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로 세우고 에너지로 채운 집

신기영 2019. 7. 1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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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스마트빌리지 하우스

꼼꼼한 시공으로 얻은 높은 에너지 효율과 세심한 디자인. 집이라는 그릇에 부부는 감사와 기쁨을 담는다.


단정한 화이트와 블랙으로 매치된 주택 외관. 지붕에는 단열과 방음 성능을 갖춘 니치하 요코단 패널을 올렸다.

대구를 포함한 경북 지방은 최근 혁신도시, 도로공사 주택단지 등 신규 단지 개발이 활발하다. 덕분에 목조주택 시공 현장도 예전보다 자주 눈에 띄고 있다. 이중 김천의 ‘스마트빌리지’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지원을 받아 조성되고 있는, 94세대 규모의 전원주택 단지로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

2020년까지 모든 건축이 완료되어야 하는 만큼, 이곳저곳 바쁜 필지 속에서 담백하고 단단한 인상의 한 주택을 찾았다. 전날 입주해 처음으로 하룻밤을 지내봤다는 건축주 이용길, 허봉자 씨 부부는 가벼운 흥분과 설렘이 느껴지는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북도 김천시 │ 대지면적 ▶ 659.5㎡(199.84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 다락 건축면적 ▶ 122.31㎡(37.06평) │ 연면적 ▶ 99.13㎡(30.03평)
건폐율 ▶ 18.56% │ 용적률 ▶ 15.03%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5.8m
구조 ▶ 기초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지붕 – 수성연질폼, 그라스울 24K / 벽체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00mm, 수성연질폼 140mm
외부마감재 ▶ 외벽 – 테라코트 플렉시텍스 / 지붕 – 니치하 요코단 패널
창호재 ▶ 레하우 3중 유리 시스템창호 │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투습·기밀자재 ▶ 프로클리마 solitex WA, 3M 기밀테이프, 하노 팽창테이프
열회수환기장치 ▶ SSK 폐열회수환기장치 │ 에너지원 ▶ LPG 경동가스보일러
조경석 ▶ 풍경벽돌 사고석, 잔디블록, 타이거매트(CPMA-24)
전기·기계 ▶ 김천 민이전기 │ 설비 ▶ 경북설비
설계 ▶ 삼후건축사사무소
시공·조경 ▶ ㈜에너집 010-5440-7351 www.enerzip.co.kr
총공사비 ▶ 2억5천만원(조경공사 포함)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삼화 아이생각 친환경 도장 / 바닥 – 한솔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구미 현대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요업
주방 가구 ▶ 이케아 │ 조명 ▶ 조명나라
계단재·난간 ▶ 고무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살라만더
중문 ▶ 재현하늘창 3연동 도어 │ 방문 ▶ 재현하늘창
붙박이장 ▶ 일룸 │ 데크재 ▶ 화산석

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방 ④주방 ⑤욕실 ⑥다용도실 ⑦드레스룸 ⑧홈카페 ⑨보일러실 ⑩다락

PLAN

1F – 99.13㎡   /  ATTIC – 13.76㎡ 

과감하게 사용한 컬러와 마감재가 실내를 지루하지 않게 한다. 아트월의 현무암은 축열성능까지 고려한 선택이었다.

은퇴 후 전원생활이 꿈이었던 아내의 설득으로 집을 짓기로 결심한 부부는 반년간 건축주 학교를 등록하고 여러 시공사의 주택 현장을 다녔다. 집에 대한 그림이 잡혀가면서 에너지 효율이 좋은 ‘패시브하우스’를 고민했고, 그대로 목표가 되었다.

곡선의 하얀 담장은 마당 면적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시에 바깥으로의 뷰를 단정하게 정리한다.

“건축주가 공부도 많이 하셨는데, 오히려 전문성을 믿고 저에게 많은 부분을 맡겨주었어요.”

황 대표는 건축주가 보여준 신뢰 덕에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끌어낼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적당히 아는 건축주들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무시하거나, 자신 없는 시공사가 무책임하게 비전문가인 건축주에게 선택지를 맡겨버리는 일이 있는데, 이 현장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만큼 서로 신뢰와 자신감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또한 부부는 “후배 건축주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싶다”며 “집짓기에 어려움이 있거든 미리 연락하고 차 한잔 하러 오라”고 덧붙였다.

마당은 주택의 모든 면에 골고루 나눠져 어디서든 초록을 만지고 즐긴다. 
주택 우측 마당에는 아파트 시절부터 가꿔온 나무와 화초를 옮기고, 텃밭을 꾸리기 위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POINT 1 – 실링팬 미국에서 직수입한 BIGASS 실링팬. 실내 공기 순환을 도와 주택의 냉·난방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공신이다. 오브제처럼 독특한 포인트가 되어주기도 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POINT 2 - 다락 천창 천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다락에 그치지 않고 또 하나의 창을 통해 거실까지 닿는다. 하루 종일 자연광을 누리면서 한편으론 다락에서 노는 손주들과도 안심하고 소통할 수 있다.

저녁 무렵 주택 후면의 모습
현관에서부터 강렬한 보색 대비로 독특한 인상을 남긴다.

주택은 다락이 있는 간결한 단층집이다. 화이트 스터코와 검은 금속 지붕에 전면으로 석재 데크를 두어 모던한 젠 스타일을 표방했다. 마당은 소나무와 잔디 일색인 일반적인 정원 대신, 담장 아래로만 화단을 둘렀다. 유려한 곡선을 강조한 화단에는 시선 차단을 위해 도로쪽으로 자작나무를 심고, 안쪽으로는 부부가 좋아하는 식물을 두었다.

주방은 현관에서도, 거실에서도 직접적인 시선 노출을 피하도록 배치되었다. 주방의 파란 문을 통해 다용도실과 홈카페를 오갈 수 있다.
차분한 톤으로 정리된 부부침실

POINT 3 - 단열재 들어있는 지붕재 집에 적용된 요코단루프는 단열재, 차열강판, 알루미늄, 라미네이트 용지를 일체 성형한 고성능 금속 지붕이다. 우수한 단열과 차열 성능을 가져 국내 기후에 적합하다.
POINT 4 – 열회수환기장치 패시브하우스에서는 든든한 단열만큼이나 열회수환기장치의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겨울철 난방에너지 손실을 막으면서 쾌적한 실내 공기질 유지에 큰 도움을 준다.

실내는 모노톤의 외관과 달리 과감한 컬러가 시선을 잡는다. 황 대표의 제안이었는데, 아내 봉자 씨는 “처음엔 놀랐지만, 오히려 지금은 단조롭지 않아 재밌다”고. 주방은 ‘ㄱ’자형에 아일랜드를 배치했는데, 직접적인 시선을 피하고 수납을 확보하고자 한 의도다. 조명은 남편 용길 씨가 신경 썼던 부분으로, 실내에는 관리하기 어려운 펜던트나 눈을 피로하게 하는 높은 색온도의 백색조명은 지양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고효율 건축의 여러 요소는 기본으로 적용됐다. 높은 수준의 내·외부 단열에 열회수환기장치와 독일 레하우 시스템창호, 꼼꼼한 기밀 시공으로 새는 에너지를 잡았다. 추가적인 단열 성능과 구조 개선을 위해 부분적으로 SIP 패널을 적용하고, 지붕에는 일본산 요코단 루프를 시공했다. 여기에 실내 열에너지의 효율적인 순환을 돕기 위해 실링팬을 도입하기도 했다. 물론, 성능이 좋은 만큼 고가인 자재지만, 시공사의 자체 유통망을 통해 비교적 합리적인 비용으로 들여올 수 있었다. 주택 후면에서는 목재로 실내를 마감한 선룸 같은 홈카페를 만들었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아들이 투자해준 홈카페를 정작 본인은 아직 못 봤어요. 놀러 와서 보면 무척 놀라지 않을까요? 여기에 ‘아들이 투자함’이라는 푯말이라도 써 붙일까 싶어요(웃음).”

주택은 4.8ℓ 에너지 성능으로, 한국제로에너지건축협회의 인증을 받았다.
천장을 오픈해 풍성한 공간감을 드러낸 거실
다락은 손주들의 놀이 공간으로 쓰일 것을 예상해 밝고 경쾌한 톤으로 마감했다.

착공부터 꼭 90일. 이제 막 입주해 아직 어색할 법도 하지만, 집을 지으며 생긴 추억이 벌써 여기저기 쌓였다. 정성껏 만든 집이라는 그릇에 부부는 이제 전원생활이 줄 기쁨과 감사를 담아갈 것이다.

홈카페에서 여유로운 오후를 보내는 부부
따뜻한 색의 조명 덕분에 주택에는 온기가 가득하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7월호 / Vol.24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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