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파묻었던 '일제 만행'..봉인 열릴까 두려운 아베

나세웅 입력 2019.07.10. 19:58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분위기는 아닙니다.

저희는 아베 정권이 이렇게까지 '한국 때리기'에 나서는 의도가 무엇인지, 오늘부터 하나하나 분석하는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첫 순서로 이번 사태의 출발점이 된 강제징용 배상판결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한국이 약속을 위반했다는 아베의 발언, 과연 맞는 말인지, 나세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베 신조/일본 총리 (지난 3일)] "국제법상 나라와 나라의 약속 문제입니다.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따라 서로 청구권을 포기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아베는 한국이 약속을 어겼다고 했습니다.

사실일까요?

[65년 자료] 청구권 협정이 체결된 1965년.

한국과 일본은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봉합한 채 뭉뚱그려 3억 달러로 청구권 포기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한 청구권은 "한국인 미수금, 보상금 및 기타 청구권"을 뜻합니다.

밀린 임금이나 채무는 포기하지만, 불법 행위에 따른 위자료까지 포기한다는 약속은 아니었습니다.

[대법원 판결 (2018년 10월)] "한일 양국 정부는 일제의 한반도 지배 성격에 관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제 말기 강제동원에는 속여서 끌고 가거나 가둬놓고 구타하는 범죄가 자행됐습니다.

[양금덕] "헌병이 와서, 칼 차고 별 차고 모자를 쓰고 와서, 이분을 따라가면 중학교를 보내준다…"

심지어 일본 법원도 소송은 기각했지만, 이런 행위가 일본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인정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한국 법원에 희망을 걸었지만, 박근혜 정부와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 개입으로 6년이 지연됐습니다.

결국 소송 13년만인 지난해 대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피해자 대부분이 사망한 뒤였습니다.

[김세은/강제동원 피해자 변호인] "일본 기업과 정부가 잘못한 것인데 사과하고 배상하면 끝나는 일인 거잖아요. 마음이 많이 아프더라고요. 왜 피해자가 미안해 해야 할까."

일본 변호사와 학자 100여 명도 판결 뒤 공동성명을 내고, 약속 위반이라는 아베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국가 간 합의와 별개로, 피해자 개개인의 권리를 인정하는 국제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겁니다.

[가와카미 시로/일본 변호사] "아베 씨는 국제법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아베의 말이) 말이 안 되는 소리입니다."

과거의 범죄를 없던 일로 하고 새출발하려는 아베.

내일은 아베와 그 측근들이 꿈꾸는 '신 정한론'을 분석하겠습니다.

MBC뉴스 나세웅입니다.

(영상취재 : 박동혁 / 영상편집 : 최승호)

나세웅 기자 (salto@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