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리가 주겠다"..기업들은 "안 써봐서" 신중

이학수 입력 2019. 7. 12.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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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일본이 수출 규제에 들어간 세 가지 소재 중 특히 불화수소의 재고가 가장 부족해서 업계가 비상이라고 연일 보도해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일본 대신 불화수소를 공급해줄 수 있다고 우리 정부에 제안해 왔습니다.

우리로선 솔깃할 수 밖에 없지만 반도체 업계는 지금 당장 사용할 순 없다면서 신중한 입장입니다.

왜 그런지 이학수 기자가 설명해드립니다.

◀ 리포트 ▶

구소련 시절부터 '기초과학' 강국으로 꼽혀온 러시아.

최근 러시아가 한국 정부에 '불화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제안을 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불화수소'는 회로를 모양대로 깎아내고 불순물을 제거하는 등 반도체 제작의 여러 공정에서 쓰는 핵심소재입니다.

그러나 재고가 수주일 분밖에 없어 물량확보가 가장 시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급제안을 받은 정부는 일단 국내 연구기관을 통해 러시아의 불화수소에 대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러시아의 불화수소 생산규모는 연간 13만 5천 톤.

산업부 관계자는 "러시아가 원천기술이 있으니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반도체 소재로 적합한지는 "확인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쓰려면 일본업체들의 제품처럼 99.999%의 '초고순도' 제품이어야 합니다.

[박인준/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에칭(회로를 깎는) 재료로 사용할 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런 금속 화합물들이 완전히 제거돼야 합니다."

러시아산이 순도가 높아도 일본 제품에 맞춰져 있는 생산라인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을 도입한다 해도 바로 사용할 수 있을지 추가 검증하는데 최소 2~3개월 정도는 걸린다"고 말했습니다.

워낙 민감한 공정이기 때문입니다.

[박재근/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술학회장] "반도체 미세화 공정이 현재 굉장히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검증된 제품만 양산 적용을 해야만 사고를 예방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국내업체들과 경쟁 중인 타이완 반도체 업체 TSMC에서는 감광액 때문에 오염 사고가 발생해 올해 1분기 6천5백억 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이학수입니다.

(영상편집: 양홍석)

이학수 기자 (tchai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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