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마트폰으로 작전지시하는 軍..10년 헛수고 무전기사업 재시동
성능기준 낮춰 내년 양산 목표
군이 차세대 무선통신단말기의 성능을 지나치게 높게 설정했다가 개발사업이 막히자 결국 성능 기준을 낮추기로 해 시간만 허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군 일선 부대에서는 평소 훈련을 할 때 스마트폰으로 지시를 주고받는다. 군은 차세대 무선통신단말기에서 스마트폰의 기능 및 작동 방식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려 10년 전에 무리하게 설정한 무선통신단말기의 성능 기준(작전요구성능·ROC)을 고집한 결과 지난해에 정부 예산도 전액 삭감돼 개발 사업이 멈춰 섰다. 결국 군이 무리하게 사업을 이끌어간다는 지적이 나오자 성능 요구 수준을 완화했다.
군 관계자는 14일 "차세대 무선통신단말기(TMMR)가 개발 과정에서 일부 작전요구성능에 도달하지 못했고 이를 반영해 군에서 원하는 요구성능이 수정됐다"면서 "지난주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런 점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내년 시범 양산 예산 요구액은 30억원이다.
군 소식통은 "군이 요구한 무선통신단말기의 성능은 2010년에 정해졌다"면서 "10년 전에 무슨 근거로 올해에 나올 기술 수준을 예상해서 성능요구도를 정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이 관행적으로 정하는 '과도한 ROC'가 아직도 없어지지 않아서 개발사업이 막혀 있는 사례"라며 "사업이 공전되면서 시간과 노력이 허비되는 사태에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이 10년 전에 정한 채 고집하고 있던 '과도한 요구성능'이 이번에 완화된 것은 결국 외부에서 가해진 압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군 내부에서도 성능요구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나 한 번 정해진 성능요구 수준을 바꾸려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가 된다"고 말했다. 성능 기준을 높게 책정한 피해는 군과 개발사업에 참여한 방위산업체들에 돌아갔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TMMR는 디지털 통신시스템과 연동시켜야 하는 각 군의 21개 무기체계에 탑재해야 하는 단말기 시스템"이라면서 "전력화 시기가 늦어질수록 군 작전에 필요한 정보가 오가는 네트워크 구축이 차질을 빚는 셈"이라고 말했다.
개발에 참여한 업체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요구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목소리를 내부에서 냈지만 군은 요지부동이었다가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예산 반영을 하지 않는 등 문제가 외부로 터져나온 뒤에야 뒤늦게 성능 기준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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