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서 활약하는 약사들

서정원 2019. 7. 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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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의약품정보 쉽게 설명
지상파 방송 진출한 유튜버도
대한약사회는 드라마 협찬
정책·약사입장 홍보 적극 활용
약품광고·경쟁사공격 부작용도
약사 유튜버 `약쿠르트`가 1인 방송 중 소화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유튜브 캡처]
조제실과 카운터에만 있던 약사들이 약국을 넘어 환자들의 안방에까지 진출하고 있다. 이젠 약국뿐만 아니라 지상파 방송, 유튜브 등 매체를 통해 약사 직능을 어디서든 쉽게 접하게 됐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봄밤'은 약사가 주인공으로 나왔다. 약학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내용이 주가 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이 근무하는 약국이 배경으로 자주 노출되며 환자들에게 약국과 약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어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한약사회도 이를 좋은 기회로 보고 정책 홍보에 적극 활용했다. '봄밤'에는 지난달 19일 방영분부터 '전문의약품은 공공재입니다'라는 대한약사회의 정책 슬로건이 지속적으로 노출됐다. 간접광고를 통해 '전문의약품에 대한 각종 책임을 약사뿐만 아니라 정부, 제약사 등이 분담해야 한다'는 약사회 입장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겠다는 포석이었다.

현직 약사가 의약품 및 건강 정보 등을 전달하며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사례도 많다. '훈남 약사 유튜버'로 알려지며 구독자가 10만명을 넘는 인기를 바탕으로 지상파 방송에까지 진출한 '약쿠르트'가 대표적이다. 이 유튜버가 '아로나민골드를 먹지 않는 5가지 이유'라는 주제로 올린 영상은 제조사인 일동제약이 이에 대한 공식 대응에 나설 만큼 파장이 컸다.

이 밖에도 '메디테인먼트' '약먹을시간' 등 젊은 약사들을 중심으로 유튜브에 적극 진출해 의약품 관련 콘텐츠를 전달하고 있다. 잘못 알고 있는 건강 관련 지식, 어떤 약이 좋은지 등 약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알기 쉽게 설명해줘 좋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하지만 약사들의 유튜브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약 전문가로서 약사들에 대한 국민 신뢰가 높은 가운데 의도치 않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경우 시청자들이 이를 곧이곧대로 믿게 돼 그 피해가 크다는 주장이다. 약사회에서도 회원들의 자유로운 활동에 대해 왈가왈부하기는 어렵지만 안 좋은 일이 발생할 경우 약사 직능 전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고민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도 마찬가지의 점을 염려해 지난 1월 토론회를 열고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실제로 아로나민골드 영상을 올린 약쿠르트는 이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자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한 후 "아로나민골드가 잘 맞는 사람도 있는데 영상 내용을 마치 절대 먹지 말라는 식으로 해석돼 아쉬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일각에서는 의약품을 소개하는 형식을 빌려 특정 의약품에 대해 사실상 광고하거나 경쟁사의 제품을 깎아내리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약사들의 유튜브 활동을 규율하는 별도 제도가 없다. 잘못된 사실을 퍼뜨리면 기존 법령에 따라 처벌받는 정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약사법에서 유튜브 활동 가능 여부 등을 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유튜브는 개별 약사들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자율적인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튜브 영상을 이용해 의약품을 판매하거나 그런 성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광고로 간주돼 규율 대상이 된다. 특히 특정 제약사의 의약품에 대해 집중적으로 칭찬하거나 허가받은 효능·효과 이외의 사항에 대해 언급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사안별로 다르다. 식약처 관계자는 "광고는 특정 문구, 도안 등 내용만으로 법령 위반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며 "소비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전반적인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직은 이런 부작용을 걱정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다. 오히려 의약품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를 교정하는 순기능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6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유튜버가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우레아크림을 수분크림과 섞어 얼굴에 바르면 좋다고 말했을 때는 약사들이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적극 반박해 해당 유튜버의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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