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 "동맹간 틈 있으면 안된다"면서.. 韓日갈등에 "중재할 계획 없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2019. 7. 13. 03: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방일 스틸웰 동아태차관보 밝혀
해리스 대사 "지금 개입할때 아냐" 양국에 당사자끼리 해결 메시지

미 국무부의 데이비드 스틸웰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가 방일(訪日) 이틀째인 12일 NHK 인터뷰에서 "미국으로서는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강고한 동맹 관계에 틈과 균열이 생기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양국이 긍정적으로 협력 가능한 분야에 눈을 돌려 장애를 극복하도록 요청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가 (한·일 분쟁을) 중재(mediate)할 계획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NHK는 "현 시점에서는 미국이 중개하지 않고 일본과 한국이 대화에 의한 해결을 하도록 촉구하겠다는 자세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런 가운데,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는 이날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만나 "지금은 미국 정부가 한·일 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위원장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오전 서울 모처에서 가진 비공개 면담에서 해리스 대사가 '지금은 미국이 한·일 관계에 개입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해리스 대사는 "한국과 일본은 모두 성숙한(adult) 국가인 만큼 각자 정부면 정부, 의회면 의회, 비즈니스면 비즈니스 차원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한·일 당사국들이 문제 해결에 실패하고 모든 옵션이 수포가 되고 미국 기업과 안보에 영향을 끼칠 때 미국이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또 "제가 '우유가 엎질러진 뒤 울어도 소용없다'는 말을 인용했는데도 해리스 대사는 아직까지 미국이 개입할 때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12일(현지시각)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을 면담하고 나온 뒤 기자들에게 "일본이 한·미·일 고위급 협의에 소극적이어서 이번 스틸웰 차관보의 아시아 순방 중에는 (고위급 협의가 성사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나도 항상 준비돼 있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스틸웰 차관보, 해리스 대사, 김 차장 등의 말을 종합하면, 우리 정부의 중재 요청에도 미국이 일본 입장을 바꿀 정도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이 자신들의 동맹국인 한·일 갈등이 커지는 것은 원치는 않지만 당장 양측의 갈등에 개입할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는 11~14일 일본 방문에 이어 오는 16~18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아시아 4국을 순방 중인 스틸웰 차관보는 1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만난다. 외교 소식통은 "스틸웰 차관보가 강제징용, 수출 규제 조치 등 구체적 사안을 언급하기보다는 한·미·일 3각 공조 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한·일 관계 회복 노력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이 다음 달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미·일 장관 회담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하지만 일본의 태도로 볼 때 단시일 내에 3국 고위급 회담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