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이 판국에 아베 편들기? 동경가서 살든지.."

CBS 김현정의 뉴스쇼 입력 2019. 7. 12. 10:00 수정 2019. 7. 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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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로마,이스탄불,파리 여행기 엮어
대형서점 책 고르듯 뜻밖의 발견이 매력
日보복, 진보정부 교체하려는 속셈 추측
정치 복귀? 난 유통기한 지난 식품일 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유시민(노무현재단 이사장)

여러분 많이 기다리셨습니다. 오늘은 앞서 제가 예고를 해 드린 대로 유시민 작가를 저희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사실은 여러 호칭이 붙을 수 있는 분이죠. 노무현재단 이사장이기도 하시고 여러 가지 호칭을 가지고 다니는 분이시지만 오늘은 가장 최근에 책을 내고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 제일 큰 이슈여서 작가로 소개하겠습니다. ‘유럽도시기행’의 유시민 작가, 어서 오십시오.

◆ 유시민>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 ‘김현정의 뉴스쇼’에 오랜만에 나오셔서 또 스튜디오까지 나오셨으니까.

◆ 유시민> 오랜만이 아니라 처음인 거 같은데요?

◇ 김현정> 전화 인터뷰만 하셨던 거죠.

◆ 유시민> 전화 인터뷰는 했나요?

◇ 김현정> 그랬었어요. 정말 스튜디오는 완전 처음이시니까 저 카메라를 좀 보시면서요, 유 작가님. 청취자들께 인사 한 번 해주세요.

◆ 유시민> 여기 라디오 아니에요? (웃음)

◇ 김현정> 라디오인데 요새는 유튜브를 같이해서.

◆ 유시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유시민입니다.

◇ 김현정> 아니, 그렇게 바쁜 분이 언제 유럽을 다녀오시고 이렇게 꼼꼼한 기록을 남기셨어요?

◆ 유시민> 제가 2016년부터 다니기 시작해서 짬짬이 다니고 있습니다. 살기 바빠서 한꺼번에 오래는 못 나가고 잠깐잠깐씩 자주 다니고 있죠, 지금도.

◇ 김현정> 부인하고 두 분이 같이했죠?

◆ 유시민> 네. 아무래도 사진을 제가 찍을 줄 몰라서 제 처가 사진을 배워가지고 한 2년 배워서 준비해서 이제 나가기 시작한 거죠.

◇ 김현정> 제가 사진들을 보니까 프로가 찍은 사진인 줄 알았는데.

◆ 유시민> 꼭 전해 주겠습니다. 지금 듣고 있을 텐데.

◇ 김현정> 아니, 여행을 같이 오래 다니다 보면 트러블이 생기거든요. 막 싸우기도 하고 그런 일은 없으셨어요?

◆ 유시민> 저희는 오누이처럼 다닙니다.

◇ 김현정> 오누이처럼? 금슬이 좋으신.

◆ 유시민> 제 입으로는 말 못 하겠고.

◇ 김현정> 듣고 계시니까, 지금 듣고 계시니까.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웃음)

◆ 유시민> 남들이 오누이 같다고 하더라고요.

◇ 김현정> 유럽도시기행. 여러분 이게 1권이에요. 1권이 나온 건데 총 4개 국가의 수도를 5년 동안 다니신 거예요? 아님 그냥 기획부터 그냥 5년인 거예요?

◆ 유시민> 처음에 ‘이거 해 볼까?’ 한 게 5년 전이고요. 사전 준비 좀 하고 제 처가 사진 찍는 것도 좀 배우고 한 2년 정도 준비해서 2016년부터 다니기 시작했죠.

◇ 김현정> 그럼 한 2년, 3년 동안 쭉이요?

◆ 유시민> 예, 뭐 지금 한 번에 나가면 오래 못 있으니까 집에 수험생도 그동안에 있었고 이제 아들이 대학을 가서 이제는 좀 다닐 만하다 싶었는데 또 노무현재단 일을 맡아가지고.

◇ 김현정> 그리스 아테네, 이탈리아 로마, 터키 이스탄불, 프랑스 파리. 책을 보니까 패키지 여행은 당연히 아니고 그 외에 어디를 갈지를 딱딱딱딱 스케줄 정해 놓고 간 것도 아니고 대중교통 이용해서 혹은 걸어가면서 쭉 다니신 건데. 지금 표현 중에 제가 와닿았던 것이 ‘대형 서점에 가서 책 고르는 것과 비슷하게 다녔다.’

◆ 유시민> 다니다 보니까 그 생각이 나더라고요.

◇ 김현정> 무슨 얘기예요, 대형 서점?

◆ 유시민> 이제 이렇게 유럽의 큰 도시들, 역사가 오래된 도시들은 되게 다양한 걸 가지고 있죠, 안에. 그런데 그게 밖에서 뭐가 있는지를 다 알 수가 없어요. 그래도 우리가 뭐 서점에 갈 때는 책을 다 둘러보고 책을 살 수가 없잖아요. 미리 좀 어떤 책을 봐야겠다 하고 이제 목표를 정하고 가서...

◇ 김현정> 섹션을 정해놓고 가죠. 오늘 수필을 봐야겠다하고.

◆ 유시민> 뿐만 아니라 신간 소개나 이런 데서 봤던 특정한 책이 정말 괜찮은지를 인터넷에서 확인하죠. 그래서 마음에 들면 사고요. 온 김에 뭐 좀 없나 해서 이 코너, 저 코너 슬슬 다니다가 이제 예상치 못한 책을 보고 ‘어, 이거 괜찮다.’ 이렇게 사기도 하죠.

◇ 김현정> 뜻밖의 발견.

◆ 유시민> 그런 게 가치 있죠. 그러니까 그런 점에서 잘 모르는 도시니까, 아무래도.

◇ 김현정> 그러면 대형 서점에서 뜻밖의 책을 발견하듯이 4개의 도시. 너무나 유명한 도시잖아요, 사실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다 너무나 유명한 곳인데도 거기에서 뜻밖의 발견을 한 곳이 있다면 어디일까요?

◆ 유시민> 다 도시마다 그런 게 있었는데 로마가 제일 그런 게 좀 많게 느껴지더라고요.

◇ 김현정> 로마요. 혹시 기억나는 장소라든지 어떤 장면이라든지 있으세요?

◆ 유시민> 제가 책에도 쓰긴 썼는데 피오레 광장에 조르다노 브루노 동상이 있다는 거 제가 모르고 갔다가.

◇ 김현정> 저는 안 가봐서 잘 모르겠네요.

◆ 유시민> 그분이 신학자 가톨릭 사제였고 또 과학자였는데 이단으로 규정이 돼서 몇 십 년간 박해받다가 종교 재판받아서 화형을 당했는데 그 광장에서 화형을 당했더라고요, 그 피오레 광장에서. 굉장히 큰 동상이 서 있는데 되게 무서운 동상이에요. 이게 처음에 누구 동상인지 모르고 갔다가 브루노라는 걸 알고 나서 그 자리에서 ‘왜 이게 여기 있지?’ 그래서 검색해 보니까 그 자리에서 화형을 당했더라고요, 이분이.

◇ 김현정>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인데 뜻밖의 발견이었네요.

◆ 유시민> 그래서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그 직전에 바티칸 교황청을 다녀왔는데 교황청이 죽인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유시민> 만감이 교차하죠, 그럴 때는.

◇ 김현정> 그런 것들. 그게 여행의 즐거움이자 어떻게 보면 발견. 저는 쭉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거 보세요. 저 포스트잇 해 놓은 거 보세요. 재미있게 읽었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포인트가 뭐냐면 많이 있습니다만 ‘루브르 박물관은 들어가도 후회고 안 들어가도 후회다.’ 이 얘기가 보이더라고요. 저 루브르 가봤거든요. 그래서 확 와닿더라고요. 어떤 의미십니까?

◆ 유시민> 여행을 다닐 때는 우리가 서구 문명에 대한 약간의 열등감이 있어요, 우리 동아시아 사람들은. 일본도 그게 되게 심한 나라거든요. ‘파리 가면 루브르는 봐야지. 여기 와서 이거를 안 보고 가면...’

◇ 김현정> (웃음) 본전 뽑아야지.

◆ 유시민> 본전뿐만 아니라 ‘교양인이 되고자 하는 자로서 어떻게 파리에 와서 루브르를 안 볼 수 있어?’ 이렇게 일단 들어간단 말이에요, 입장료도 꽤 비싼데. 그런데 거기 몇 십만 점의 전시품이 있는 데거든요. 무슨 과거 유물부터 시작해서 예술품까지요. 급하게들 다니니까 우리가. 거기서 2박 3일 계속 출퇴근하면서 본다면 모를까 한 2, 3시간 정도 루브르를 보는데 뭘 보겠어요. 스트레스만 받죠. 제대로 볼 수도 없고요. 진짜 무슨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많죠. 또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 모나리자 이런 작품 앞에는. 거기 팔꿈치로 밀면서 들어가서 바로 앞에 가서 보기도 힘들고 인증샷 찍으려고 하면 또 엄청 촌스러워 보이고요. 그리고 사람들 빼곡히 있는데 뒤에서 멀리서 보면 인터넷에서 보던 거하고 차이가 없어요.

◇ 김현정> 그리고요. 또 보다 보면 그게 그거 같아요.

◆ 유시민> 그럼요. 그게 그거 같아.

◇ 김현정> 그렇죠. 희한해요. 나중에는 감흥이 없어요.

◆ 유시민> 그게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라고 해서 경제학에 있는 법칙이죠. 동일한 자극이 계속 가해지면 매번 동일한 자극이 가해져도 느끼는 정도는 약해지죠.

◇ 김현정> 그 말도 쓰셨더라고요. 인간의 탐욕, 허영심, 횡포. 이런 것의 결정체이기도 한 점에서 보고 있으면 씁쓸함도 있다.

◆ 유시민> 그럼요. 거기 뭐 아프리카관, 아시아관 무슨 메소포타미아관 이런 데 다 약탈 문화재들이잖아요. 한때 제국주의 힘의 논리가 세계를 지배했을 때 남의 나라 들어가서 유물 약탈해 온 걸 진열해 놓은 거잖아요. 그게 그거 보고 왜 우리가 메소포타미아 유물을 왜 루브르에서 봐야 돼요? 그거는 메소포타미아에 가서 봐야죠.

◇ 김현정> 그러네요. 그래서 여러분, ‘루브르 박물관은 가도 후회, 안 가도 후회.’ 이렇게 결론 내리기로 하죠. (웃음)

◆ 유시민> 안 가고 돌아오려면 약간 비행기 삯을 못 뽑았다는 생각이 들긴 하죠.

◇ 김현정> 그리스 아테네에 가서는 소크라테스가 걸었던 그 길을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셨던 것 같은데 소크라테스가 참 억울하게 죽었잖아요. 억울하게 죽으면서도 악법도 법이다. 저는 이게 진짜로 한 말인지 알았는데 이게 가짜 뉴스예요?

◆ 유시민> 가짜 뉴스라고 딱 하기는 그런데 이제 해석을 하면 그렇게 해석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소크라테스의 말은 아니죠. 그때 플라톤이나 크세노폰 같은 제자들이 일일이 언행을 기록했는데 거기 보면 원래 굉장히 철학적으로 깊은 의미를 가진 질문이었어요. 그러니까 ‘공동체, 폴리스가 자기가 속한 국가가 사회가 내린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내린 결정인데 자기를 사형시키기로 한 것이 내가 옳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그 결정을 회피하는 것이 옳은가? 만약 모두가 그렇게 한다면 폴리스가 유지될 수 있는가?’

◇ 김현정> 유지되겠는가?

◆ 유시민> 그게 칸트가 던진 질문하고도 비슷하고요. 철학적으로 굉장히 심오한 질문이에요. 그거에 대한 답이 소크라테스가 ‘그러면 안 된다’는 답을 내린 거고 그래서 간수를 매수해 놓고 제자들이 탈출하자고 했는데 그냥 독당근으로 만든 주스를 그냥 들이키고 죽잖아요, 거기서. 그러니까 이런 심오한 고민이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그런 식으로 한 건데 그걸 ‘악법도 법이다’ 이러면서 악법을 만들어놓은 당사자들이 시민들한테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는 수단으로 오랫동안 악용되어 왔어요, 소크라테스의 죽음이.

◇ 김현정> 맞습니다, 맞습니다.

◆ 유시민> 그런 점에서 보면 가짜 해석이죠.

◇ 김현정> 그리고 ‘악법도 법이다’라고 그렇게 딱 말하지도 않았고.

◆ 유시민> 그런 표현 쓰지 않았죠.

◇ 김현정> 그런 표현 없었다는 겁니다. 사실은 얼마든지 소크라테스가 그때 도망가려면 도망갈 수 있었던 상황인데 그것을 거부하고 죽은 그 거리를 걸으면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드셨을 거 같아요.

◆ 유시민> 그러니까 분서갱유라고 하면 우리가 뭐 학자들을 막 땅에다 생매장하고 책을 불태우고 이런 건 중국의 진시황 같은 독재자가 한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고대 아테네에서는 민주주의가 이걸 했어요. 의회에서 무슨 아낙사고라스나 프로타고라스나 이런 철학자들이 ‘태양은 신이 아니고 돌덩이다. 불타는 돌덩이다’라든가 이런 얘기한다고 해서 천문학을 신성 모독의 학문으로 규정하고 책을 불 지르고 이걸 다 그때 했어요.

◇ 김현정>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 유시민> 민주적 절차에 따라서요. 그래서 직접 민주주의라는 게 되게 좋은 것처럼 사람들은 얘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거 다수의 폭정으로 흐를 위험이 되게 높아요, 아테네 사례를 보면. 2500년 전의 아테네 시민들하고 지금 우리하고 뭐 그렇게 다른가.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요.

◇ 김현정> 그것은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된 건 어떤 이유일까요? 저는 그냥 번뜩 드는 생각이 사실 온라인에서의 여론의 흐름에 많이 우리가 좌우되기도 하고 악플이 달려서 그것이 전체 의견인양 반영되기도 하고 이런 것들?

◆ 유시민> 그렇기도 하고 현실에서 예컨대 보스니아나 이쪽 발칸반도 쪽에서 저질러졌던 인종 청소 사건이나 이런 것들 생각해 보면 대중의 감정, 정서에 편승해서 저지른 야만적 행위들은 2500년 전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 지금도 그냥 있어요. 이런 조건에서 그렇게 변덕스러운 대중의 심리. 이거에 모든 걸 맡기는 제도가 과연 좋은 제도일까. 그런 의심도 좀 해 봤죠.

◇ 김현정>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온 ‘유럽도시기행’. 책 이름이 뭡니까 그러셨는데 책 이름이 ‘유럽도시기행’이에요. 유시민 작가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사실 유럽의 역사와 도시 이야기를 담은 책인데 사실 유시민 작가님은 이미 우리 역사에 대해서는 책을 여러 권 내신 분이고 지금 청취자 질문에도 제가 일본 얘기를 계속 했거든요? 앞에서도.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보고 계시는가. 이 시각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네요.

◆ 유시민> 일본 얘기요? 최근의 아베.

◇ 김현정> 최근 일본의 경제 보복.

◆ 유시민> 속이 빤히 보이지 않나요? 저는 아주 그냥 너무 빤히 보이던데.

◇ 김현정> 어떻게 보이세요?

◆ 유시민> 일단 참의원 선거 앞두고 일본 우익을 결집시키려는 정치적 속셈, 이게 있죠. 그러니까 국제 관계를 국내 정치나 선거에 이용해 먹는 이런 행태. 이거 너무 빤히 보이는 거고요. 두 번째는 한반도에 지금 전개되고 있는 평화 무드. 이게 마뜩찮은 거죠. 한반도가 갈라져 있어야 때로 전쟁이 나면 한국 전쟁 때처럼 왕창 물건 팔아서 돈도 벌 수 있고요.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일본 국민이 그렇다는 게 아니라 아베 총리는 한반도에 평화가 자리잡고 통일로 가까이 가는 걸 원치 않아요.

◇ 김현정> 좋을 게 없군요, 실리적으로는.

◆ 유시민> 그렇기도 하고. 그렇게 간다면 ‘빨리 평화 헌법을 개정해서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어야 된다.’ 이 주장을 속에 가지고 그리고 북한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혐오감. 이런 걸 선동을 해가지고 그런 분위기를 또 몰고 가는 속셈도 있고요. 또 하나는 이거는 추정인데 ‘진보 정부가 있는 한 자기들이 원하는 한일 관계가 되기 어렵겠다.’ 그래서 정권 교체에 유리한 환경을 한국 사회 내에 만들어주자라는 계산. 이것도 아베 정권의 일각에서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걸로 보여요. 그러니까 이제 문 정부 하에서 한국 경제를 파탄으로 밀어넣어서...

◇ 김현정> 문 정부하고 우리는 잘 안 통해.

◆ 유시민> ‘그러니까 우익이 집권할 수 있도록 하자.’ 이런 이런 의도를 좀 드러내고 있죠. 산케이나 니혼게이자이나 이런 언론에서도 극우인사들이 그런 논리를 펴고 있고. 아베 총리와 각료들이 그 말을 내놓고 하지는 못하지만 내심 그런 건 좀 있지 않나 그런 의심도 좀 해 봐요.

◇ 김현정> 문재인 정부를 불편해한다는 느낌을 받으시는군요.

◆ 유시민> 그렇죠. 불편해하죠. 그러니까 G20 회담에서 만나지도 않잖아요.

◇ 김현정> 인사도 안 하고. 알겠습니다. 그렇게 판을 읽고 계시고. 그런데 보수 정치 일각에서는 이런 말도 해요. ‘일본의 잘못한 과거를 다 기억하고 꼼꼼히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 다시 적폐 청산이니 재판에서 배상해라라고 하면 미래로 나갈 수가 없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유시민> 자기들이 나가기 싫은 거죠, 미래로. 그냥 뭐 그런 거 다 묻어놓고 그냥 거기 머물러 살고 싶은 거죠. 그런 분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 거지 상식 가진 사람이라면. 그리고 이게 한일 간에 일본이 일본 국민들이나 일본 정부, 일본 정치인들이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해결 안 돼요, 이거는. 그러면 해결 안 된 채로 안고 가는 거거든요, 우리가 피차 간에. 이거는 이거대로 안고 가고.

◇ 김현정> 묻어두고 가는 거죠.

◆ 유시민>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담고 가는 거예요, 각자가. 담고 가면서 그 문제를 제외한 다른 분야에서는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있는 거고 또 경제적인 교류나 문화 교류나 그거는 그거대로 또 해 나가고. 그렇게 하는 거지 지금 몇십 년간 그렇게 해 왔는데 이 문제 해결 안 되면 다른 것도 안 하겠다든가 이거는 우리가 취할 수 없는 태도고. 일본 쪽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 뭐 전략 물품 수출을 제한하겠다.’ 이런 것도 말도 안 되는 트랙을 지금까지 달리해서 한일 양국이 왔는데 이걸 일본 쪽에서 깬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섞어버린 거죠, 트랙을.

◆ 유시민> 그럼요. 그런데 뭐 오늘 뉴스를 보니까 러시아에서 에칭가스 팔겠다고 그런 얘기도 나오고 김현종 안보실 2차장이 미국에 가서 이렇게 가면 미국 경제에도 안 좋을 거라는 얘기를 해서 미국 쪽에 중재 요청도 좀 하는 거 같고요. 이런 판국에 아베 편드는 듯한 발언을 하는 분들은 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 한번 해 보셔야 돼요.

◇ 김현정> 내가 왜 이러나? 생각 좀 해 보시라고.

◆ 유시민> ‘나는 누구인가? 여기는 어디인가?’ 이런 거 한번 생각해 봐야 돼요. 동경으로 이사를 가시든가.

◇ 김현정> 하여튼 시원시원합니다. 유시민 작가. 오늘 만나고 있습니다. 뉴스쇼에 지금 스튜디오까지 오신 건 처음이라서 그런지 아주 청취자들의 환영 문자가 엄청나게 쏟아지는데.

◆ 유시민> 제가 좀 동원했습니다, 박수 부대. (웃음)

◇ 김현정> 푸셨어요? 잘하셨습니다. 지금 여행에 관한 질문도 많이 들어오고 또 뭐 오랜만에 나오셔서 그런지 정치 얘기를 이건 청취자님들 조금만 조금만 할게요. 대선 안 나가신다는 말씀은 아직도 유효하냐. 이 질문.

◆ 유시민> 좀 전에 정두언 의원이 여기서 방송하고 나가시는데 제가 인사하면서 그랬어요. ‘활약을 잘 보고 있다고. 저에 관한 것만 빼고는 다 맞는 것 같다고.’

◇ 김현정> 정두언 전 의원이 유 작가님이 정치하실 거라고, 대선 나가실 거라고 하셨죠.

◆ 유시민> 그러니까 정두언 전 의원은 본인이 저와 같은 상황이면 하실 건가 봐요. 그러니까 대게 정치 비평하시는 분들이 저를 가지고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는 경향이 많더라고요. ‘내가 저 정도라면 나 같으면 출마하겠다.’ 이런 생각 다 있으신가 봐요.

◇ 김현정> 저 정도 지지율이 나오는데 왜 안 한다고 그러는 거야?

◆ 유시민> 그럼요.

◇ 김현정> 그런 거다?

◆ 유시민> 그렇죠.

◇ 김현정> 안 나가세요, 진짜?

◆ 유시민> 저요? 저는 유통기한 끝난 식품하고는 똑같아요, 정치에서는.

◇ 김현정> 제가 왜 이걸 여쭙냐면 지난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문화제 때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아니, 장관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는 헌신을 해야 된다라고 하니까 원래 자기 머리는 자기가 못 깎아요. 이 말씀하셨죠.

◆ 유시민> 그 말을 한 게 아니고 ‘뭐 그렇게 똑 부러지게 비평도 하고 하는 사람이 자기 앞날은 그렇게 잘 설계를 못하냐.’ 그런 취지의 말이었는데 제가 그걸 질문을 그 자리가 왕왕 울려요, 스피커가 바깥쪽으로 있어서. 출연자들은 인이어 없으면 잘 안 들리거든요.

◇ 김현정> 그럴 수 있어요.

◆ 유시민> 그래서 그걸 잘못 알아들어서 그런 속담으로 ‘원래 제 머리 못 깎아요.’ 이렇게 응대한 건데 말을 많이 하다 보니까 말이 나는 거죠. 그런 걸로 생각하고. 제 인생 제가 사는 거지 누가 살아요? 비평가들이 제 인생 살아주나요?

◇ 김현정> 여지가 그냥 전혀 없으시네요. 지금 제가 보는 유시민 작가는 그쪽으로는 여지가 전혀 없는 상황.

◆ 유시민> 제가 무슨 ‘40대 중후반에 장관을 하기는 했는데 벼슬을 했으니까 헌신을 해야 한다.’ 이 말은 맞지 않아요. 저는 장관을 한 것이 헌신이었다고 생각하고요.

◇ 김현정> 그것도 하고 싶지는 않으셨어요?

◆ 유시민> 그건 하고 싶었죠.

◇ 김현정> 그건 왜 하고 싶으셨어요?

◆ 유시민> 제가 보건 분야나 복지 분야에 하고 싶은 일들이 있어가지고 그것 좀 해 보려고 대통령한테 시켜달라고 부탁드려서 제가 한 거라.

◇ 김현정> 그때는.

◆ 유시민> 열심히 일했어요, 그 기간에.

◇ 김현정> 그럼 그때 욕심났듯이 지금 더 큰 뭔가를 해 보겠다고 욕심내실 수는 없습니까?

◆ 유시민> 지금은 제가 이렇게 얘기하다가 ‘이 사람 누구지?’ 제가 김현정 뉴스쇼에 나왔는데 지금 앵커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 난다든가, 영화 보고 있는데 주인공 이름이 생각 안 나거나 이런 거 많고요. 얼마 전에 저 유럽 여행 갔다가 렌터카 몰다가 접촉 사고도 냈고요. 그 사고 낸 게 운전 기술이 부족한 게 아니라 판단을 잘못해서 그랬어요. 그러니까 ‘아, 이제 나는 정점을 지났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이제 문재인 대통령이 40대 초중반의 그런 장관들을 좀 쓰셨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제2, 제3의 유시민 같은?

◆ 유시민> 제2, 제3의 유시민이 아니고요. 저는 저고 그분들은 그분들이죠. 좀 발굴해서 좀 파닥파닥할 때 그때 좀 헌신하도록 저는 뭐 제 몫의 헌신은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하고 이제는 뭐 저를 위해서 좀 살아보려고요.

◇ 김현정> 여행도 좀 하시고.

◆ 유시민> 여행도 좀 하고.

◇ 김현정> 뭐 하고 싶으세요, 진짜 그러면?

◆ 유시민> 저는 계속 글 쓰면서 살고 싶죠. 그리고 여행 책을 낸 것도 그래요. 사실 뭐 좀 더 진지하고 밀도있고 지적인 긴장이 높은 글을 쓰기에는 이제 좀 힘들더라고요. 인정을 해야 돼요. 이게 60 되면 좀 하향 국면으로 확실하게 들어간다는 거 느끼거든요. 그래서 글 쓰는 일도 이제는 긴장도가 높은 글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글을 쓰자. 도시 기행 같은 것도 사실 헐렁한 글이잖아요.

◇ 김현정> 헐렁하면서도 또 꽉꽉 차 있던데요?

◆ 유시민> 게스트가 나오니까 덕담해 주네요.

◇ 김현정> 아닙니다, 진짜로. 그렇군요, 그렇군요. 그런 의미에서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냥 하는 소리가 진짜 아니다. 진짜 아니다는 말씀. 답이 되셨죠, 여러분? 또 다른 질문. ‘1권이 그렇게 네 곳을 가셨으면 2권으로는 어디를 가십니까?’라는 질문.

◆ 유시민> 2권은 이제 막 집필을 시작했는데요. 2권은 좀 동쪽으로 가서 빈, 비엔나라고도 하죠. 그런데 빈은 독일어 사용 지역이라서 ‘비인’이라고 하는 게 맞죠. 비인 그다음 프라하. 부다페스트, 이번에 사고 났던. 그리고 독일의 맨 동남부 쪽에 있는 드레스덴까지 이렇게 4개 도시. 드레스덴은 박근혜 대통령이 가셨던 곳이라 추억을 좀 살리고. (웃음)

◇ 김현정> 저는 사실은 저 2권 어디 가시는지 대충 알고 있었거든요, 조사해서. 드레스덴이 좀 의외긴 했어요. 다른 곳은 뭐 워낙 유명한 여행지니까.

◆ 유시민> 가까워서요. 일본은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의 도시를 탐사한다. 그러면 제일 먼저 가야 될 곳이 경주 그다음에 개성, 평양, 서울, 한양. 이렇게 네 군데잖아요, 우리 역사에서 보면요. 그렇게 서구 문명사의 등뼈를 이루고 있는 네 도시여서 이렇게 간 거고요. 2권부터는 지역적으로 가까운 도시를 묶어서 다니려고 그래요. 그래서 그 4개가 다 비인을 중심으로 굉장히 가까운 지역이에요. 드레스덴은 부다페스트에서 독일 프라하에서도 그렇고 가깝거든요.

◇ 김현정> 그래서. 그렇기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떠오르시고.

◆ 유시민> 그건 농담이고. 드레스덴은 20세기의 현대사가 던져준 철학적 질문을 생각하기에 되게 좋은 공간이에요.

◇ 김현정> 그래서 그런 2권이. 몇 권까지 내시는 겁니까?

◆ 유시민> 그건 모르죠.

◇ 김현정> 힘 닿는 데까지?

◆ 유시민> 힘 닿는 데까지요. 더 이상 글을 쓰면 안 되겠다. 이런 생각이 들 때까지.

◇ 김현정> 아니, 이렇게 여행을 다니시다 보면 여러 곳을. 여행은 좀 이렇게 다니십시오라는 팁 같은 거 얻어오셨을 거 같은데. 뭔가 주실 수 있어요? 추천하시는 여행 방법이라든지.

◆ 유시민> 여행에 정답은 없죠. 제가 다니는 방식은 짧은 기간밖에 여행을 못 하니까, 여러 사정상. 가기 전에 조사 연구를 좀 많이 하고요. 갔다 와서 복기를 또 해 보는 거죠. 정말 내가 미리 알아본 거하고 같았나? 아닌가? 그런 식으로 여행을 하니까 1년에 뭐 여행 가는 시간은 한 20일 정도밖에 안 되고 나머지 시간은 다 조사 연구하고 갔다 와서 복기하고 정리하고 하는 시간들이에요. 그래서 여행을 그래서 자주 다니지는 않아요. 1년에 뭐 그저 20일 정도.

◇ 김현정> 그렇죠. 제가 이제 말씀드리는 건 예를 들어 ‘패키지보다 이런 식으로 해라. 렌트보다 걸어다녀라’라든지 이런 작은 팁 같은 거 있잖아요.

◆ 유시민> 아니요. 각각 다 괜찮아요. 그러니까 패키지는 패키지대로 장점이 있고요. 너무 고민 안 하고 여행 가는데 머리 싸매고 막 뇌에 쥐나게 이렇게 할 필요가 없죠. 저도 패키지를 가끔 가거든요. 그건 또 그거대로 괜찮고 자유 여행은 아무래도 언어나 이런 것들이 좀 뒷받침이 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자유 여행과 패키지 투어를 결합한 상품들도 요새 많이 나오니까 그런 걸 할 수도 있고요. 낮에는 좀 짧게 가이드를 받고 저녁 시간에는 자유롭게 다니면서 밥도 먹고 할 수 있는 이런 상품들도 요새 많이 나오더라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유시민> 몇 사람씩 소규모로 같이 다니는 것도 더 좋고요.

◇ 김현정> 각각의 장점이 다 있다. 맞는 걸로 가라. 정답은 없다. 답이 되셨죠, 여러분? 그다음 질문 홍준표 전 대표하고 합방하셨던 거가 굉장히 화제가 됐잖아요, 홍카레오.

◆ 유시민> 그게 한 5주쯤 됐죠.

◇ 김현정> 그러셨죠. ‘리매치는 없느냐?’는 질문이 오는데요.

◆ 유시민> 뭐 봐서요. 사람 만나서 얘기하는 게 그럴 만한 일이 있고 그래야 되는 거니까 ‘한번 했으니까 또 보자?’ 이거는 아니죠. 우리가 뭐 친구들이 만나서 당구 치고 노는 그런 모임이 아닌데. 그래서...

◇ 김현정> 계획 아직 없으세요?

◆ 유시민> 아직은 계획에 없어요.

◇ 김현정> 그때 어떠셨어요, 솔직히?

◆ 유시민> 그냥 재미있었어요.

◇ 김현정> 재미있으셨어요? 아니, 두 분이 파바바박 좀 붙어서 토론하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분위기가 너무 훈훈해가지고 놀랐어요.

◆ 유시민> 둘 다 뒤로 빠져 있으니까.

◇ 김현정> 현실의 정치인은 아니니까.

◆ 유시민> 전투 부대에 있으면 서로 총질할 텐데 이제 다 예편해가지고 저는 민방위까지 다 끝난 사람이고 홍 대표는 예비군이죠, 지금. 언제든지 다시 징집될 수 있는 혹은 자원해서 전투에 참여할 수 있는 그런 분이시니까 그래도 2선으로 물러나 있잖아요. 그럴 때 제대 군인이 현역하고 똑같은 얼굴을 하고 다니면 안 되죠.

◇ 김현정> 그럼 그다음 합방은 누구랑 하고 싶으세요?

◆ 유시민> 조만간에 보수하고 합동을 해 봤으니까 진보 쪽에도 뭐 그런 걸 한번 해 볼까 해서 김어준 총수가 하는 다스뵈이다하고 뭘 하나 해 볼까 지금 논의 중이에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럼 저희도 하나 신청장 하나 넣어야 되겠네요, 일단.

◆ 유시민> 왜요? 여기는 검증되고 자리잡은 그런 방송국이잖아요.

◇ 김현정> 방송, 정통 방송국은 안 돼요?

◆ 유시민> 네. 정통들하고 안 놉니다. B급은 B급끼리 놀아야지. (웃음)

◇ 김현정> 그런데 민방위까지 다 졸업하셨다고 이렇게 확실하게 말씀하셔도 되는 거예요?

◆ 유시민> 그럼요.

◇ 김현정> 그거 확실합니까? 알겠습니다. 유시민 작가 나오시니까 질문들이 계속 쏟아지는데 일단 오늘 여기까지 말씀듣는 것으로, 오늘 대단히 고마웠습니다.

◆ 유시민> 고맙습니다.

◇ 김현정> 감사합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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