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효과'에 우는 용눈이오름

(사)제주참여환경연대 2019. 7. 1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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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있는 소화산인 368개의 오름은 모두 아름답다.

제주 사람에게 좋아하는 오름을 물으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로 용눈이오름이 꼽힌다.

사진 속에 담긴 용눈이오름은 신비롭고 아른하며, 먼 듯 가깝고, 속세이면서 피안과 같은 모습이다.

용눈이오름은 <효리네민박> 이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찾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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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되는 제주의 오름들.. 탐방 제한하는 제도 시행해야

[오마이뉴스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기자]

 고 김영갑 사진작가 사진 속 용눈이오름. 용눈이오름 뒤쪽 가운데는 다랑쉬오름이다.
ⓒ 김영갑 갤러리
 
제주에 있는 소화산인 368개의 오름은 모두 아름답다. 제주 사람에게 좋아하는 오름을 물으면 첫 번째 또는 두 번째로 용눈이오름이 꼽힌다. 용눈이오름을 사랑한 고 김영갑 사진작가는 이 오름과 함께 밤낮을 지새우며 카메라에 그 모습을 담았다. 사진 속에 담긴 용눈이오름은 신비롭고 아른하며, 먼 듯 가깝고, 속세이면서 피안과 같은 모습이다.
제주의 오름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산이다. 용암이 지표면을 터뜨릴 때 상층에 있는 가스가 폭발하면서 용암이 팝콘처럼 튀어 올랐다가 분화구 주위에 떨어져 형성된 것이 오름이다. 제주의 모든 오름이 이러한 화산활동으로 형성되었다. 오름은 평지부터 정상까지 모두 용암이 팝콘처럼 잘게 부서진 스코리아(제주어로는 송이)로 이루어져 있다.
 
 왼쪽은 2012년 용눈이오름의 모습이고 오른쪽은 2019년 용눈이오름이다.
ⓒ ohyecloudy,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이런 특성 때문에 오름은 매우 쉽게 훼손될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가면 오름을 덮고 있는 풀들이 먼저 사라지고, 스코리아가 부서지면서 빗물에 씻겨 내려가는 일이 반복되어 깊게 패는 현상이 나타난다. 흙이 암석층을 덮고 있는 다른 산과 매우 다르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게 보호해야 한다.
 
아름답지만 연약한 오름 중의 하나인 용눈이오름이 울고 있다. 용눈이오름은 <효리네민박>이라는 프로그램에 등장하면서 찾는 사람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효리네민박>을 통해 소개된 7개의 오름이 한결같이 이런 문제를 겪고 있다. 오름 훼손을 막기 위해 깔아놓은 매트가 닳아 없어질 정도로 용눈이오름을 찾고 있어서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검토할 지경이 되었다.
아무런 보호장치 없는 연약한 오름... 훼손 지역 넓어지며 심화
 
 오름을 찾은 수학여행단. 탐방로가 넓어지면서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
ⓒ (사)제주참여환경연대
 
더구나 요즘은 수백 명에 달하는 수학여행단이 오름을 찾고 있어 훼손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오름에는 입장료가 없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려는 여행사들의 얄팍한 상혼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수학여행단은 최소한 오름이 어떻게 생성된 것인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탐방로를 벗어나 오르는 데만 열중한다. 이로 인해 탐방로 주변이 점점 넓어지며 훼손이 심화하기 쉽다.
 
'이효리 효과'로 인해 제주의 자연환경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규모 탐방객이 찾았을 때, 수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 방송을 통해 삽시간에 알려지면서 갑작스럽게 유명해지면 미처 그에 대응할 겨를도 없이 망가져 간다. 
 
 용눈이오름 정상 부근 모습. 탐방 매트가 모두 헤어지고 고정핀이 돌출되어 있다.
ⓒ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수용력은 물론 이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려한 후에 방송 대상지로 결정해야 한다. 유명인이 방송에 알릴 때는 책임이 따른다. 자신의 결정에 따라 수많은 대중이 따라 하기 때문이다. 탐방로를 벗어난 곳에서 같은 포즈로 사진 찍는 것을 따라하면서 아무런 보호장치 없는 연약한 오름의 훼손 지역이 넓어지고 있다.
 
용눈이오름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의 무제한적인 탐방부터 개선해야 한다. 제주도는 이미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을 비롯해 한라산에 대한 탐방 예약제와 제한을 고려하고 있다. 이곳이 사유지이기 때문에 소유주와 충분한 협의가 있어야 하겠지만,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탐방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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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오름을 보전하는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급격한 탐방객 증가로 훼손되고 있는 오름을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훼손이 진행되고 있는 오름들을 널리 알려 시민들과 함께 보전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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