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성추행' 폭로 후 한국 떠난 대학원생이 귀국한 까닭

전형우 기자 입력 2019. 7. 11. 20:54 수정 2019. 7. 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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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1일) 서울대학교의 한 교수연구실 문 앞을 찍은 사진입니다. 학생들이 이 교수를 파면하라며 열흘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 2월, 대학원생이 지도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실명으로 쓴 대자보를 쓰면서 문제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서 인권센터가 조사를 한 뒤, 정직 3개월을 내리라고 권고했지만, 그 정도의 징계도 학교 측이 차일피일 미뤄왔다며, 학생들이 참다못해 들고일어난 겁니다. 당시 성추행을 폭로한 뒤 한국을 떠났던 대학원생 김실비아 씨도 직접 그 교수를 고소하겠다며 귀국했습니다.

전형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대학원생이던 29살 김실비아 씨는 2017년 학회 참석차 갔던 스페인에서 지도교수 A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김실비아 : 갑자기 제 치마를 들추고 손가락으로 허벅지 안쪽에 있는 흉터를 만지셨어요. 제가 이렇게 손을 밀쳤어요. 계속 '팔짱 껴라' 두 번이나 얘기하셨고. 팔짱을 안 끼니까 제 손을 강제로 잡아서 선생님 팔에 이렇게 올리셨어요.]

A 교수가 평소 자신을 아빠처럼 생각하라며 복종을 강요했다고 김 씨는 말했습니다.

[김실비아 : 회식 자리에서 술을 따라드릴 때도 무릎 꿇어서 하는 게 예의다. '아빠라고 생각해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평소에 항상 하셨어요]

김 씨는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까지 해당 교수가 간섭했다고도 얘기했습니다.

[김실비아 : 남자친구 사귈 때 지도교수에게 허락을 받아야 사귈 수 있다고 하면서 이상한 룰이 있었어요. 1차는 연구실에서 남자친구를 만나는 거고, 2차는 (남자친구가) 마음에드시면 밥을 먹는 거고. 세 번째 통과해야 할 부분이 같이 술을 마시는 거였어요,]

견디다 못한 김 씨는 재작년 10월 박사과정을 중단하고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출국 후에도 이어진 A 교수의 집요한 연락에 학교 측에 성추행 사실을 알렸지만, 징계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김 씨는 결국 형사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김실비아 : 미국 갔는데도 계속 이메일 보내시고, 문자도 하시고 카톡도 보내시고. 너무 소름 돋고 이제는 스토킹으로 느껴져서. 신고하지 않으면 계속 안 끝날 것 같아서.]

A 교수는 성추행과 관련해 김 씨의 주장과 사실관계에 차이가 있다며 다음에 추후에 입장을 표명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  

전형우 기자dennoch@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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