 소개 알선 또는 유인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돼있다. 하지만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으로 보이는 시점은 2012년 12월로 당시 경찰의 초동 수사가 진행될 시기였다.

한 한국당 의원은 CBS노컷뉴스와 만나 "윤 전 서장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취급하는 사건으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라며 "윤석열 후보자는 검찰에 있는데, 당시 사건은 경찰이 취급한만큼 윤 후보자가 구속요건에 해당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반론도 있다. 어차피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를 검찰이 하는만큼 윤 후보자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당장 압박을 위해 일단 고발부터 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주요 사안마다 당 지도부가 고발 카드를 꺼내며 '고발당'으로도 불리는 만큼, 부담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단 한국당은 지난 5일 주광덕 의원이 윤 전 서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을 진실규명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 또 윤 전 서장 사건과 관련 경찰이 신청한 7번의 압수수색 영장 중 6번을 검찰이 기각했다는 점, 뇌물수수는 인정되나 대가성이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는 점 등을 들어 윤 후보자의 직권남용 의혹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다.

바른미래당의 경우 내부 법적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오 원내대표는 변호사법 위반 고발과 관련 "율사 출신들이 모여있는 당 법률위원회에서 관련 검토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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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ku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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