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소매치기 잡았는데..공로 가로채 실적 챙긴 경찰
[앵커]
소매치기 현장을 우연히 목격한 한 시민이 용감하게 절도범을 추격해 붙잡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야 나타난 경찰들의 태도가 황당합니다.
이 용감한 시민에게 상을 주기는 커녕, 마치 자신들이 절도범을 잡은 것처럼 공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 남성이 다급히 주변에 있는 경찰을 부릅니다.
["아저씨! 아저씨! 이리 와 보세요! 여기 물건을 훔쳐갔어요! 좀 와 보세요!"]
지난 6일 새벽 이근익 씨는 대구 동성로에서 우연히 취객의 지갑을 훔치는 소매치기 절도범을 목격했습니다.
이 씨는 200여 미터 가량 절도범을 추격해 붙잡았고 주변에 있던 경찰을 불렀습니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112에 신고 좀 해주세요.) 저희가 다른 거 하고 있어서... (아니 그 사람(취객) 때문이에요. 빨리 오세요.)"]
그런데 경찰은 다른 사건 출동을 나가야 한다며 절도범 검거에 소극적이었고 이 씨 항의를 받고 나서야 절도범을 인계받았습니다.
[이근익/경북 경산시 임당동 : "소매치기 현장을 목격하고 킥보드로 200미터 쫓아와서 이제 붙잡아서 청소부 아저씨한테 잠깐 보라고 부탁을 하고 경찰을 불렀죠."]
그런데 며칠 뒤, 이 씨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경찰이 작성한 검거 보고서에 절도범을 체포한 건 경찰이었고, 용감한 시민 이 씨는 단순한 목격자로 돼 있다는 겁니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절도범을 내가) 잡아서 줬는데 왜 나를 목격자로 넘겨요?) 그러니까 저희랑 같이 가서 잡으신 거 맞잖아요. (뭘 같이 가요, 가기는. 내가 검거해 놓고 그다음에 왔지.) ……."]
취재가 시작되자 경찰은 이 씨와 연락이 잘 닿지 않아 급하게 보고서를 썼다고 둘러댑니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음성변조 : "보고서 작성 중에 전화를 걸었는데 지금 대리(운전) 중이라서 바쁘다고 바로 끊으셨습니다. 하염없이 저희도 기다릴 수가 없는 시간이고, 빨리 경찰서에 인계를 해야지 저희도 근무 교대가 원활하게 되는..."]
용감한 시민의 공로를 가로챈 경찰의 얄팍한 행태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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